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시장동향

유통가 M&A 결과 살펴보니..

곡산 2008. 7. 13. 20:18
유통가 M&A 결과 살펴보니..
2008-07-13 17:04:02

대우조선해양 매각 여파로 유통업계에 인수합병(M&A)에 대한 ‘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성사됐던 인수합병(M&A)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유통업계가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관심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지난 2004년 한화유통으로부터 한화스토어(현 롯데슈퍼)를 인수한 이후 신세계의 월마트 코리아(현 신세계마트) 인수, 이랜드그룹의 까르푸(현 홈에버) 인수 등 지난해까지 총 5건의 굵직굵직한 M&A가 성사됐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인수키로 하는 등 유통업계 내 M&A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06년 이전 신세계와 롯데에 각각 인수된 신세계마트와 롯데홈쇼핑은 인수 후 실적이 개선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6년 5월 신세계가 8250억원에 인수한 현 신세계마트는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수 당해연도인 지난 2006년 7428억원이던 신세계마트 매출액은 지난해 9626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익성도 빠르게 회복돼 지난 2006년 257억원 영업적자에서 지난해 29억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는 3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예상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월마트코리아가 인수 후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인력통합을 우선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면서 “국내 1위 대형마트로서 확보한 탄탄한 시장기반도 한몫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롯데 간판을 단 롯데홈쇼핑 실적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8월 롯데가 4667억원을 들여 지분 53.03%를 인수한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6764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년 6052억원에 비해 10% 이상 늘었으며 올해는 9000억원의 매출규모가 기대되고 있다.

반면 1조7500억원을 주고 까르푸를 인수한 이랜드그룹은 M&A를 통해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랜드그룹은 까르푸 인수 후 이름을 홈에버로 변경하고 야심 차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노조와의 불협화음 등의 영향으로 인수 이후 적자를 지속하다 결국 지난 5월 홈플러스에 매각했다. 인수한 지 채 2년이 안 돼 재매각에 나선 것이다.

인수 첫 해인 지난 2006년 25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홈에버는 지난해에도 64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영업외비용 등을 포함하면 지난해에만 19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롯데쇼핑도 롯데홈쇼핑과는 달리 지난 2004년 인수한 롯데슈퍼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인수 후 몇 개 점포가 폐점되는 등 정확한 수치비교는 힘들지만 월평균 매출규모는 인수 당시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롯데쇼핑이 지난해 영호남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수한 나이스마트 5개점과 빅마트 14개점은 인수 후 매출규모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애경이 인수한 삼성플라자는 아직 평가가 이르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본격적으로 M&A 성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아직까지는 점수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애경백화점은 지난해 3월 삼성플라자를 47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 내 추가적인 M&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신성장동력을 찾는다는 목적도 좋지만 무엇보다 인수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인수합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