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하기' 미투제품에 제동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 2007-08-26
남이 힘들여 개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나면 비슷한 포장에 유사한 컨셉트의 제품을 만들어 팔아오던 식음료 업계의 ‘미투(Me Too)마케팅’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남양유업이 빙그레가 제조·판매해온 ‘참맛좋은 우유NT’제품이 자사의 ‘맛있는 우유GT’를 모방했다며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소송에 법원은 일단 남양유업의 손을 들어주었다. 서울지방법원 민사13부는 최근 “빙그레가 제조·판매하는 ‘참맛좋은 우유NT’의 제품 포장디자인과 컨셉트 등이 경쟁사인 남양유업의 ‘맛있는 우유GT’를 모방한 점이 인정된다며 해당제품의 포장용기및 이를 사용한 제품을 모두 파기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남양유업이 빙그레를 상대로 제소한 부정경쟁행위금지 소송에서 남양유업 측이 승소한 것. 식음료 업계에 만연한 이른바 ‘미투전략’이 법의 철퇴를 맞은 것이라 업계에 난무하는 미투전략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04년 8월 우유맛을 개선한 자사 제품 ‘맛있는우유GT’를 먼저 시장에 내놓아 하루 120만개 이상씩 판매하는 등 히트를 치자. 빙그레가 2006년 3월 거의 비슷한 디자인과 브랜드를 내세운 ‘참맛좋은 우유NT’를 출시해 자사제품의 인기에 편승해 부당한 이득을 얻었다며 지난해 10월 소송을 냈다. 법원은 2005년 매일유업의 불가리아가 역시 남양유업의 불가리스를 모방했다며 판매를 금지하는 판결을 내려 남양우유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 미투는 식음료업계 기본전략
식음료·제과 업계 등은 그동안 시장의 규모를 키운다는 공동의 목표아래 어느 정도 ‘미투 전략’을 묵인해왔다. 매일유업이 ‘맛있는 우유속 딸기과즙’으로 과즙우유 시장에 처음 뛰어들자 4년 뒤 남양유업은 ‘우유속 진짜 과즙 듬뿍’ 시리즈를 내놓았는 등 이번에 승소한 남양도 ‘미투 마케팅’을 일부 구사해왔다. 게다가 뒤늦게 출발한 미투제품이 원조제품의 인기를 뛰어넘는 경우도 있다. 남양이 ‘니어워터’를 먼저 내놓았으나 정작 인기를 끈 것은 롯데의 ‘2%부족할 때’였다.
이런 류의 미투논란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크라운 죠리퐁에는 롯데 졸리굿이. 해태제과의 인기 장수제품인 홈런볼에는 롯데의 마이볼이 미투상품으로 따라붙었으며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인기를 끌자 동화약품의 비타 1000이 곧바로 등장했다. 광동제약이 지난해 출시한 ‘옥수수수염차’의 경우 롯데칠성. 웅진식품. 동원F&B 등 대부분 음료업체가 미투제품을 내놨을 정도. 서울유유가 지난달 출시한 ‘내가 좋아하는 하얀 바나나’는 매일유업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의 미투 상품이다.
관례화된 식음료업계의 미투전략에 헷갈리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주부 윤성원씨(36)는 “어떨 때는 포장과 이름만 비슷했지 맛이나 품질 차이가 너무 나기도 한다”며 “분식점 칼국수 한그릇도 그렇듯. 식품회사들은 포장만 흉내내지말고 제대로 개발한 상품을 만들어 파는 장인정신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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