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방어 · 제2롯데월드, 위험한 도박? | |||||||||||
2009 롯데 신동빈 부회장 황제등극 '첩첩산중' | |||||||||||
최근 기업들은 2009년 극심한 경영한파를 견디기 위한 월동준비(?)로 부산하다. 헤드헌팅 및 HR업계에 따르면 이미 대다수 기업들이 신규인력 채용을 동결 뿐 아니라 명예퇴직 등 기존 인력들에 대한 구조조정까지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M&A 시장에서는 기존 쌍용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본계약서의 사인 만을 남겨둔 프로젝트들이 번번이 무산되거나 무산위기에 직면하는 등 재계의 2009년 준비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그런데 움츠려드는 재계의 분위기와 달리 롯데그룹의 경우 금융권으로의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때 아닌 M&A 열풍 내막을 <사건의내막>이 취재해봤다.
기축년 상반기 한국경제가 극심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많은 기업들이 인력감축, 사업 포트폴리오 축소, 우량계열사 및 고정 매각 등을 통해 지출 축소와 현금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와중에 오히려 타 기업의 매물을 사들이는데 진력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까지도 신년 업무보고의 자리에서 “2009년에 극심한 위기가 올 것”이라는 주장을 피력할 뿐 아니라 금융권의 기존 특히 다른 재벌그룹에 비해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롯데그룹이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기 보다는 오히려 있는 돈을 쓰는데 주력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 그런데 이같은 롯데그룹의 행보가 신동빈 부회장의 롯데그룹 대권의 안정화를 위한 승부수라는 견해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롯데그룹, 2009년 천문학적 현금 필요 2009년 롯데그룹은 기존의 숙원사업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제2롯데월드는 정부 안에서는 허가해 주는 것으로 결론이 난지 오래. 다만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해 송파구청장이 언제 도장을 찍을지만 남은 상황이다. 또 계양산 골프장도 경제부처 등에서 허가를 내는 쪽으로 중지를 모으고 있는 상황. 두 곳은 신동빈 부회장이 전 국민적 반발여론과 국방부, 환경부 등 주무부처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릎쓰고 강행해 온 것들이다. 최근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와 계양산골프장 문제가 이달 안으로 허용 쪽으로 최종 결말이 날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런데 이 두 사업을 통해 신동빈 부회장이 구상한 한-일 간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드는데 천문학적인 현금을 필요로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의 경우 시공 비용만 대략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공항의 활주로 변경 비용까지 합치면 금액은 2조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계양산 골프장 건설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을 넘나들며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롯데JBT관광에 쏟아부어야 할 돈을 합치면 총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의 금융권 상황으로는 상반기 중 제2롯데월드와 계양산 골프장 등 한·일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프로젝트파이넨싱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도 어려운 상황. 롯데그룹이 자신의 모든 가용자산을 총 동원한다면 롯데그룹 전체의 자산규모로 볼 때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이는 그룹을 부도 직전으로 내 몰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부회장은 M&A를 계속 추진하고 있는 상황. 이미 롯데그룹은 지난달 22일 두산주류의 처음처럼을 인수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처음처럼의 인수 가격이 6000여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은 CJ그룹이 단독인수를 포기한 기린산업의 공동인수를 강하게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시장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기린산업의 제과, 빙과 부문을, CJ는 제빵 부문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이 기린산업의 공동 인수에 성공할 경우 두 곳의 매입 비용만 1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신동빈 부회장이 정작 비중있게 추진하고 있는 사냥감은 증권사. 신 부회장은 지난달 일본 스팍스그룹에게서 코스모투자자문회사의 지분 21%를 매입한 상태다. 이날 계약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향 후 동 사의 지분을 51%까지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까지 확보한 상태. 이는 신동빈 부회장이 향 후 동 사 지분 30%도 추가 매입하겠다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증권시장에는 신동빈 부회장의 대신증권 인수설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돈이 너무 많이 필요해
먼저 신동빈 부회장은 아버지로부터 한국롯데의 황태자로 지명받은 이후 추진해 온 제2롯데월드 건설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일설에 따르면 신 부회장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신격호 회장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이 일본에 있는 처가 등 모든 가용 인프라를 총 동원해 아버지를 설득시켰고 지난 2006년 롯데쇼핑을 장악한 후 런던 증시 상장까지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2롯데월드와 그를 중심으로 하는 한·일 관광 인프라 사업은 신동빈 부회장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 이 사업에 투자되야 할 돈만 2조 수천억원. 그런데 지난달 인수한 소주 처음처럼과 코스모투자자문의 인수 가격만 1조원 가까이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기린산업의 빙과·제과 부문과 대신증권의 인수가 모두 현실화 된다면 1조원에 달하는 인수비용이 추가로 빠져나가게 된다. 또 롯데건설 등 일부 계열사들의 2009~2010년 상환해야 할 사채규모도 수천억원 수준. 이 모든 것을 감안하게 되면 롯데그룹이 2009년 사용해야 할 현금은 제2롯데월드와 관광 인프라 형성 비용으로 2조 수천억원, 두산소주와 코스모투자자문 인수 비용 1조원, 기린산업과 증권사 인수비용 1조원, 2009년 상환해야 할 사채 수천억원을 모두 합칠 경우 5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필요로 한다. 이는 현재 롯데그룹의 총 유동자산의 2배가 넘는 수준. 그런데 올 해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롯데그룹이 수출 및 내수 호조를 통해 기하급수적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특히 올 해 상반기의 경우 적자를 보지 않으면 선방했다고 자축해야 할 만큼 경제상황은 비관적이다. 무리한 행보의 배경 이 점이 재계와 증시 투자자들에게서 신동빈 부회장의 행보를 브레이크 없는 질주라고 불리는 지배적인 이유다. 그리고 신 부회장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 배경에는 신영자 씨가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은 신격호 회장으로부터 한국의 롯데그룹 상속을 확증받은 상황. 하지만 재계에 따르면 영자씨는 1970년대 이후 자신의 피와 땀이 서려있는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그룹의 지분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태. 그 일환으로 영자씨는 최근 아버지의 첩인 서미경씨와 손을 잡은 것으로 관측되는 등 신동빈 부회장을 강하게 압박해 오고 있다. 서미경씨는 자신의 딸 신유미씨와 함께 지난 10월 27일 롯데쇼핑 지분을 장내 매입하면서 롯데일가를 긴장시킨 바 있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빈 부회장이 포스트 신격호 체재를 완전히 구축하려는 조급한 마음에 자충수를 두고 있다”며 조롱어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 돈을 마음껏 끌어쓰기 위한 것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빈 부회장이 국내 고정자산 활성화와 일본에서의 자금 유입을 원활히 하기 위한 복안을 마련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흘러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부회장이 확보한 금융사는 투자자문회사와 보험사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대한화재 시절에 비해 자산운용 부문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전문가가 투입됐으며 보험물건 이외에도 그룹의 많은 자산을 신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부회장이 롯데손해보험의 자산운용 시스템과 증권 계열사 조직을 최대한 동원해 부동산, 장기채권 등 묶여 있던 고정자산을 현금화시키고 엔화 베이스 회사채 등 일본에서 자금을 모금하는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지난 9월 제2롯데월드와 관련 청와대와의 교감을 전후로 롯데제과, 이는 당시 자본시장통합법으로 불리우는 금융산업과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이 내달부터 발효되면 신 부회장은 코스모투자자문, 롯데손해보험을 통해 제2롯데월드 구축과 신영자 씨를 상대로 한 경영권 다툼에 필요한 자금을 일본 등에서 직접 끌어모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빈 부회장의 이같은 시도를 도박이라고 바라본다. 이같은 도박이 성공하게 되면 신동빈 부회장은 황태자에서 한국롯데의 황제로 등극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 정부의 우호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롯데 황태자로서 현재의 위상도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승부수다. 취재 / 박현군 기자 human0h@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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