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이마트 가격파괴 선언 ‘초긴장’

곡산 2007. 10. 25. 08:34
이마트 가격파괴 선언 ‘초긴장’
식품업계, 대형마트 ‘PL상품 강화’에 하청기업 전락 우려
이상택 기자, 2007-10-19 오전 10:12:03  
납품단가 맞추기 위한 저질제품 공급 부작용 지적도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가 PL(자체브랜드)상품을 늘려 제품 가격을 현재보다 최고 40%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식품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식품 판매비중이 할인점에서 평균 50%를 상회하는데다 이마트의 가격 혁명 선언은 후발 할인점의 PL상품 늘리기로 자연스럽게 연결돼 식품업체들의 이익 둔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유통업계 및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경상 이마트 대표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제품가격을 현재보다 40%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원가구조개선, 협력회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상품가격을 조정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가격정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발표에 식품업계는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들의 하청업체화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형 할인점들이 자체 브랜드상품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식품업체들의 자체 브랜드(NB) 비중이 낮아졌는데 아예 대놓고 가격 파괴를 선언하면 업체들의 설 곳은 그만큼 줄어드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PL상품과 식품업체의 브랜드 상품과는 판매가격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식품업체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이마트를 예로 볼때 PL 상품인 ‘이마트 검은콩 참깨우유’는 195ml 20개들이가 9900원인데 반해 모업체의 검은콩 참깨우유는 1만1400원으로 1500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마트 태양초 고추장은 3Kg짜리가 9900원이지만 모업체의 태양초 고추장은 2.8Kg이 1만2700원을 받아 3700원의 차이를 보이는 등 PL상품과 NB상품과의 가격격차는 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PL상품 늘리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직접적으로 상품 가격을 40% 낮추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제조업체들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1위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할인점 입점도 어려운 상황에서 PL상품이 더욱 늘어나면 식품업체의 연구개발 의욕은 고사하고 대형할인점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한숨졌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것이 가중되면 출혈경쟁에 따른 연쇄도산이 불가피하고 종국에는 소비자들도 싸지만 질 낮은 제품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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