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이마트 자체상품(PL)은 짝퉁?

곡산 2007. 11. 12. 11:01
이마트 자체상품(PL)은 짝퉁?
오리지널 제품과 이름ㆍ포장 비슷해 소비자 착각하기도

◆대형마트 가격혁명에 제조업체 몸살 (上)◆

지난 9일 저녁 이마트 공항점에 들른 주부 김 모씨(38)는 쌀과자를 카트에 담으려다 멈칫했다. 그동안 종종 사먹던 제품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기 때문.

자세히 들여다보니 최근 이마트가 가격을 내렸다며 홍보하고 있는 자체 브랜드(PL) 제품이었다. 포장과 이름이 기존 제품과 비슷해 잠시 `오리지널 제품`으로 착각했던 것. 김씨는 집었던 쌀과자를 내려놓고 바로 옆 진열대에서 종전에 즐기던 제품을 골랐다.

김씨는 "왜 `짝퉁`처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1위 제품처럼 보이게 해서 하나라도 더 팔려고 한 게 아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달 중순부터 PL 제품을 대폭 확대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제품 중 일부는 선발제품인 제조업체 브랜드(NB) 제품과 이름이 거의 같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마트 PL 제품이 후발주자인 점을 들어 먼저 나온 `오리지널` 제품 인기에 편승하려고 이같이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는 기린에서 납품받은 쌀과자인 `쌀로빚은별`을 PL로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기린이 이미 판매 중인 `쌀로별`과 이름과 포장이 거의 비슷하다.

특히 가운데 글자인 `빚은`은 작게 표기해 소비자가 `쌀로별`의 시리즈 제품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이마트는 애초 `쌀로별`과 똑같은 이름으로 제품을 내려다가 브랜드 혼동을 염려한 기린 측 요청으로 `쌀로빚은별`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신송식품에서 납품하는 PL 제품 `태양초고추장골드`도 비슷한 사례다. 시장 주도 제품인 `해찬들 태양초고추장골드(CJ제일제당)`와 이름이 비슷한 데다 서로 옆에 진열돼 있어 같은 회사 제품으로 혼동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따라 이마트가 이번 PL 제품을 기획하면서 일부 제품은 사실상 선발제품을 베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제 막 선보인 PL 제품을 눈에 잘 띄는 자리인 골드존에 진열해 소비자들이 1위 제품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마트가 PL 제품 판매를 위해 제품 진열 원칙마저 깨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기존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며 "무임승차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진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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