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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전성시대-상]백화점 '브랜드 집착' 옛말, 가성비 충성고객에 승부수

곡산 2017. 2. 22. 08:12
[PB 전성시대-상]백화점 '브랜드 집착' 옛말, 가성비 충성고객에 승부수
백화점, 상품기획부터 제조까지…프리미엄 PB 집중
단독 상품으로 충성 고객 유치…차별화 전략



등록 : 2017-02-20 06:00
  


     
  김유연 기자(yy9088@dailian.co.kr)

유통업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PB 확산에 주목하고 있다. 장기 불황 여파로 소비 절벽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뛰어난 PB상품에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PB시장은 백화점과 편의점까지 가세하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이에 PB공세가 거세진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 아디르 대구신세계점.ⓒ신세계백화점

백화점, 상품기획부터 제조까지…프리미엄 PB 집중
단독 상품으로 충성 고객 유치…차별화 전략


'브랜드가 안전하다'는 소비 공식이 깨지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자체브랜드(PB) 편집숍을 넘어 직접 상품 제조까지 나서면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백화점 업계는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이나 직수입한 상품으로 편집숍을 운영하는 식으로 PB를 선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 기획·제조에까지 관여하면서 PB 제품을 따로 내놓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만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PB를 통한 단독 상품으로 충성 고객을 끌어들이는 승부수를 걸겠다는 포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이 매장 내 중저가의 PB제품만을 별도로 모아논 판매장을 신설하거나 각종 PB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다이아몬드 중심의 럭셔리 웨딩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를 공개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자체 주얼리 브랜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깃층은 결혼 예물을 준비하는 20∼30대 젊은 층으로, 제품가는 해외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보다 약 20% 낮은 수준으로 맞췄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이아몬드 원석 구입부터 상품기획, 디자인,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맡는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비롯해 다이아몬드반지, 목걸이, 귀걸이 등 200여종의 상품 준비를 마친 아디르는 16일 대구신세계, 17일 강남점에 연이어 단독 매장을 열었다.

앞서 선보인 PB 제품인 델라라나의 실적도 좋다. 지난해 9월 선보인 델라 라나는 당초 목표치 보다 160%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델라 라나를 론칭할 당시에도 기획·디자인·제작·판매·브랜딩까지 참여했다. 40~50대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는 고객 소비패턴에 맞춰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 화장품 PB '엘앤코스'를 론칭하며 한국콜마와 공동 연구한 여름용 화장품을 선보여 지난해 가을까지 판매했다. 백화점 측은 추후 엘앤코스 단독 매장을 열고 PB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화장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갤러리아 백화점도 '갤러리아 캐시미어' '강진맥우' '고메이494 유기 참기름·들기름' 등 패션과 식품에서 PB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가 PB사업에 주목하는 것은 생산·유통단계를 최소화해 중간 이익을 가져갈 수 있어 일반 상품보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희소성까지 심어주는 효과도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PB상품은 그 업체에서만 볼 수 있는 희소성까지 갖추고 있어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실속파 소비자 공략과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소로도 작용되고 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