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은 K푸드] '라면 국가대표' 농심, '새우깡·바나나킥' 70개국 누빈다
매출 85% 라면 의존 탈피…2030년 '매출 7.3조·해외비중 61%' 목표
'바나나킥' 수출 70% 폭증…'메론킥' 미 월마트·코스트코 잇단 입점

[더구루=진유진 기자] 농심이 '신라면'으로 구축한 글로벌 유통망에 스낵 라인업을 대거 배치하며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면에 치우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비전 2030' 달성을 이끌 제2의 성장 동력으로 스낵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내에서 검증을 마친 스테디셀러 확장 전략과 트렌드형 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을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2일 농심에 따르면 국내 스낵 브랜드 1위 '새우깡'을 비롯해 '바나나킥', '먹태깡', '메론킥' 등 총 23개 스낵 브랜드를 전 세계 약 7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K-푸드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신라면에 이어 스낵의 수출 품목과 현지 입점 채널을 늘리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장기 경영 전략인 비전 2030과 궤를 같이한다. 라면과 스낵을 양대 축으로 삼는 '듀얼 코어'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특정 카테고리에 편중된 수익 구조는 원자재 가격이나 시장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스낵 사업을 외형 성장의 또 다른 축으로 세우겠다는 뜻이다.
실제 실적 구조는 라면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연결 기준 전체 매출 3조5143억원 가운데 라면이 2조9910억원으로 85.1%를 차지했다. 스낵 매출은 4875억원으로 13.9% 수준이다. 수출 역시 총 3384억원 중 라면이 2280억원(67.4%)을 기록한 반면, 스낵은 304억원(9%)으로 집계됐다. 스낵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6.2%인 만큼, 도약의 여지가 큰 분야로 평가받는다.
농심이 내놓은 성장 해법은 '스테디셀러의 확장'과 '트렌드 신제품 발굴'이다. 지난 1971년 탄생한 새우깡에 안주 콘셉트를 이식한 '먹태깡'은 누적 판매량 5200만 봉을 넘어섰고, 후속작 '육포깡'은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 봉을 돌파했다. 육포깡 수요가 급증하자 농심은 부산·아산 공장에 이어 구미 공장 라인까지 생산에 투입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과일 풍미를 더한 '킥' 시리즈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 중인 '바나나킥'은 글로벌 K팝 아티스트 제니의 언급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약 70% 급증했다. 이 같은 화제성은 실질적인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져 후속작 '메론킥'이 미국 월마트·코스트코·아마존 등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에 대거 입점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농심은 최근 1년 반 동안 '망고킥', '빵부장' 등 17종의 스낵 신제품을 쏟아낸 데 이어 피치킥·포도킥·레몬킥 등 10여 건의 상표권을 추가 출원했다. 이에 힘입어 스낵 수출액은 지난해 304억원으로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스낵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233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해외 판매망 구축도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내 대형마트 입점 확대와 더불어 중국에서는 현지 간식 전문점 전용 제품을 늘리며 판매 거점을 다각화했다. 유럽·러시아 법인 설립에 이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등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현지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스낵 특유의 물리적 한계는 넘어야 할 과제다. 스낵은 라면보다 부피 대비 단가가 낮아 물류비 부담이 크고, 감자칩·나초 같은 현지 강자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해외 스낵 생산 기지도 중국 심양 공장 정도가 전부라 가격 경쟁력을 만들기 쉽지 않다.
농심은 대규모 해외 생산 설비 신설·증설 대신 현지 유통망 다변화와 이커머스 채널 효율화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커머스본부 산하에 '글로벌이커머스TF'를 신설하고 오너 3세 신수현 책임을 전면 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북미·중화권 법인을 총괄하는 신상열 부사장과 함께 온·오프라인 유통 인프라를 동시 가동, 유통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농심이 내건 비전 2030 핵심 목표는 연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해외 매출 비중 61% 달성이다. 라면만으로는 이 숫자에 닿기 어렵다는 게 회사 안팎의 공통된 계산이다. 바나나킥과 메론킥 등으로 트렌드 스낵의 해외 가능성을 확인한 농심은 하반기에도 신제품 발굴을 이어갈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해 국내외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히트 상품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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