
신세계그룹의 위드미 편의점이 2천 원대에 제공하는 ‘라떼아트’ 서비스. 진연수 연합뉴스 기자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20조 원을 돌파했다.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서울 방이동에서 편의점을 처음 선보인 지 27년 만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조4천억 원으로 전년(17조2천억 원)보다 18.6% 늘었다. 2011년 10조 원을 넘어선 후 해마다 10~20% 성장하는 중이다.
일등공신은 1인 가구, 직장인, 20~30대
최근 국내에선 하루에 10개꼴로 편의점이 생겨난다. 그 결과 전체 편의점 수는 지난해 말 3만2천611개가 됐다. 전년(2만8천994개)보다 12.5% 늘어난 수치다.
편의점 시장 성장의 일등공신은 1인 가구다. 이들은 대형마트에 가는 대신 집 근처에서 수시로 필요한 물건을 소량으로 구입한다. 이런 성향이 근거리 쇼핑과 소량 구매를 특징으로 하는 편의점과 맞아떨어졌다.
직장인과 20~30대도 편의점 성장에 기여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편의점 이용객의 55%가 직장인이었고, 연령별로는 20~30대가 70%였다.
편의점은 주로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으며 소비 트렌드를 주도했다. 도시락, 가정용 간편식, 소포장 제품 등을 저렴한 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쏟아냈다. 이들 중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품질)가 높아 히트한 상품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단독상품 출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의 제조사와 협력해 해당 편의점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단독상품은 PB상품보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 소비자 충성도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소매점에서 복합편의 공간으로 변신
국내 편의점은 최근 복합편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전국에서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특성을 살려 갖가지 생활밀착 서비스를 유·무료로 제공한다. ATM(자동입출금기), 휴대전화·버스카드 충전, 택배, 물품 보관, 세탁 등의 서비스는 흔해졌고, 카페·식당·회의실·공연장·탈의실 등의 장소를 제공하는 편의점도 늘고 있다.
GS25는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많은 제주도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달에 7만 원을 내면 무제한 충전이 가능하며 4만 원(100kW), 3만 원(80kW) 요금제도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20여 분 만에 완료되는 급속 충전기 이용횟수가 하루에 10~20건”이라며 “전기차 확대 추세에 맞춰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금세 지은 밥을 밥솥에서 퍼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위드미는 고급 쌀인 ‘고시히카리’로 밥을 한 후 고객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퍼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반찬은 10여 종이며 가격은 3천 원대다. 위드미 관계자는 “서비스 시작 후 며칠 만에 점심시간 이용자만 60명을 넘겼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제품을 구비했는가가 핵심 전략이었지만, 최근에는 고객이 얼마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지역별로 고객의 요구에 특화된 매장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에서 무인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진연수 연합뉴스 기자
시장 포화? ‘NO’
편의점이 급증하자 일각에서는 시장 포화를 우려한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는 물론 전문가들 중에도 성장을 점치는 이가 더 많다. 1인 가구가 2045년까지 계속 늘어날 전망이고, 향후에는 노년층도 핵심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동향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일본의 편의점은 고령화와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로손은 2013년부터 노인이나 환자·장애인 등을 찾아가는 의약품 출장·조제 서비스로 호응을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도시락·반찬 배달 서비스는 이용자의 약 60%가 고령자다.
국내 편의점 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도 고령자가 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까지 제공할 경우 고객층이 더 두터워지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