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는 과거 라면과 베이커리 사업에서 실적 부진으로 사업을 중단하고 매각한 사례가 있으나 이번에 또다시 HMR(가정간편식)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빙그레는 오는 24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식품과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업, 음식점 및 급식업, 라이선스업으로 사업 목적이 추가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증권가에서는 빙그레의 주력인 빙과와 유음료업 이외에 앞으로 HMR 등 사업다각화에 대한 우려가 일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빙그레가 2014년부터 HMR류인 냉동밥 카오팟(태국식 볶음밥)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출시해 매출 규모는 작지만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며 "HMR 사업은 이미 간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3월 오픈한 동대문의 옐로우카페는 예상밖의 인기를 끌었고 올해 4월에는 제주도 2호점이 개설될 계획"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올리브영과 공조한 바나나맛우유 바디제품도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이들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업 목적이 정관에 포함되지 않아 사업 추진 및 이익 확대에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옐로우카페 운영을 타사에 맡기고 있고 화장품사업에서는 라이선스 수입 정도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빙그레가 이러한 계기로 정관의 사업 목적을 확대, 개정코자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업 목적이 확대되더라도 사업다각화는 매우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빙그레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8510억원(전년비 +4.8%), 영업이익 550억원(전년비 +48.6%), 당기순이익 420억원(전년비 +44.8%)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120억원(전년비 +1.6%), 영업이익 370억원(전년비 +16.7%), 당기순이익 290억원(전년비 +17.4%)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올해 HMR 냉동류에서 신제품이 론칭될 가능성이 있지만 OEM 구조로 생산에 관련된 투자는 제한되고 마케팅 활동도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장품과 외식업에서도 단기에 투자가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으로 올해까지는 신사업에 대해 테스트가 진행되는 구간이 될 것을 판단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빙그레의 연간 capex(300억원 미만)나 지분투자는 지난해와 유사할 것"이라며 "공격적이거나 무리한 사업 다각화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진단했다.
빙그레의 주가는 9일 종가 6만4000원으로 지난해 9월 19일의 저점 5만3500원에 비해 19.6%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