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머레이 걸번 협동조합, 폰테라 오스트레일리아, 라이온, 워남불 치즈&버터 팩토리, 베가 협동조합(타투라유업 및 DeCicco사 포함), 파말랏 오스트레일리아 등 6개 유가공업체가 전체 원유생산량(90억 리터)의 90%를 가공한다. 실제로 이들 기업이 호주 낙농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들 기업은 또 전체 원유 생산량의 43%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10개국에 수출해 국제 교역량의 8%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호주 유업체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우리나라 서울우유와 같은 협동조합 체제의 머레이 걸번(Murray Goulburn). 머레이 걸번 강에서 이름을 땄다는 이 회사는 호주 총 원유 생산량의 33%(30억 리터)를 가공해 코브람(COBRAM), 리델스(LIDDELLS), 키와(KIEWA), 아세노(ASCENO), 프로폼(Porform), 나트라(Natra) 등 11개 브랜드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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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원유생산량의 33%를 가공해 공급되는 머레이 걸번의 11개 브랜드들. |
1950년에 창립해 올해로 62주년을 맞은 머레이 걸번은 2700여 납유 농가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총 9개 공장 2150명의 종업원이 연간 24억 호주달러(2011/12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액은 내수와 수출 비중이 각각 50%로,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셈이다. 매주 430 컨테이너가 선적돼 세계 68개국으로 수출되는데 아시아 77%, 중동 및 아프리카 10%, 북남미 6%의 분포도를 보인다.
특히 머레이 걸번은 세계 2위 유가공업체로, 식품원료회사 중 멜버른항 사용률 1위를 기록하며 세계 교역량의 8%를 차지해, 호주 유제품 수출량의 대부분이 이 회사 제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초 사육을 기반으로 여름에만 일부 관개용수를 사용하고 필요할 경우 보조사료 급여를 병행한다는 머레이 걸번은 지난해 전년비 2~3% 증가한 29억 리터를 집유했으며 올해는 4%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0년도만 해도 집유량이 40억 리터에 달했으나 지난 10년간의 가뭄으로 인해 크게 감소했다가 작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농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술지도로 생산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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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사바 머레이걸번 기술영업담당 매니저 | 머레이걸번 기술영업담당 매니저 조안나 사바(Joanna Savva)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CEO를 영입해 긍정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폴 두바이 등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동남아 및 중동 지역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치즈제품과 버터블렌드를 위주로 머레이 걸번 수출의 2~3%를 차지하는 전략적 수입국이며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리테일용 제품과 외식산업용 벌크 원료 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으로, 앞으로도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강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머레이 걸번은 고품질 브랜드로 지명도 높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급능력과 책임 있는 고객서비스를 자랑하지만, 한-미FTA 체결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 호주 낙농제품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며 “한-호주 FTA가 조속히 체결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베가그룹(Bega Group) 역시 중소 협동조합사로, 5개 공장 1400명 직원이 연간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최고의 영양분말 및 크림치즈 공급업체’를 비전으로 갖고 있는 베가는 2007년 3월 호주의 1위 유아분유 브랜드이자 자체상표 크림치즈 공급업체인 '타투라(TATURA)'를 합병했다.
기자가 방문한 타투라 공장은 4대의 현대식 건조타워와 락토페린, 초유, 크림치즈, 스페셜티 지방, 버터플랜트 및 원유 수령장이 위용을 과시했다. 본사 현관에 전시된 일동후디스의 캔프리미엄 조제분유가 더 없이 반가웠지만, 지금은 파트너십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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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1위 유아분유 브랜드인 타투라 공장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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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킬마틴 타투라 낙농원료영업 매니저 | 토니 킬마틴 낙농원료영업 매니저는 “타투라 원유의 80% 이상은 공장에서 40km 반경 이내에 있는 낙농가 주주 목장에서 집유돼 24시간 이내에 처리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신선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차세대 바이오액티브 낙농원료 생산을 위해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직접투자 또는 파트너십을 통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현재 메드존슨(Mead Johnson), 스노우브랜드(SNOW BRAND), 쿼커(QUAKER) 벨라미스(BELLAMY'S) 등과 뉴트리셔널(조제분유) 부문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 파트너 1개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물량의 50% 이상을 중국으로, 30%를 일본으로 수출한 타투라는 ‘아시아 시장 전문가’임을 자처한다. 아시아 고객사에게 영양분말 및 크림치즈 공급을 위한 기술 및 리서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연한 사업구조로 경제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시아에 근접해 선적 시간 및 수송비 절감을 꾀할 수 있는 그린공급망을 갖고 있으며, 연중 집유를 통해 수요 변동에 신속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베가그룹’ 유아분유 1위…인근서 집유 신선한 제품 자랑 ‘워남불’ 치즈 버터 탈지분유 강세…유청 등 30개국 수출 고품질 브랜드로 명성…한-호주 FTA로 경쟁력 제고 바라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그레이트 오션로드(Great Ocean Road)’ 브랜드를 생산하는 워남불 치즈&버터 팩토리(Warrnambool Cheese & Butter Factory)는 강수량이 비교적 일정해 호주에서 가장 좋은 낙농지대로 꼽히는 워남불 지역의 500여개 낙농가에서 호주 원유 생산량의 10%인 9억 리터를 집유 가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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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그레이트오션로드' 브랜드 우유제품. 워남불사는 대형 유통업체인 콜스 수퍼마켓과 5년간 독점공급계약을 맺고 이 전용 브랜드를 개발했다. |
올해 매출 4억 98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3%(640만 달러) 감소했으나 소비자용 팩치즈인 스페셜티 치즈 물량은 63.3% 증가했다. 제품별 매출비중은 치즈 34%, 탈지분유 24%, 버터블렌드 12%이며 나머지 8%가 소비자용 제품이다. 올해 후레시크림, 유청단백질 등 핵심제품 98000여 톤을 호주 내수시장과 세계 30여 개국에 판매했다.
2009년 대형 유통업체인 콜스(Coles) 수퍼마켓과 ‘그레이트오션로드’ 브랜드로 5년간 독점공급계약을 맺고 유통망을 확대했으며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 980만 달러를 투입해 밀렐(Mil Lel) 공장 설비를 업그레이드했다. 현재 호주 전역에 연간 4000톤의 치즈와 빅토리아 전역에 시유를 판매하고 있는데, 콜스를 제외한 소규모 리테일에 공급하는 ‘선골드’ 우유브랜드가 있으며 이 역시 수요 충족을 위해 올해 공장을 증설했다.
워남불은 특히 조제분유용 GOS(갈락토올리고당)을 공급하는 세계 유일의 회사이다. 효소처리로 유당의 분자구조를 모유에 가깝도록 바꿔 면역기능을 높였다는 워남불 GOS는 이 곳 호주 회사와 네덜란드 합작회사인 프리슬랜드(Friesland Foods) 두 곳에서 세계시장을 100%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동한 지 2년 된 워남불 GOS 공장은 현재 시장 볼륨이 2배로 늘어 1만7000톤가량 생산하며, 남양 매일 롯데 등 한국 유수의 유가공업체에 5000톤정도 공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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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달리는 워남불사의 원유수송차량 |
이 회사 판매 및 마케팅 시니어매니저인 마이클 화이트는 “전반적인 제품 가격 인하로 세후 순익(1520만 달러)이 7.8% 감소했으나 SMP 공장 업그레이드가 순익개선에 도움을 줬다. 올들어 제품가격 완화와 호주달러 강세의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합작투자가 순익에 기여해 재정상태가 양호해지면서 투자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