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식품업계 몸집 불리기 ‘붐’

곡산 2007. 9. 23. 15:19
식품업계 몸집 불리기 ‘붐’
경쟁업체 M&A통해 전문그룹 시너지 극대화
이상택 기자, 2007-09-20 오후 7:35:43  
식품업계가 몸집 불리기를 통해 확고한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지난 2003년을 전후해 식품업계의 M&A 광풍을 예견한 바 있다. 좁은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M&A만한 것도 없다는게 이유였다.

이런 예측을 실천에 옮기기라도 하듯 식품업계에는 열풍이 몰아쳤다. 대상은 IMF를 전후로 해 사세가 약해진 기업이 1차 목표였지만 그뒤로는 알짜기업들도 레이더망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사 사업을 하는 경쟁업체를 인수하며 특정 분야를 특화시키는 그룹들도 생겨나고 있다.

사조그룹은 독보적인 수산물 가공 식품 그룹으로 우뚝서게 됐다. 작년 11월 대림수산을 손에 넣더니 최근에는 수산물 가공업계의 최대 경쟁자였던 오양수산까지 품에 안으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사조그룹은 사조산업 1900억원(2006년 매출기준), 대림수산 1900억원, 오양수산 1000억원 등 수산가공식품을 통해서만 한해 5000억원대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하이트-진로그룹도 M&A를 통해 주류 전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하이트는 97년 전북의 소주업체였던 보배의 주식을 매입하며 소주사업과 연관을 맺었다.

특히 하이트는 2005년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진로를 손에 넣음으로서 맥주 넘버원 브랜드와 소주 넘버원 브랜드를 양손에 쥐게 됐다.

또한 M&A는 아니지만 그룹산하에 양주 도소매를 하는 하이스코트에다 진로발렌타인스의 지분중 30%까지 갖고 있어 맥주·소주· 양주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의 주류 전문그룹임을 확고히 했다.

한국야쿠르트의 경우도 유제품 전문 그룹으로 거듭난 케이스다.

유산균 발효유와 우유 등을 판매하는 한국야쿠르트는 1998년 부산의 유업체 비락을 인수했다.

또한 2004년에는 최명재 당시 파스퇴르 유업 회장일가가 보유하던 파스퇴르 유업 주식 100%를 500여억원에 인수함으로서 유제품 시장의 삼각 편대를 이루게 됐다.

회사 측은 파스퇴르의 인수는 종합 유제품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수로 발효유·우유·분유·치즈사업을 모두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비락, 파스퇴르유업 등 3개사가 1년에 벌어들이는 돈은 한국야쿠르트 9700억원, 비락 1300억원, 파스퇴르유업 1400억원 등 1조24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닭고기 전문업체인 하림의 경우도 육가공그룹으로 발돋움할 태세다. 하림은 1988년 부도이후 법정관리에 있던 주원농산을 2002년 인수하며 오리의 가공 및 유통 사업에 뛰어 들었다.

또한 최근에는 관계사인 농수산홈쇼핑을 통해 돼지고기 전문업체인 선진을 인수함으로서 닭, 오리, 돼지에 이르는 육가공사업의 전문 그룹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제빵업계에서는 SPC그룹이 대표적인 전문그룹이다.

SPC는 샤니, 파리바게트, 던킨 등 산하에 전문 빵 회사를 갖고 있으면서 2002년 6월 901억원에 삼립식품을 인수하며 철옹성을 세웠다.

SPC그룹은 지난해 1조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밖에 동원F&B가 DM푸드와 해태유업을 차례로 인수하며 유제품 소그룹을 이뤘고 한국제분도 2000년 3월 대한생명 계열인 동아제분을 인수하며 한국동아제분 그룹을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식품업계의 추세가 되고 있다” 며 “특히 유사 사업을 하는 경쟁업체를 인수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도 하나의 특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식품환경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