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더위가 고맙네 ‘대용량 음료’ 시장 선점 경쟁

곡산 2026. 5. 20. 07:24

더위가 고맙네 ‘대용량 음료’ 시장 선점 경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5.19 07:57

한 번 사서 장시간 나눠 마시는 소비 행태
라떼 전문점 라떼킹 1.5ℓ ‘양동이커피’ 크기 화제
던킨 ‘자이언트 버킷’ 초기 판매량 기존 제품 7배
사무실·야외용 13ℓ 용량 ‘동원샘물 메가’도 선봬
시각적 효과 커 2030세대 SNS 콘텐츠로 활용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식품·외식업계 전반에서 ‘대용량’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배달·포장과 야외활동 수요, 고물가 속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흐름까지 맞물리면서 초대형 음료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예년보다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에서 여름 시즌 선점 경쟁도 한층 빨라지는 모습이다.

식음료 업계 전반에 걸쳐 여름 대목을 앞두고 초대형 음료 수요를 겨냥한 ‘대용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야외활동 수요와 고물가 속 가성비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출시된 대용량 제품들은 단순한 저가 경쟁을 넘어, 압도적인 크기로 시각적 재미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이디야커피 ‘1L 대용량 보틀 음료’, 던킨 ‘자이언트 버킷 아메리카노’, 라떼킹: 1.5L ‘양동이커피’, 동원F&B ‘동원샘물 메가(MEGA)’, 남양유업 ‘이오 설탕 무첨가’, 현대약품 ‘미에로화이바 솔트레몬’. (사진=각 사)

 

실제 대용량 음료를 찾는 수요는 판매량 통계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달 B마트에서 판매된 1L 대용량 ‘배민이지 아메리카노’ 판매량은 지난해 4월 대비 124% 증가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올해 1~4월 기준 스타벅스의 887ml 대용량 음료인 ‘트렌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늘었으며, 최근 던킨이 선봬 화제를 모은 1.4L 용량의 ‘자이언트 버킷’ 아메리카노는 출시 초기 판매량이 기존 신제품보다 7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한 번 구매해 장시간 두고 마시는 소비 패턴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용량을 키워 체감 물가를 낮춘 브랜드들의 제품 확대 시도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여름철을 맞아 배달 및 포장 전용 상품으로 1L ‘대용량 보틀 음료’ 9종을 선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동성과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전용 병과 결착형 뚜껑을 적용했다. 메뉴는 △아메리카노(일반·디카페인) △아이스티(복숭아·레몬) △티 5종(캐모마일·페퍼민트·루이보스·얼그레이·히비스커스)으로 세밀하게 구성됐다. 가격은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티, 티 메뉴 기준 5700원이며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는 6200원이다. 전국 매장과 이디야멤버스 앱을 비롯해 주요 배달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사무실이나 야외활동 등에서 여러 명이 함께 장시간 즐기려는 소비자 수요를 꼼꼼히 반영했다.

 

던킨 역시 봄·여름 시즌 한정으로 기존 스몰 사이즈보다 약 4배 큰 1.4L 용량의 ‘자이언트 버킷’을 출시해 대용량 경쟁에 가세했다.

 

올해 2월 미국 던킨에서 먼저 선봬 ‘양동이 커피’로 눈길을 끌었던 메뉴로, 국내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도입 요청에 따라 전격 출시됐다. 손잡이를 더한 버킷 형태 디자인으로 피크닉 등 외부 활동 수요를 겨냥했으며, 압도적인 크기를 강조해 시각적 재미를 줬다.

 

앞서 던킨은 2024년 여름 한정 판매한 1L 용량 ‘엑스트라 킹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누적 판매량 140만 잔을 넘어서며 흥행을 기록,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메뉴는 1만900원인 ‘자이언트 버킷 아메리카노’ 1만500원인 ‘자이언트 버킷 피치’ 2종이다.

 

라떼 전문점 라떼킹도 지난달 1일 무려 1.5L 용량에 달하는 ‘양동이커피’를 새롭게 선봬 대용량 경쟁에 불을 지폈다. 만우절 이벤트인 줄 알았던 이 거대한 메뉴는 실제 정식 출시된 제품으로 알려지며 SNS에서 화제를 모았고, 소비자들에게 시각적 재미를 더한 ‘경험형 소비’의 새로운 사례로 떠올랐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뿐 아니라 음료와 생수 시장에서도 대용량 트렌드가 뚜렷하다.

 

현대약품은 1.2L 용량의 ‘미에로화이바 솔트레몬’을 내놨다. 지난해 여름 출시 당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팔리며 호응을 얻었던 점을 반영해 올해도 대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남양유업은 735ml 대용량 발효유 ‘이오 설탕 무첨가’를 선봬 가족 단위 소비 공략에 나섰다. 함께 출시된 120ml ‘이오 유산균 음료 제로’보다 6배 많은 양으로, 설탕과 지방, 콜레스테롤 0%로 설계됐으며 한 병에 유산균 735억 CFU와 아연이 함유됐다. 해당 제품은 도매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중심으로 유통된다.

 

생수 시장의 동원F&B 또한 13L 용량의 ‘동원샘물 메가(MEGA)’를 출시했다. 냉온수기에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사무실과 가정 수요는 물론, 캠핑 등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대용량 생수 수요에도 대응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비 방식 자체가 변화했다고 분석한다. 매장에서 즉시 마시는 소비에서 벗어나,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통해 한 번에 넉넉하게 구매해 장시간 나눠 마시는 수요가 일상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대용량 음료 트렌드는 단순한 가성비 경쟁을 넘어 소비 경험 자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 대비 많은 양이 핵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대용량 보틀’ ‘자이언트 버킷’처럼 압도적인 크기에서 오는 시각적 효과와 인증사진 문화가 맞물려 2030세대 사이에서 SNS 콘텐츠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아이스 음료 소비량 자체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한 번 구매로 오래 즐기며 가심비까지 따지는 소비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대용량 음료는 가성비뿐 아니라 재미 요소까지 갖춘 시즌 전략 상품으로 출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