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절벽'에 맞선 유통업계 '새 채널·상품'으로 승부
[전환기 한국경제, 활로를 찾자 5-①]대형화 복합화로 새 시장 창출…PB 브랜드 등 상품 차별화에도 전력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입력 : 2017.02.24 04:42
“유통업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와 야구장이다” “똑같은 상품으로는 결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유통업계가 생존을 위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인한 ‘소비절벽’이 현실화되고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온라인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유통기업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판매 채널을 찾아내고,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어내는데 승부를 걸고 있다. ◇"변해야 산다" 대형화 복합화 전문화 = 기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성장에 한계를 보이면서 유통기업들은 복합화 대형화에서 답을 찾고 있다. 온라인, 모바일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기존의 쇼핑만을 위한 매장으로는 온라인에 갇힌 고객들을 끌어내는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쇼핑을 기본으로 먹거리,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힐링 등을 한 공간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국내 최대 쇼핑몰이자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하남’을 개장한데 이어 올해 4월에는 경기도 시흥에 4번째 프리미엄아울렛, 하반기에는 '스타필드 고양'을 개장한다. 인천 청라, 경기도 안성 등에도 쇼핑테마파크 성격의 복합쇼핑몰을 추진한다. 롯데도 지난 2011년 12월 오픈한 롯데몰 김포공항점을 시작으로 꾸준히 복합쇼핑몰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최고층 건물 롯데월드타워가 오는 4월 공식 개장하는 롯데월드타워몰에 대한 기대도 크다. 창고형 할인마트, 미니백화점 등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들도 부상하고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부문은 지난해 총매출이 1조1957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21.9% 성장해 기존 할인점의 성장 정체를 상당 부분 보완했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미니백화점 '엘큐브'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엘큐브는 대형상권에서 벗어나 트렌디한 젊은 고객들이 많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전국 각지 '핫 플레이스'에 리빙, 화장품, 남성 전문점 등 다양한 콘셉트의 전문점 10여개를 추가로 선보이고 2020년까지 100개점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걸로는 안된다" 상품 경쟁력에 '올인' = 온라인쇼핑 업체 등 유통 채널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상품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는 상품으로는 고객의 선택을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피코크와 노브랜드, 롯데마트의 초이스엘 등은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PB 상품 브랜드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토이저러스, 해빗, 룸바이홈, 잇 스트리트 등 전문매장을 배치해 카테고리별 상품 전문성 극대화한 특화 점포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도 PB상품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화장품 PB ‘엘앤코스’를, 신세계백화점은 캐시미어 PB ‘델라라나’를 각각 론칭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해 PB상품 ‘고메이 494 유기농 참기름·들기름’을 각각 330병씩 한정수량으로 판매해 1주일 만에 모두 판매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들어 업계 최초의 자체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인 ‘아디르’도 선보였다.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도 유통업체들의 격전지다. 온라인쇼핑의 핵심 경쟁력인 물류 투자에 적극 나서고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IT 기술을 접목하는데도 전력하고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옴니채널 구축에도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망과 온라인을 결합시킨 '스마트픽(Smart Pick)' 서비스를 지난 2014년부터 시작했다. 신세계는 SSG닷컴에서 백화점 판매상품을 구매하면 신세계백화점에서 상품을 직접 수령하는 '매직픽업서비스'를 시행 중이고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1월 백화점 상품만을 전용으로 판매하는 '더현대닷컴'을 개설하면서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을 수 있는 '스토어픽' 서비스를 도입했다. ◇"생존 고민하는데…정치권은 규제만" = '소비 절벽'을 돌파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유통업계에 또하나의 걱정은 규제다. 대선 국면과 맞물려 정치권이 유통산업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 이어 자유한국당도 지난 16일 '편의점 심야영업 금지',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일 규제', '전통시장 1조7400억원 투입' 등의 '유통산업 규제와 골목상권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규모 점포 입점과 관련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국회에 쌓여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점포만 규제한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정치권이 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과 국가 경제 전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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