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수시장 뚫어라> ⑤장강 유역의 한국기업들
"실정 맞는 현지화·차별화로 만리장성 넘어라"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내수시장의 높은 벽을 넘는데는 어떤 전략이 유효할까.
현지화인가 아니면 차별화인가.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지 올해가 10년째인 농심은 차별화 전략으로 만리장성을 넘었다.
연간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농심은 전략거점인 상하이(上海)에서 7%의 시장점유율로 대만계열인 캉스푸(康師傅), 통이(統一), 중국 대륙기업인 화룽(華龍)의 뒤를 잇고 있으며 그 뒤를 일본의 유명 라면업체인 일청(日淸)이 뒤쫓고 있다.
일청은 농심보다 먼저 상하이에 들어왔지만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화북(華北)에서는 화룽과 합작하면서 독립사업을 접었다.
이는 일청이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인들의 입맛을 구현하려 했지만 범중국업체인 캉스푸, 통이와의 원가 경쟁력에 밀렸기 때문이다.
농심은 일청과 반대로 일관된 차별화 전략을 취하면서 라면은 팡비엔미엔(方便面)이라는 중국의 고정관념을 타파했다.
중국에서 라면을 팡비엔미엔이라고 부르는 것은 뜨거운 물을 부어 편하게 먹는 것을 라면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먹은 식습관을 어떻게 끓여먹는 습관으로 바꾸느냐가 농심이 풀어야 할 과제였고 일청은 현지화를 통해 팡비엔미엔으로 갔지만 농심은 초기 대규모 광고 투자를 통해 끓여먹는 라면을 고집했다.
라면가격을 중국 업체가 평균 1위안(130원) 받고 있는데 비해 농심은 3위안 이상을 고집하고 있는데도 시장에서 팔리는 것은 한국 라면의 맛이 중국인들에게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유통업체들이 "매워서 못먹는다"며 맛을 중국인 입맛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농심은 중국의 고사성어를 원용해 '매운 것을 못먹으면 사내 대장부가 아니다'라는 광고로 정면돌파했다.
1994년 중국에 진출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까지 매년 30%의 매출신장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40%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 승용차타이어 시장점유율은 금호가 20%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한국타이어, 브리지스톤, 미쉐린, 굳이어 등이 따르고 있다.
금호는 현재 난징(南京), 텐진(天津), 장춘(長春) 등 3개 공장에서 지난해 2천1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했고 올해는 생산량을 2천500만본으로 늘릴 계획이다.
금호의 성장은 마케팅 전략이 주효한 때문이다.
금호는 차량생산업체가 장착하는 타이어(OE- Original Equipment) 기준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1-2년 후 타이어를 교체할 때 원래의 타이어를 고수하는 비율이 금호의 경우 60%에 근접하고 있다.
차량생산업체가 금호를 선호하는 것은 일관된 제품관리와 시장확대를 위한 가격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금호 타이어를 합한 중국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으로 중국에서 굴러가는 10대 승용차 가운데 4대는 한국산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CJ홈쇼핑은 상하이에 단독으로 진출, 시장 선점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CJ홈쇼핑은 상하이미디어그룹인 SMG와 합작으로 동방CJ라는 회사를 설립해 2004년 첫 방송을 했다.
CJ홈쇼핑은 한국에서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데 따라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고 SMG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홈쇼핑 진출을 노렸다.
양사의 합작사인 동방CJ는 2년만인 2006년에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2007년에 10억위안(1천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방CJ가 중국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제품관리에서부터 전화주문, 배송에 이르기까지 선진적인 모델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 진출 이전에도 홈쇼핑이 있었지만 제품사기와 관리부재로 신뢰가 땅에 떨어졌었다.
동방CJ는 고객의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 초기에 상품의 70%를 브랜드 제품으로 채웠고 상하이에서는 이틀, 장쑤(江蘇), 저장(浙江)성까지는 3일의 배송시스템을 갖췄다.
동방CJ는 지난 10월 현재 누계기준 1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동방CJ의 신정수 차장은 "상하이 전체 가구수를 350만가구로 볼 때 1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면서 "이들의 평균 매입단가가 1천위안으로 한국과는 달리 중상류층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방CJ는 상하이에서 유일한 홈쇼핑업체로 시장을 선점한데다 사기가 판치는 불모의 중국의 홈쇼핑시장에서 고품격 비즈니스모델을 선보임으로써 안착했다.
동방CJ는 현재 SMG의 TV채널에 8시간 방송, 인터넷, 카탈로그 판매를 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내 24시간 홈쇼핑 채널을 확보하는 목표다.
해충방제업체인 세스코는 중국에서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응권 세스코 사장은 "해충방제에 대한 인식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미래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세스코는 브랜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단번에 승부를 내는 전략보다는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입증, 입소문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2003년 9월 사업을 시작한이래 1천개의 현지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주로 호텔, 식당, 식품공장 등이 대상이다.
세스코는 해충방제에 관한한 30년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김 사장은 5년 정도 지난 후 시장이 성숙되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며 꿈을 키우고 있다.
jbt@yna.co.kr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내수시장의 높은 벽을 넘는데는 어떤 전략이 유효할까.
현지화인가 아니면 차별화인가.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지 올해가 10년째인 농심은 차별화 전략으로 만리장성을 넘었다.
연간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농심은 전략거점인 상하이(上海)에서 7%의 시장점유율로 대만계열인 캉스푸(康師傅), 통이(統一), 중국 대륙기업인 화룽(華龍)의 뒤를 잇고 있으며 그 뒤를 일본의 유명 라면업체인 일청(日淸)이 뒤쫓고 있다.
일청은 농심보다 먼저 상하이에 들어왔지만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화북(華北)에서는 화룽과 합작하면서 독립사업을 접었다.
이는 일청이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인들의 입맛을 구현하려 했지만 범중국업체인 캉스푸, 통이와의 원가 경쟁력에 밀렸기 때문이다.
농심은 일청과 반대로 일관된 차별화 전략을 취하면서 라면은 팡비엔미엔(方便面)이라는 중국의 고정관념을 타파했다.
중국에서 라면을 팡비엔미엔이라고 부르는 것은 뜨거운 물을 부어 편하게 먹는 것을 라면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먹은 식습관을 어떻게 끓여먹는 습관으로 바꾸느냐가 농심이 풀어야 할 과제였고 일청은 현지화를 통해 팡비엔미엔으로 갔지만 농심은 초기 대규모 광고 투자를 통해 끓여먹는 라면을 고집했다.
라면가격을 중국 업체가 평균 1위안(130원) 받고 있는데 비해 농심은 3위안 이상을 고집하고 있는데도 시장에서 팔리는 것은 한국 라면의 맛이 중국인들에게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유통업체들이 "매워서 못먹는다"며 맛을 중국인 입맛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농심은 중국의 고사성어를 원용해 '매운 것을 못먹으면 사내 대장부가 아니다'라는 광고로 정면돌파했다.
1994년 중국에 진출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까지 매년 30%의 매출신장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40%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 승용차타이어 시장점유율은 금호가 20%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한국타이어, 브리지스톤, 미쉐린, 굳이어 등이 따르고 있다.
금호는 현재 난징(南京), 텐진(天津), 장춘(長春) 등 3개 공장에서 지난해 2천1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했고 올해는 생산량을 2천500만본으로 늘릴 계획이다.
금호의 성장은 마케팅 전략이 주효한 때문이다.
금호는 차량생산업체가 장착하는 타이어(OE- Original Equipment) 기준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1-2년 후 타이어를 교체할 때 원래의 타이어를 고수하는 비율이 금호의 경우 60%에 근접하고 있다.
차량생산업체가 금호를 선호하는 것은 일관된 제품관리와 시장확대를 위한 가격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금호 타이어를 합한 중국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으로 중국에서 굴러가는 10대 승용차 가운데 4대는 한국산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CJ홈쇼핑은 상하이에 단독으로 진출, 시장 선점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CJ홈쇼핑은 상하이미디어그룹인 SMG와 합작으로 동방CJ라는 회사를 설립해 2004년 첫 방송을 했다.
CJ홈쇼핑은 한국에서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데 따라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고 SMG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홈쇼핑 진출을 노렸다.
양사의 합작사인 동방CJ는 2년만인 2006년에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2007년에 10억위안(1천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방CJ가 중국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제품관리에서부터 전화주문, 배송에 이르기까지 선진적인 모델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 진출 이전에도 홈쇼핑이 있었지만 제품사기와 관리부재로 신뢰가 땅에 떨어졌었다.
동방CJ는 고객의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 초기에 상품의 70%를 브랜드 제품으로 채웠고 상하이에서는 이틀, 장쑤(江蘇), 저장(浙江)성까지는 3일의 배송시스템을 갖췄다.
동방CJ는 지난 10월 현재 누계기준 1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동방CJ의 신정수 차장은 "상하이 전체 가구수를 350만가구로 볼 때 1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면서 "이들의 평균 매입단가가 1천위안으로 한국과는 달리 중상류층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방CJ는 상하이에서 유일한 홈쇼핑업체로 시장을 선점한데다 사기가 판치는 불모의 중국의 홈쇼핑시장에서 고품격 비즈니스모델을 선보임으로써 안착했다.
동방CJ는 현재 SMG의 TV채널에 8시간 방송, 인터넷, 카탈로그 판매를 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내 24시간 홈쇼핑 채널을 확보하는 목표다.
해충방제업체인 세스코는 중국에서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응권 세스코 사장은 "해충방제에 대한 인식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미래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세스코는 브랜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단번에 승부를 내는 전략보다는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입증, 입소문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2003년 9월 사업을 시작한이래 1천개의 현지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주로 호텔, 식당, 식품공장 등이 대상이다.
세스코는 해충방제에 관한한 30년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김 사장은 5년 정도 지난 후 시장이 성숙되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며 꿈을 키우고 있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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