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시사

인공감미료 스플렌다 안전성 논란

곡산 2007. 11. 10. 08:04
인공감미료 스플렌다 안전성 논란
미국 소비자단체, FDA에 부작용 조사와 함께 시판철회 요청

 

박상표 기자 dandelio@shinbiro.com

 


   
▲ 설탕 대체 감미료로 인기가 높은 스플렌다(성분명 : 수크랄로스)의 부작용에 대한 조사와 함께 이 제품의 시판을 철회해달라고 미 FDA에 청원을 제출한 미국의 소비자단체 《건강을 위한 시민회(Citizens for Health)》

설탕 대체 감미료로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스플렌다(Splenda)의 안전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단체인 《건강을 위한 시민회(Citizens for Health)》는 4월 3일 FDA에 제출한 청원서에서 설탕 대체 감미료로 인기가 높은 스플렌다(성분명 : 수크랄로스)의 부작용에 대한 조사와 함께 이 제품의 시판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스플렌다는 존슨 앤 존슨사의 맥네일 식품 회사의 기술 특허로 테이트 앤 라일(Tate and Lyle)사에서 제조하고 있다. 최근 대량 시판되고 있는 인공 감미료로 이 제품의 수크랄로스(Sucralose) 라는 성분은 설탕의 수소 및 산소에 염소로 치환한 설탕의 변형 물질이다. 설탕 대용으로 1998년 이후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FDA 제품 승인때부터 시작된 스플렌다 안전성 논란


안정성 논란은 1998년에 FDA가 이 제품의 사용을 승인할때 내놓은 보고서에 생쥐의 세포에 작은 유전적 손상을 남겼다는 내용에서 출발했다.

듀크대 메디컬 센터의 의료심리학과 교수이자 감미료 전문가인 수잔 쉬프먼 교수를 비롯한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스플렌다가 FDA의 사용승인을 받자 “식품제조업자들과 FDA는 돌연변이 유도물이 약간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아무리 조금이라도 돌연변이 유도물을 음식물로 섭취하고, 그것도 오랫동안 먹을 경우, 그 사람의 난자나 정자, 다음 세대에 미칠 영향은 알 수 없다"며 꾸준하게 안정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다.

또한 스플렌다와 같은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식품이나 음료가 사람들의 체중을 줄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스플렌다(수크랄로스)의 구조식과 화학식 (출처 : 식약청)
예일대 의대 교수로 영양전문 공중보건학자인 데이빗 카츠 박사는 15년간 환자를 치료하며 관찰한 결과 인공감미료가 많이 든 음식을 먹는 사람은 보통 설탕이 든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해 칼로리 절약분을 상쇄시키고 만다고 말한다. 즉, 인공감미료는 비만, 당뇨병을 일으킬 우려가 큰 단 음식에 대한 갈구를 영구화시키기 때문에 건강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양학 관련 저널인 《뉴트리션 리서치 리뷰(Nutrition Research Reviews)》2006년 3월호와 2006년 2월 26일자 《`메디컬뉴스투데이》도 영국 웨일스 대학의 데이비드 벤톤 교수팀은 인공감미료가 체중조절과 에너지 섭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인체에 단기적인 도움이 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이점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 위통 및 소화불량 등 부작용 조사, 시판철회해야 주장


이번에 청원서를 제출한 소비자 단체 《건강을 위한 시민회(Citizens for Health)》의 변호사이며 이사회 회원인 터너(Jim Turner)는 "수많은 소비자와 의사들은 이들 회사를 상대로 이 감미료의 위통 및 소화불량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이 감미료는 설탕과 관련이 있는 제품이 전혀 아닐 분 아니라 강력한 화학 반응으로 이루어진 인공 감미료" 라고 평가했다.

한편 스플렌다를 판매하고 있는 테이트 앤 라일(Tate & Lyle)사는 이 청원이 스플렌다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일축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 제품에 대한 단순한 사실은 어떤 부작용도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안전성 문제나 경고 문구는 결코 필요치 않다" 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FDA가 허가한 아스파탐(Aspartame)이나 사카린(saccharin) 같은 인공감미료도 건강상의 위험문제가 뒤늦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로 미루어볼 때 스플렌다(Splenda)의 안정성 논란도 비슷한 경로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현재 스플렌다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 판매되는 소프트 음료, 스넥 식품 및 기타 식품의 84% 가량에 이 제품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다.


   
▲ 존슨 앤 존슨사의 맥네일 식품 회사의 기술 특허로 테이트 앤 라일(Tate and Lyle)사에서 제조하고 있는 설탕 대체 감미료 스플렌다(Splenda)

스플렌다(수크랄로스)는 한국에서도 식약청의 사용 승인을 받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식약청이 설정한 수크랄로스의 사용기준은 ▲건과류 1.8g/kg 이하, ▲ 껌 및 인삼껌 2.6g/kg 이하, ▲쨈류 1.0g/kg 이하, ▲음료수, 가공유류, 발효유류 0.40g/kg 이하, ▲커피, 홍차 등에 직접 넣는 설탕 대체식품 12g/kg 이하, ▲영양보충용 식품, 환자용 식품, 식사대용 식품 1.25g/kg 이하, ▲기타 식품 0.58g/kg 이하로 설정되어 있다.


●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을 위해서는 예방적 금지 원칙 지켜야


현재 다국적 제약회사나 식품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미국 FDA의 행정처리방식으로는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전까지 미국 국민들을 비롯한 전세계 시민들은 관련 의약품이나 식품을 무방비 상태로 섭취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의약품이나 식품의 위해성 논란은 ‘예방적 금지’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만 한다.

살제로 스플렌다의 안전성 논란에 대해 FDA는 스플렌다가 다른 인공 감미료에 비해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계속 안전성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FDA식품 첨가물 안전관 타란티모(Laura Tarantino)씨는 “식품 관련 문제에 대한 보고 체계가 있으나 아직 스플렌다에 대한 부작용 증거는 없다”며 “무얼 먹고 배가 아프다고 할 때 어떤 음식 때문인지는 명확하게 꼬집어 말할 수 없어 복통이 스플렌다의 부작용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변명했다.

이러한 스플렌다의 안전성에 대한 다국적 식품기업과 미 FTA의 입장을 통하여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예방적 금지’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한 회원은 “의사, 약사, 한의사, 수의사 등 한국의 보건의료관련 전문가와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보건복지부, 식약청 등 식품안전 관련 공무원들, 그리고 소비자 단체와 시민단체도 인공감미료 스플렌다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해야만 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식품안전은 미국이나 유럽의 전문가들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지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