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MBA] 잘 파는게 잘 버는걸까
['불황 극복의 첨병' 영업 사원의 불편한 진실] -실적 위주 평가의 함정 매출 올리기 위해 싸게 파는 경우 많아 회사 수익 공헌도 위주로 영업 인센티브 지급해야조선비즈 유필화 성균관대학교 입력2013.10.14 03:07
기사 내용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영업 사원의 역할이 특히 더 중시되기 마련이다. 전반적인 불황이 와도 회사의 영업 사원들이 계속 뛰어난 성과를 올리면 회사는 불경기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업 사원들의 성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변수는 그들에 대한 보상 정책과 그들이 실제로 고객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최근에 나는 보상 정책과 관련하여 어느 B2B(기업 간 거래) 회사 각 영업 사원의 영업 실적, 즉 매출액과 공헌 마진을 비교한 자료를 본 적이 있다.
가장 뚜렷이 눈에 띄는 점은 영업 실적이 좋을수록 공헌 마진 즉 회사의 수익에 대한 공헌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잘 파는 영업 사원일수록 "가격을 무기로" 영업을 하는 것이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싸게 팔았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보고 ▲영업 사원들의 가격 책정 권한을 대폭 삭감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바꿨으며 ▲값을 무기로 영업 하는 몇몇 사원을 가치 지향 영업 사원으로 교체했다.
이런 문제는 이 회사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회사가 영업 실적에 비례하여 영업 인센티브를 주는 한 영업 사원들은 할인을 해주어서라도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가 궁극적인 수익을 생각하면 영업 사원들이 받는 영업 수수료를 마진에 비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러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려고 할 때 회사는 현실적으로 크게 두 가지 문제에 부딪힌다. 첫째, 회사 제품의 이익 또는 마진에 관한 정보가 고객에게 흘러들 염려가 있다. 둘째, 고객별로 공헌 마진을 파악하려면 고도로 발달한 정보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많은 회사가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제약 조건을 감안해 현실적으로 매출액에 비례하는 판매 수수료 시스템의 폐해를 줄이고 마진 지향 시스템에 다가가기 위한 여러 가지 인센티브 제도가 나타나고 있다. 그중 아주 효과적인 방안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째, '가격 준수 프리미엄'이다. 영업 사원은 기본적으로 매출액에 비례해서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그들이 시장에서 실제로 받아낸 가격이 회사가 설정한 목표 가격보다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가격 준수 프리미엄을 받는다. 가격 준수 프리미엄이 실제 판매 가격과 목표 가격의 차이에 비례함은 말할 것도 없다. 즉 값을 깎아서 매출을 많이 올리는 영업 사원보다 회사의 가격 지침을 준수하면서 판매를 성사하는 영업 사원이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이다.
둘째, '역(逆)할인 인센티브(anti-discount incentive)'다. 이 경우에는 영업 사원이 받는 인센티브가 그가 할인해준 액수에 반비례한다. 즉 할인율이 높을수록 매출액 대비 수수료의 비율이 떨어진다. 이 제도를 도입한 한 회사는, 도입한 지 두 달 만에 평균 할인율이 16%에서 14%로 떨어졌지만, 고객의 이탈도 매출 감소도 일어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경영자들에게 가격을 관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금전적 인센티브도 도입하라고 권한다. 예를 들어, 최고 가격이나 최저 할인, 또는 최고 마진을 달성한 영업 사원에게 주는 특별 포상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창의적인 가격 해법과 전술을 고안해 낸 영업 사원에게도 그에 걸맞은 포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비금전적 인센티브도 기업의 가격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끝으로, 나는 회사가 어떤 영업 인센티브 방안을 채택하든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단순, 공평, 평등의 원칙이다. 인센티브가 단순하면 관리 비용이 적게 들고, 영업 사원들이 제도의 취지와 효과를 잘 이해한다. 공평하다는 것은 영업 사원들이 회사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정말로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평등은 비슷한 업적에 대해선 금전적으로 똑같이 보상해 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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