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식품 속 항영양소·이소플라본 둘러싼 오해와 진실…과도한 우려 접어야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5.22 14:17
온라인 중심으로 확산된 특정 성분 유해성 정보, 과학적 근거 따져보니 유익성 더 커
콩 속 렉틴·곡물 피트산, 가열하고 조리하면 대부분 사멸…항산화·항암 효과 외려 주목
이소플라본, 적당량 섭취 시 갑상선 기능에 영향 무방…만성질환 예방하는 파이토케미컬
국내외 시장에서 채식주의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가속화되며 채소와 콩류, 통곡물을 중심으로 한 식물성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러한 식물성 식품들은 양질의 섬유질과 필수 비타민, 미네랄은 물론이고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현대인들의 건강 식단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부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특정 성분들이 인간의 신체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출처 불명의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대표적인 오해의 도마 위에 오른 성분인 ‘항영양소’와 ‘이소플라본’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명확히 규명하고 소비자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객관적인 분석이 제기됐다.
과학계에 따르면 항영양소(Antinutrients)는 본래 식물이 척박한 외부 환경과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일종의 ‘천연 방어 물질’이다. 체내에서 특정 영양소의 흡수를 일시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었으며, 대표적으로는 콩에 함유된 렉틴, 곡물류에 풍부한 피트산, 십자화과 채소에 들어있는 라피노스 등이 꼽힌다.
일부 정보에서는 렉틴(Lectin)이 장 건강이 취약한 사람에게 점막 자극이나 영양소 흡수 저해를 유발한다고 경고하지만, 이는 날것으로 섭취했을 때의 극단적인 상황에 해당한다. 렉틴은 열에 매우 취약해 끓이거나 굽는 일상적인 조리 과정을 거치면 비활성화돼 사실상 인체에 미치는 해악이 전무하다. 외려 최근 학계에서는 렉틴이 면역 세포를 자극해 신체 면역력을 높이고, 항산화 및 항암 작용을 돕는 유익한 기능성에 주목해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곡물과 견과류의 피트산(Phytic acid) 역시 철분이나 아연 같은 미네랄 흡수를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지만, 이 또한 일상적인 식습관에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피트산은 식품을 물에 장시간 불리거나, 발효 및 가열 조리하는 과정에서 상당량 감소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피트산은 체내 유해한 중금속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탁월한 해독 작용을 하며, 강력한 항산화 효과로 세포 노화를 방지하고 혈당 조절에 기여하는 등 현대 만성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다수의 연구로 입증됐다.
또 다른 논란의 중심인 콩 속 ‘이소플라본(Isoflavone)’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분자 구조를 지녀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린다. 일각에서는 이소플라본이 체내 요오드 흡수를 방해해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펴지만, 이는 과학적 인과관계를 오독한 결과다.
영양학계의 대규모 역학조사와 임상 연구에 따르면, 요오드 섭취가 충분한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 매일 적정량의 콩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더라도 갑상선 호르몬 수치나 기능에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한국인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를 일상적으로 널리 섭취하므로 콩 과다 섭취로 인한 갑상선 저하를 우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식품영양학계 관계자는 “식물성 식품 속에 존재하는 항영양소나 이소플라본 등의 성분은 일상적인 조리와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섭취할 경우 인체에 유해하기보다 오히려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크다”며 “온라인상의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정보에 현혹돼 식물성 식품 전체의 섭취를 기피하기보다는, 올바른 조리법을 숙지하고 골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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