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시장동향

프랜차이즈↑ 동네제과??빵 시장 양극화

곡산 2008. 1. 3. 18:07
프랜차이즈↑ 동네제과??빵 시장 양극화
파리바케트 등 광주 점유율 60%
동네 제과점 수 10년새 절반으로
입력시간 : 2007. 12.22. 00:00



"빵 맛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보고 사먹는 경우가 많아요. 광주에 점포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제 마음껏 먹을 수 있겠네요."

지난 10월 27일. 광주 동구 충장로에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크리스피크림 도넛 충장점이 오픈하자 공짜 음료수와 말로만 들어본 다디단 도넛을 맛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입맛이 더욱 서구화되면서 빵 시장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리바케트 등 브랜드화 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는 꾸준히 증가 추세이다. 반면 동네 제과점은 밀가루 가격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맞물리면서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 도넛 프랜차이즈까지 가세해 동네 제과점들은 더욱 맥을 못 추는 형국이다. 광주지역 빵 시장도 점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케트ㆍ뚜레쥬르ㆍ크라운베이커리ㆍ신라명과 등 4대 베이커리 업체는 최근 3년간 매년 2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각 지역별 가맹점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광주지역의 경우 (주)샤니의 파리바케트는 61개 점포를 두고 있다. CJ 푸드빌의 뚜레쥬르 18개, 크라운 제과의 크라운베이커리 20개 등이다. 이밖에 던킨도너츠 14개, 전국에 26개의 점포를 둔 롯데쇼핑의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최근 광주 충장로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반면 동네 곳곳마다 있던 제과점은 1995년에 460개에서 2005년도 261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광주지역 빵 시장 점유율을 보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가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단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 자본을 이용한 일괄적이고 다양한 제품 개발과 세련된 서구적 이미지가 한몫했다. 또 이동통신사와 제휴한 할인 혜택과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더구나 최근 트랜스 지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웰빙 트렌드에 맞춰 곡물ㆍ호박ㆍ고구마ㆍ견과류 등을 함유한 건강식 제품을 개발해 발 빠른 변신을 시도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다수 영세한 동네 제과점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밀가루, 버터 등 원재료 상승으로 영업이 더욱 어렵게 됐다.

또 과거 같으면 며칠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로 특수를 누릴 법도 하지만 별다른 매출 상승을 체감할 수 없다고 한다.

광주역 근처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광주 사람들은 유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서 동네 빵집에서 만든 빵은 잘 사먹지 않는다"며 "가뜩이나 밀가루ㆍ설탕 등의 재료 가격까지 올라 점점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제과점 주인은 "예전 같으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기에 분주했을 텐데 최근 몇 년 새 제과점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할 줄 아는게 빵 만드는 기술이라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라 기자 sr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