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곤충도 생산단계부터 해썹 관리…정부, 인증 시범사업 도입
흰점박이꽃무지·갈색거저리 유충 대상 42개 항목 평가
잔류농약·중금속·미생물 위해요소 관리로 소비자 신뢰 제고
- 등록2026.06.29 09:40:18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용곤충이 미래 식량자원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정부가 생산단계부터 식품 제조·유통·판매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안전관리 인증체계 마련에 나선다. 곤충 사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잔류농약, 중금속, 미생물 오염 등 위해요소를 해썹(HACCP) 원칙에 따라 관리해 식용곤충 식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원장 한상배)과 함께 29일부터 ‘식용곤충 생산단계 안전관리인증기준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식용곤충 식품의 위생·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 식품 제조·가공단계 중심의 안전관리에서 나아가 곤충 생산, 즉 사육단계부터 위해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식용곤충은 단백질 공급원과 대체식량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사육환경과 먹이원, 용수 관리 상태에 따라 미생물 오염이나 중금속, 잔류농약 등 위해요소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생산단계부터 위해요소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인증체계를 도입해 원료 안전성 확보 기반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시범사업 대상은 식용흰점박이꽃무지유충과 식용갈색거저리유충을 생산하는 곤충생산업이다. 두 품목은 국내 식용곤충 생산 현장에서 비중이 높은 대표 품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곤충산업현황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곤충생산업은 2394개소이며, 이 가운데 식용곤충 생산업은 1727개소로 전체의 72.1%를 차지했다. 식용곤충 생산업 중 흰점박이꽃무지유충 생산업은 793개소로 약 46%, 갈색거저리유충 생산업은 296개소로 약 17% 수준이다.
곤충 판매 금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곤충 판매 금액은 2020년 413억9000만원에서 2024년 528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식용곤충 판매 금액은 240억3000만원에서 270억9000만원으로 약 12.5% 증가했다.
세계 시장 성장성도 크다.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식용곤충 시장은 2024년 약 13억5000만 달러에서 2030년 약 43억8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5%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번 인증기준은 총 42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선행요건 34개 항목과 HACCP 관리 8개 항목이다. 선행요건에는 사육시설 10개, 위생관리 10개, 먹이원·용수관리 5개, 사양·질병관리 6개, 출하관리 3개 항목이 포함된다. HACCP 관리 항목은 생산단계 위해요소 분석과 중점관리 체계 운영 여부를 평가한다.
주요 위해요소는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위해로 나뉜다. 생물학적 위해요소에는 살모넬라, 대장균, 바실루스 세레우스, 리스테리아, 곰팡이 등이 포함된다. 사육환경 오염, 먹이원 오염, 종사자 위생관리 미흡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 사육시설 위생관리와 종사자 교육, 출하 전 검사 등이 관리 방안으로 제시됐다.
화학적 위해요소는 납,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과 잔류농약, 동물용의약품, 곰팡이독소 등이다. 이는 사료·용수 오염이나 약품의 부적절한 사용 등에서 발생할 수 있어 먹이원과 용수 관리, 사양관리 기준 준수가 중요하다.
물리적 위해요소로는 돌, 금속, 유리, 플라스틱 등 이물과 곤충 사체, 이종 곤충 등이 꼽힌다. 사육시설 노후화, 포장 부실, 교차오염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며 사육시설 관리와 출하 관리, 포장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인증을 희망하는 식용곤충 생산 농가나 영업자는 해썹인증원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 시 인증 신청서, 곤충생산업 신고증, 곤충설명서, 곤충 사양관리 절차도, 사육장 평면도 등 5종의 구비서류가 필요하다.
신규 인증 처리기한은 40일이며,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수수료가 없다. 구비서류와 인증기준 42개 항목 평가 결과가 적합하고, 평가점수가 85% 이상이면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다. 인증을 받은 농가나 영업자는 해당 인증 내용을 표시·광고할 수 있다.
시범사업은 식약처, 농식품부, 해썹인증원이 역할을 나눠 추진한다. 식약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상 식용곤충 원료 등재, 기준·규격 마련, 인증제도 총괄 관리를 맡는다. 농식품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곤충산업법」상 생산단계 안전관리인증 제도 마련 등 정책 기반을 구축한다. 해썹인증원은 서류검토, 현장평가, 인증심사와 사후관리를 담당한다.
현재 식용으로 인정된 곤충은 메뚜기, 백강잠, 식용누에, 갈색거저리유충,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유충, 장수풍뎅이유충, 아메리카왕거저리유충, 수벌번데기, 풀무치 등 10종이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식용곤충 원료의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식용곤충은 미래 식량자원으로 성장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육환경과 원료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식약처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식용곤충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미래 식량자원인 식용곤충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주기 안전관리 기반을 마련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인증제도는 식용곤충 산업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인증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향후 제도화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썹인증원은 “식품·축산물 분야 HACCP 심사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식용곤충 사육단계 인증심사를 철저히 수행하고, 인증을 희망하는 영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지원도 실시해 업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와 농식품부, 해썹인증원은 식용곤충 사육 농가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안내하고, 인증 기준과 절차를 담은 ‘식용곤충 생산단계 안전관리인증 시범사업 가이드라인’을 해썹인증원 누리집에 공개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식용곤충의 원료 안전성 확보 기반을 조성하고, 관련 업계의 산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식품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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