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생건, 3000억에 해태음료 판다 [시그널]
이 기사는 2026년 5월 25일 17:12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LG생활건강(051900)이 해태htb(옛 해태음료)를 3000억 원에 매각한다. 뷰티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비핵심 자회사를 매각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해태htb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최근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특히 식음료(F&B) 분야에 강점이 있는 재무적투자자(FI)를 중심으로 인수 의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은 해태htb 매각 가격으로 3000억 원 이상을 희망하고 있다. 해태htb는 지난해 3741억 원의 매출과 10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해태htb의 기업가치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채를 포함한 해태htb의 자산가치는 약 4000억 원이다.
해태htb는 갈아만든배·포도봉봉·코코팜 등 과채 음료를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LG생활건강이 2011년 지분 100%를 인수했다. 2016년에는 음료 외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사명을 해태htb로 바꿨다.
LG생활건강이 해태htb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은 비핵심 사업부 정리를 통해 뷰티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090430)과 함께 전통의 화장품 강자였으나 인디브랜드가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에이피알(278470), 구다이글로벌 등 신흥 뷰티 기업에게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뷰티 사업의 구원투수로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선주 대표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지만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에 식음료(F&B) 자회사들을 매각한 이후 뷰티 기업의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F&B 자회사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당시 해태htb, 코카콜라 등 여러 계열사들이 매각 후보군에 올랐고, 이번에 해태htb 매각을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정리에 착수하게 됐다.
LG생활건강은 F&B 분야에서 성과를 낸 재무적 투자자(FI)들을 중심으로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3000억 원대의 희망 가격을 제안하면서 높은 가격을 받기보다는 거래 성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F&B 분야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현재 시장에 매물도 많은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해태htb의 성장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볼지에 따라 매각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F&B 분야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자금을 확보한 다음 뷰티 분야에서 M&A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스킨케어브랜드 토리든의 인수 검토도 중단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LG생활건강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959억 원 수준으로, 5000억 원대가 거론된 토리든 몸값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자회사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재원을 확보하는게 우선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이 자체 브랜드 성장과 M&A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뷰티 분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LG생활건강의 뷰티 매출은 5년새 반토막났고 에이피알 등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처럼 침체에 빠졌던 뷰티사업은 이 대표 취임 이후 개선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로레알코리아에서 미국 브랜드 키엘 매출을 끌어올린 데 이어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의 미국 진출을 주도한 화장품 마케팅 전문가다.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1조 5766억 원의 매출액과 10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7.1%, 24.3% 줄어든 수치이지만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는 의미가 크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다른 뷰티 기업 대비 부진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올해 1분기 뷰티분야에서는 7711억 원의 매출과 38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넘어섰다. LG생활건강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판매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어닝 서프라이즈의 배경으로는 중국 법인의 흑자 전환이 꼽힌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주력 채널인 중국법인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가 손익이 개선됐다를 반복하는 중”이라며 “실적 가시성이 회복되기까지 모멘텀은 지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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