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CEO 600여명의 ‘경영 앙상블’
36회에 걸쳐 29개 주요그룹등 기업 고위임원 소개
오너 - 전문경영인 팀워크 이룬 ‘한국적 경영’ 분석
내년초 단행본 발간… “재계 인물사전 역할 기대”
○ 한국 경제를 이끄는 ‘스타’들
이번 시리즈에는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SK, LG그룹 등 국내 29개 주요 그룹, 한국전력 등 11개 경제 관련 공기업, 유통 및 식음료 관련 12개 기업의 CEO 등 고위 임원, 대표적인 여성 경제인 등 모두 600여 명의 ‘재계 파워 엘리트’가 등장했다. 4대 그룹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각각 두 차례에 걸쳐 연재됐다.
이들은 해당 기업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임원들로 동아일보 산업부가 △그룹 및 기업 내 영향력 △경영실적 △해당 업종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선정했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기업 인사팀은 물론 경쟁사 임직원이나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도 고려했다. 대상자 선정 및 사진 게재순서, 임원 간 기사 분량까지도 신경 썼다.
기사에 소개된 기업에서는 선정 과정에서부터 큰 관심을 보였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번 시리즈에 등장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기사가 나간 날이면 해당 기업에서는 하루 종일 단연 화제였다.
한 대기업의 기초 인사 자료를 만든 관계자는 “본인 얼굴이 꼭 나와야 한다고 신신당부한 CEO가 적지 않았다”며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나와야 그룹 내 주류(主流)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한 임원도 꽤 있었다”고 전했다.
한 중견 그룹에서는 경영진 간 신경전 때문에 총수가 직접 교통정리를 하기도 했다. 이 그룹의 임원은 “계열사 사장들이 수시로 연락을 해서 파워 엘리트 시리즈에 들어가는지, 들어간다면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와 회장님께 서열 자문을 직접 했다”고 귀띔했다.
주요그룹의 한 계열사 사장은 “동아일보에 게재된 사진 순서는 그룹 내 계열사 서열과 사장 연령,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운해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새로운 정보가 공개되기도
올해 4월 8일 현대차그룹 상(上)편이 나간 후 재계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라는 좌우명이 화제가 됐다.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하는 정 회장의 부지런함이 현대·기아차를 세계 5위권 진입을 눈앞에 둔 메이저 자동차업체로 만든 한 배경이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정 회장 식의 ‘아침형 업무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회사 안에서 직원들도 잘 몰랐던 경영진의 ‘내면’이 이번 시리즈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강판의 최종두 사장은 별명이 ‘독사’라는 사실이 보도된 뒤 한동안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서 얘깃거리가 됐다고 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출신인 최 사장이 철두철미한 일 처리로 독사라는 별명을 가진 것은 포스코에서는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최 사장이 자리를 옮긴 지 얼마 안 돼 포스코강판 직원들은 잘 몰랐던 모양”이라며 “재계 파워엘리트 시리즈가 포스코강판 직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알려줬다”고 전했다.
이번 시리즈로 잘 모르던 기업 문화가 간접적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10월 2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연재된 삼성그룹의 경우 사장단협의회 멤버를 중심으로 선정된 총 39명의 CEO가 출신대학뿐만 아니라 전공, 고교도 상대적으로 매우 다양한 점이 보도됐다. 삼성 안팎에서는 “학연 등 연고(緣故)를 안 따지는 삼성의 기업 문화를 알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 ‘인맥 사전’으로 활용하기도
한솔그룹은 이번 시리즈 기사를 스크랩해 신입사원 교육과 회사 소개 자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기사에 나온 경영진 프로필과 계열사 현황이 자체적으로 만든 홍보 자료보다 일목요연하고 보기 쉽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한솔그룹 측은 “동아일보에 소개된 국내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에 관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앞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임원 중 상당수가 개인적으로 기사를 스크랩해 DB로 활용하고 있다. 이 그룹의 한 임원은 “국내 주요 그룹의 주요 사안과 그룹을 움직이는 핵심 경영진, 미래 전략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새로운 인맥을 만드는 연결고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시리즈에 등장한 몇몇 임원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나온 기사를 스크랩해 간접적으로 ‘몸값’을 올리는 데 활용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컨설턴트와 리크루팅 회사 측에서 재계 파워 엘리트 기사를 스크랩하며 업무에 활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임원들이 동아일보를 몇 부씩 더 구해 달라는 부탁을 해 왔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벌써부터 ‘재계파워엘리트’ 단행본 출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삼성 계열사 CEO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그룹 CEO와 핵심 임원들이 총망라된 시리즈여서 단행본으로 나오면 중요한 ‘인물 정보 자료’가 될 것”이라며 “인사나 홍보 담당자에게는 ‘책상 위의 인물 사전’ 기능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부 종합
정리=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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