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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시장 뚫어라> ④금융업계 뒤늦게 진출 러시

곡산 2008. 2. 17. 10:21

<中 내수시장 뚫어라> ④금융업계 뒤늦게 진출 러시

치열한 경쟁 관문 통과해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해야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 "몇년 전부터 중국 금융시장 진출과 투자를 건의했지만 번번이 무시하더니 이제야 뒤늦게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 출신 직원들은 한국 금융회사들이 지금이라도 중국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털어놨다.

이들의 일부는 본사에 올린 보고가 번번이 거절당하자 정든 직장을 버리고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겨 중국 금융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돈방석에 올라섰다.

그러나 대다수 국내 금융회사 간부들은 최근 뒤늦게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금융회사들의 보수적인 행태를 비웃으며 냉소와 함께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금융회사 주재원은 "씨티은행은 오래 전부터 중국시장 개방에 대비해 주요 건물에 현금자동지급기를 설치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금융회사들이 외국의 다국적 투자은행이나 홍콩계 금융회사들과 경쟁해 중국 금융소비자들을 유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비웃었다.

그렇다고 국내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등이 중국시장에 제대로 투자를 할 판단력이나 지식이 없는 것은 물론 기발한 영업으로 돈을 벌 가능성도 거의 없다.

따라서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놓고 벌써부터 한국 기업과 교포들을 상대로 한 과잉경쟁을 걱정하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2개이며 신한은행도 지난 4일 현지법인 설립인가를 취득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공동으로 내걸고 있는 중국영업 전략은 한국계 대기업들의 자금 유치와 한국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금융 사업이다.

김대식 우리은행 중국법인장은 "우리는 중국 은행들에 비해 업무처리가 빠르고 친절한 것이 강점"이라면서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김 법인장은 "이를 위해 중국 현지인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인터넷뱅킹이나 기업금융, 카드 영업 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지난 연말부터 영업에 들어간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외국계 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동북3성지역과 산둥(山東)성 중심의 소매영업을 펼치고 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의 자제인 최종석 하나은행 중국법인장은 "하나은행은 한국인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현지인 중심의 중국 현지 토착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법인장은 "이를 위해 중국 금융계 저명인사인 중국생명보험 총경리를 사장으로 영입하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부국장을 감사로 영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은행은 동북3성 지역에서 다른 외국계 은행에 앞서 시장을 선점할 것이며 동북3성에서 지명도가 가장 높은 외국계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균 30%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보험의 경우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현지법인 형태로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계열사 대상의 손해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올 상반기부터 현대자동차 판매망을 근거로 자동차보험시장에도 진출, 중국 보험시장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개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 위주로 진출이 이뤄져온 중국 유통시장에도 최근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들이 시장개척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신세계에 선수를 빼앗긴 롯데백화점베이징올림픽 개막일 이전에 베이징의 핵심상권인 왕푸징(王府井)에 대규모 고급 백화점을 연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한국 교민들은 "한국 금융회사나 유통업체들이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시장에서 경쟁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