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식품이물]정부의 식품안전정책 방안 | ||||
국민 불안 고조…위해 사고 예방 체계 강화 소비자 불신·분쟁 해소 위해 신고 강봉한 식약청 식품관리과장 | ||||
최근 식품 이물사건을 계기로 식품안전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식품안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3대 지침을 시행했다. 이물사고를 포함한 식품안전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해 국민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로서 시행됐지만, 한편으로 업체들에게 관치행정의 대표적인 예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품안전 문제는 위기상황에 빠져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식품이물 사고가 터지기 시작했고 이후 AI, GMO,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등이 논란이 되면서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불신이 굉장히 증폭돼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식품안전이 단순히 식품안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2의 국방이다’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물사건을 계기로 지난 3월 25일 식품안전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하며 위해식품 신속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부적합식품 긴급통보지침, 위해식품 회수지침, 식품이물 보고 및 조사지침의 3대 지침을 연이어 시행했다. 이물사고를 포함해서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해서 조사·처리하고 또 시정예방조치까지 하는 시스템이다. ■ 식품이물 보고 및 조사지침 분쟁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은 피해보상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물이 발견됐을 때 이물의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그 이물로 소비자가 어느 정도의 피해를 봤는지에 대해 정확히 조사해야 배상주체를 밝히고 피해보상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지침이 대표적인 관치행정의 사례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내용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식품이물 보고 및 조사지침의 목적은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건전한 식품소비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있다. 또 소비자 이물신고 조사처리에 대한 기준과 절차방법을 마련하고, 식품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불신과 분쟁을 해소하는 목적도 있다. 이 같은 목적달성을 위해 소비자 불만을 신속히 조사·처리하고 시정 및 예방 조치를 통해서 재발을 방지 하며, 악의적인 소비자에 대해서 식품업체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식품업체가 정부에 보고해야 하는 대상 이물의 범위는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인데, 업체에서는 그동안 하지 않던 보고를 해야 하고, 행정기관에 보고를 하면 처벌을 받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침에 규정된 회수대상은 많이 발생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실제로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지침에 따르면 이물은 크게 동물성, 식물성, 광물성 기타로 분류되며 식품업체의 보고대상은 위해식품 회수지침에 규정된 회수대상 이물과 회수대상이 아닌 이물 중 밀봉 포장된 제품에서 발견된 곰팡이, 벌레 및 곤충, 생선가시 동물의 뼛조각, 플라스틱, 컨베어벨트 등의 이물, 블랙 컨슈머가 신고한 이물이다. 위해식품 회수지침에 규정된 회수대상은 회수등급 1등급이 칼날 등 금속성이물과 유리조각 등 인체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이물, 생쥐의 사체 등 사람에게 심한 혐오감을 주는 이물, 인체 기생충 및 그 알 등의 이물이며, 파리, 바퀴벌레 등 위생곤충 등이 회수대상 3등급에 속한 이물이다. 일단 이물사고가 발생하면 신고 및 보고, 원인조사, 시정예방, 종료의 4단계를 거치는데 원인조사는 소비단계, 유통단계, 제조단계 조사로 이루어진다. 소비단계에서는 제품 정보에 관한 조사와 이물 발견 경위에 대해서 조사하며 유통단계에서는 제품의 운송, 보관 및 진열, 판매 환경을 조사한다. 제조단계에서는 제조환경과 원료사용 및 제조과정, 품질관리 및 개인위생관리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 조사를 통해 원인이 밝혀진 뒤에는 회수·폐기하고 해당 이물은 보관한다. 이물 보관은 시정예방 조치가 완료 됐다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해야 하며, 사진 등 관련 자료를 2년간 보관한다. 행정처분 시, 가중처분이 원칙이지만 동일 건에 대한 처분은 면제해 주고 있으며, 보고와 시정예방조치를 성실히 이행한 업체에 대해서도 가중처분을 면제해 준다. 위해도 3등급 구분 제품 회수 결정 “품질제고 차원 수용하면 부담 적을 것” ■ 위해식품 회수지침 위해식품 회수지침은 위해요소의 종류, 인체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위해의 정도, 위반행위의 경중 등을 고려해 회수등급을 3등급으로 분류하는 등급제를 도입했고, 회수등급에 따라 회수기간 등의 관리체계를 차등화 했다. 일단 발생한 위해식품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회수조치 해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방침이라 회수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 지침에서는 강제회수를 원칙으로 했다. 기본적인 등급분류의 원칙은 국제암연구소(IARC)의 기준을 따랐다. 1등급은 IARC의 발암물질 분류기준 그룹1에 해당하는 물질을 원칙적으로 1등급으로 분류했다. 그 다음 IARC 그룹 2A, 2B에 해당하는 물질은 2등급으로, IARC 발암물질 분류기준 그룹 3에 해당하는 물질은 3등급으로 했다. 1등급은 인체에 미치는 위해의 영향이 매우 크거나, 설사 구체적으로 리스크가 발생 안했더라도 위반행위가 중대한 것을 1등급으로 분류를 했다. 그 다음 위해영향이 상대적으로 1등급보다는 적고, 일시적인 것, 주로 식증독 균과 관련된 것, 우리가 오염지표로 관리하고 있는 대장균이나 일반 세군은 3등급이다. 제품회수는 회수결정, 실행, 회수검정, 시정예방, 회수종료 이렇게 크게 다섯 단계의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업체가 회수계획을 행정기관에 보고하면, 행정기관은 회수가 잘 되는지 모니터링 하고, 회수가 잘 안됐을 경우 보완 명령을 내린다. 회수가 완료되면 정부가 회수영업자의 시정 및 예방조치가 완료됐다고 판단했을 때 회수종료 공문을 회수영업자에게 발송한다. 업체에서 꼭 해줘야 할 일은 회수실행 단계에서 회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거래자를 항상 관리하는 것이다. 미국업체의 경우 제품회수가 결정됐을 때 거래업체와 신속히 연락하기 위해 평소에도 거래처를 1차거래처, 2차거래처, 3차거래처로 구분해서 관리한다. FDA는 거래처들에 회수사실이 잘 통보되는지, 연락을 받은 거래처가 신속히 조치를 했는지의 여부를 따져보는 회수 효율성 체크를 하고 있다. 한편 얼마 전 우리나라 대규모 식품업체 중 최초로 CJ가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했다. 이처럼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앞으로 식품업체에서 자진회수를 많이 해주기를 바란다. ■ 정책방향 정부는 현재 국무조정실을 주축으로 관계부처 합동으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큰 틀은 식품안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며 식품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예방시스템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것인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어렵고 과학적인 것을 좀 더 쉽게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인가, 완벽한 예방이 불가능한 식품안전사고의 특성상 앞으로도 발생 될 수밖에 없는 안전사고에 대처할 방안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논의하고 있다. 또 어떻게 하면 안전한 식품을 골라서 수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는 수입식품 의존도가 굉장히 높다. 원료의존도는 이미 80%를 넘어섰고, 수입식품 의존도가 60% 정도 된다. 수입식품 관리가 중요하다. 앞으로 선진식품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여나가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재발방지 대책도 빠질 수 없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처벌강화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해 걱정하는 식품업체들이 많은데 형량하한제나 부당이익 환수제 같은 문제는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식품사고에는 사실상 적용되지 않는다.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위반행위에 적용하도록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식품산업이 발전해야 결국 식품의 품질이 높아지고, 국제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품질수준이 곧 규제수준에 의해 좌우된다고 본다. 어떤 부분에 대해 기준이 강화되고 관리가 강화됐다고 해서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품질관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다고 보고 규제가 기업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품질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규제라면 업체가 스스로 앞장서서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 ||||
김아름 기자 : kimare@thinkfoo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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