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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문다. 올해도 가장 큰 소망은 <건강>이었다. 건강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인류의 건강을 위해 국가와 의·과학계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국민 건강과 밀접한 의료·의약·식품 분야의 7대 뉴스를 소개한다.
① 트랜스 지방 표시제 도입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이 발가벗겨진 해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내에서 이슈화된 트랜스 지방의 추방을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핵심은 이달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트랜스 지방 함량 표시제. 또 1회 제공량에 트랜스 지방이 0.2g 미만 함유된 가공식품에 대해서만 ‘0’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트랜스 지방 섭취를 줄이려면 함량이 ‘0’으로 표기된 식품이나 ‘저트랜스 지방 식품’(식품 100g당 트랜스 지방 0.5g 미만) 등을 선택하면 된다. 이 같은 영향을 받아 식품업체들은 가공식품의 트랜스 지방 함량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② 생애 전환기 맞춤형 건강진단 실시
장년기로 접어드는 만 40세와 노년기로 넘어가는 만 66세는 건강에 특히 조심해야 할 시기. 보건복지부는 이를 ‘생애전환기’라 규정하고, 올해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 기회를 제공했다. 건강진단표를 받지 못했거나 분실한 경우 가까운 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전화(1577-1000)하면 우편으로 보내준다. 올해 1차 검진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2차 검진은 내년 1월 말까지 실시된다.
③ 어린이 감기약 파동
‘어린이·유아에게 감기약을 처방해도 되나’를 놓고 국내외에서 논란이 가중됐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의약품협회(CHPA)가 14개 어린이용 감기약에 대해 자진 리콜을 한 것이 사건의 단초가 됐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감기약 성분 7가지에 대해선 2세 또는 6세 미만 어린이에게 사용을 중지하도록 FDA에 권고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사태 추이를 관망하다 “2세 미만 영아는 감기약 복용에 앞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관련 기준 개정안을 입안, 예고했다.
④ 세브란스 JCI 인증
의료의 표준화는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진료 품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건. 지난 7월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이 미국의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았다. 2년여 동안 3000여 병원 직원들이 ‘뼈를 깎는 관행과의 싸움’을 통해 진료 및 병원관리 부문 총 1033개 항목을 매뉴얼화하는 데 성공했다. JCI 인증은 글로벌 병원으로 나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미국 민간 의료보험사가 병원과 계약을 체결할 때 최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조건이기 때문. 현재 몇몇 병원이 JCI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⑤ 비타민 보충제 ‘코펜하겐 쇼크’
지난 2월 미국의학협회지(JAMA)엔 ‘항산화 비타민제가 사망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논문이 실렸다. 이는 항산화 비타민이 유해산소를 없애 노화·암 예방을 돕는다는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내용. 이 연구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주로 이뤄져 ‘코펜하겐 쇼크’라고 한다. 학자들은 ‘항산화 비타민을 질병 예방을 위해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논문 한 편으로 ‘항산화 비타민=유해’라는 등식을 수용하기엔 이르지만 오래 지속돼온 ‘비타민 전쟁’이 다시 불붙은 셈이다.
⑥심평원의 병원 수술 정보 공개
지난 5월 본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단독 입수, 6대 암을 포함해 백내장·치핵·인공관절 등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의 명단과 순위를 공개했다. 병원의 성적표나 다름없는 수술 건수 공개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환자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상위권에 들지 못한 병원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료를 공개한 심평원은 기획예산처가 주관한 경영혁신 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고, 보건복지부는 병원 평가 강화와 병원 정보의 공개를 적극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⑦ ‘유전자 기능 규명’ 노벨생리·의학상
올해의 노벨생리·의학상은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낸 미국의 마리오 카페키와 올리버 스미시스, 영국의 마틴 에번스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20여 년 전에 개발한 ‘유전자 변형’ 기술은 지금도 유전질환은 물론 암·당뇨병·알츠하이머병 등을 연구할 때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예컨대 특정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를 만든 뒤 이 생쥐에게서 실제로 암 발생이 억제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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