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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야 산다'…해외사업 키우는 식품기업들

곡산 2017. 2. 25. 12:02

"나가야 산다'…해외사업 키우는 식품기업들

[대전환기 경제활로를 찾자] 5-② 중국, 선택 아닌 필수…동남아 넘어 미국까지 간 'K푸드'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입력 : 2017.02.24 04:45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사료공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사료공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내수 침체, 각종 규제 등으로 국내 식품시장 중장기 전망이 밝지 않는 만큼 해외 시장으로 무대 넓히기에 나선 것이다. 'K푸드' 등 한류를 앞세운 식품업계 해외사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포화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해외사업으로 신성장 동력을 탑재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해석이다.

가깝고 큰 나라인 중국을 필두로 베트남 등 아시아, 미국·유럽까지 거침없는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비관세장벽 등 민간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장애물이 남아 있어 정부의 외교 전략, 정책 지원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선택 아닌 필수…동남아로 확장한 'K푸드'=식품업계가 가장 공을 들이는 시장은 뭐니뭐니해도 중국이다. 한한령, 사드갈등, 비관세장벽 등 변수가 많은 시장이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중국 현지 유통망은 물론 물류 인프라를 확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주력 사업회사인 CJ제일제당은 중국 사료시장을 비롯해 가정간편식, 건강기능식품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펼친다. 특히 바이오, 생물자원 등 식품소재 사업은 올해를 해외매출을 확대하는 원년으로 삼는다. 밀가루, 식용유 등 기초식품 소재 뿐 아니라 사료 원료인 발효대두박의 해외 생산시설도 확대한다. 발효대두박의 경우 중국과 동남아를 기반으로 2020년까지 연간 5000억원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충칭 등 4대 거점 지역에 매장을 늘려 온 CJ푸드빌은 올해 뚜레쥬르 매장을 100개 이상 추가로 열 계획이다. 식자재유통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는 국산 쌀과 채소 등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대상그룹은 지난해 재개한 중국 시장으로 김치 수출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매일·남양 등은 중국의 프리미엄 분유시장을 공략한다. 중국 정부의 통관 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지는데다 영유아조제분유의 경우 기업당 브랜드를 3개, 제품 9개로 제한했지만 품질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오리온, 롯데제과 등 제과업계는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 가운데 과자를 주로 소비하는 30세 이하 비중이 60%로 제과산업이 지난 10년간 평균 20∼40% 성장해왔다. 오리온은 베트남 제과업계 점유율 1위로 올해도 입지를 더 단단히 다진다는 전략이다. 롯데제과는 롯데리아, 롯데마트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CJ푸드빌 뚜레쥬르 베이징 한국성점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DB
CJ푸드빌 뚜레쥬르 베이징 한국성점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DB


◇"큰 시장, 미국으로"…주류·외식업계도 나섰다=아시아를 넘어 미국시장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는다. SPC그룹은 올해 미국시장에서 가맹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2005년 첫 직영매장을 열고 운영하며 사업성을 확인한 만큼 미국 전역에 한국형 프랜차이즈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PC그룹은 연구센터를 설립해 SPC삼립과 식품유통물류기업인 SPC지에프에스를 통해 식자재 공급 수출 발판도 마련했다. 2014년 빵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첫 진출해 운영중인 파리바게뜨 매장 매출이 매년 늘고 있는 만큼 유럽시장 확대도 검토한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세계화'를 앞세워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기반을 다졌다면 최근엔 중국,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 중화권과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주요 도시에서 소주 알리는 작업을 펼친다. 오는 2024년까지 해외 매출액을 5300억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 확대에 총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미국 등 주요 무역국들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규제 장벽을 높이는 추세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K푸드의 문화를 담고, 최고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려 해외무대에서 인정받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수시장에선 중소업체, 골목상권 상생 등 규제에 떠밀리고 해외에선 보이지 않는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며 "정부가 나서 민간기업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정책 관련 이슈를 해결해주고 해외사업에 대해 지원을 뒷받침해준다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