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서 식사·쇼핑하는 `몰링형 음식점` 잘나간다 | ||||||||||||||||||
한곳서 쇼핑ㆍ영화관람까지 해결 호텔 뷔페ㆍ레스토랑에도 손님몰려 | ||||||||||||||||||
어쩔 수 없이 명동역 인근에 있는 일식당을 알아보려던 현씨는 해당 식당이 몇 주 전 문을 닫았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놀랐다. 속사정을 알아보니 손님이 크게 줄어 몇 달 동안 적자에 허덕이다가 결국 문을 닫게 됐다는 것. 음식맛은 별로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인테리어가 고루한 데다 식당 나름대로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참여정부 최대 민생 현안으로 꼽히는 양극화 현상이 식당가에도 예외가 아니다. 잘 되는 곳은 며칠을 기다려도 자리잡기가 쉽지 않은 반면, 점심이나 저녁식사 시간에도 앉아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 `과연 이익이 날까`라는 의문이 드는 곳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 주요호텔 식당 연일 손님 넘쳐 = 신라호텔 `파크뷰`는 국내 호텔 뷔페 레스토랑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곳이다. 월 평균 9억원 선. 지난 4월(7억원 선)과 비교하면 6개월여 만에 30% 가까이 신장했다. 주말 저녁이면 오픈된 장소에서 스테이크 등 각종 요리를 즉석 조리해 선보이는 `A La minute(즉석요리)`를 맛보기 위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쉐라톤 그랜드워커힐호텔의 자랑인 뷔페 레스토랑 `포시즌`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손님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일주일 동안 25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12월 저녁식사 예약이 거의 다 찼을 정도로 인기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운영하는 지중해 음식 전문 레스토랑 `마르코폴로`는 요즘 자리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강남지역 멋진 야경을 감상하기 위한 손님으로 3개 별실을 포함한 230석 규모 좌석이 연일 꽉 들어찬다. 웨스틴조선호텔 `컴파스 로즈`도 신선한 해산물 뷔페를 이용하려는 고객이 많아 자리잡기가 어렵다. 일선 식당가에도 잘 되는 곳은 미어터질 정도다. 강남지역을 대표하는 한우 레스토랑인 삼원가든은 매일 저녁 밀려드는 손님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청담동을 대표하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퓨전 갈비 레스토랑인 퓨어멜랑주도 최근 몇 달 동안 고객 수를 5~10% 늘리며 호황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한때 유명세를 탔던 L식당은 최근 속절없이 떨어지는 매출에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 명동지역에 위치한 I일식집은 과거 호황을 누린 적도 있으나 최근 문을 닫았다.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폐업한 음식점은 총 4324개. 1년으로 환산하면 5만여 개에 달한다. 음식점 양극화의 어두운 단면이다.
레스토랑 사이에서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이유는 뭘까. 먼저 최근 소비트렌드로 떠오른 `몰링`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몰링(malling)`이란 한 장소에서 식사를 하고 쇼핑을 즐기고 영화관람 등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소비 행태를 뜻한다. 이에 따라 레스토랑 주변에 어떤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느냐가 성패를 결정하는 데 주요한 잣대가 된 것이다. 마르코폴로는 국내 최대 실내 복합문화공간인 코엑스와 연결돼 있다. 따라서 방문객은 식사 후 200여 개가 넘는 상가에서 쇼핑을 할 수 있고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도 있다. 퓨어멜랑주에서 저녁식사를 한 사람은 바로 위층에 있는 퓨전 주점 `메자닌`에서 와인과 사케를 마시고 4층에 위치한 `키예레`에서 손ㆍ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차별화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산마 유자청 무침`이나 `복분자 석류 알로에`는 워커힐 포시즌에서만 맛볼 수 있다. 주말은 하루 평균 600여 명이 넘는 고객이 찾는다는 마포 한우집 `청태산`은 서울에서는 드물게 100% 강원도 횡성산 암소 고기를 취급한다. 반면 L식당은 십여년 동안 똑같은 메뉴만을 고집하다 소비자들의 변하는 취향을 따라잡지 못했고, I일식집도 다른 식당과 구별될 만한 차별점을 갖지 못해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신규 점포들이 입지 조건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양극화 심화의 원인이다. 지난 9월 한 달 간 한국음식점중앙회에 가입한 신규 음식점은 대략 4800여 개.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영세 점포까지 합치면 그 수는 5000여 개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에 있는 음식점 수가 45만여 개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월 1%가 넘는 수가 새로 생겨났다 없어짐을 반복하는 것이다. 오구환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전무는 "상권이나 자기 점포만의 특화전략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식당 문을 열면 십중팔구는 반드시 망한다"고 지적했다. [이명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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