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참 정겨운 말이다.
오실 땐 단골 손님 안 오실 땐 남인데…
앗~~~싸…
언제 가도 부담없이 반갑게 나를 알아주는 단골집…
그래서 남자들은 그런 단골집을 가지고 있게 된다.
주머니가 비어도 갈 수 있고…
가끔은 엉망으로 술이 취해도 거둬 줄 수 있는 단골집…
과연 우리는 그런 단골집을 몇 집이나 거느리고 있는가?
남자에게는 적어도 세 종류의 단골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단다.
첫번째 유형은 선술집 유형이다.
비라도 추적추적 내리면 괜히 발걸음이 그곳으로 향하고
항상 가면 손에 물이 마를 날 없는 할머니가
왔어? 하고는 반겨주고…
드럼통 엎어 놓고 연탄 불 가운데 들어가 있는…
돼지 껍대기도 좋고…
꼼장이 구이도 좋고…
쭈꾸미 주물럭도 좋고…
뭐라 뭐라 주문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 안주 내 오고…
술 한병 턱 내 오고…
술이 취해 비틀거리면 일어서면 벌써 가게?
할머니 나 가요… 뽀뽀…
찌익(외상 긋는 소리)
매일 가도 몇 년에 한번 들른 것처럼…
몇 달 만에 한번 가도 매일 온 것처럼…
하하하…….
술값이야 주면 받고 안주면 달아 놓고…
(그런 집일수록 술값은 정확히 계산해야 함)
이런 유형의 단골집이 한군데 정도는 있어야 한다.
두번째 유형은 고독을 씹는 카페 유형이다.
남자라고 어디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없겠는가?
매일 흥청망청 거리고 코 삐뚤어지게 마시라는 법이 있는가?
가끔은 혼자 앉아 이것저것 생각도 해보고…
괜히 쓸쓸한 척도 해보고…
그런 날들이 있다.
남자는 늘 이혼을 꿈꾼다나?????
우라질....
그럴때 슬그머니 딸랑 거리는 방울 매달아 놓은 문 열고 들어가
구석진 자리에 앉아 있으면…
카운터에 다소곳이 앉아 있던 마담이 알아서
잔잔한 최진희나 심수봉 노래 테이프로 틀어놓고 다가와
조용히 맥주 몇 병 내려놓고 가는 그런 집이다.
술 시키라고… 안주 시키라고… 시끄럽지 않고
한 병을 시키던 세 병을 시키던 그냥 그렇게 내버려 놓는 그런 집이다.
가끔은 마주 앉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같이 나누며
때로는 울분을 받아 주고…
또 때로는 같이 슬퍼해 주는 그런 집이다.
하하하…
그러다가 정들면 어쩌지???
세 번째 유형은 아주 고급스러운 호텔 스카이 라운지 유형이다.
가끔은 귀한 손님을 만난다던지…할 때
갑자기 전화해서 호기 있는 목소리로
지배인 바꿔….
창가 전망 좋은 자리로 예약을 하고
들어서면 귀한 서비스 받아가면서
이 와인이 어떻고…………. 잘은 모르지만 대충…
고기는 미디엄이 어떻고…. 난 생고기가 좋은데…
칼질 폼나게 하면서………. 젓가락이 편하지… 그럼….
폼나게 시간 보낼 수 있는 그런 유형이다.
이름 석자 기억해 주고…
몇 달에 한번 가도 얼굴 기억해 주는 지배인이 있는 그런 폼나는 곳…
가끔은 왜 안오시냐고 전화해 주는 그런 곳…
이런 유형의 단골집도 반드시 필요하다.
과연 나는 몇 집이나 거느리고 있을까?
하하하….
분위기 따라… 기분 따라…
오늘도 그렇게 정처없는 나그네 발걸음은 단골집으로 향한다.
추적 추적 어둠이 내리는 도심 뒷골목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한걸음 한걸음 옮긴다.
휴우....
전화(?)나 해 볼까????
뭘 알아야 하지….
탁!!!
휴대전화 뚜껑을 거칠게 닫아 버린다.
우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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