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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유혹” 말차 가고 ‘우베’ 왔다…식품업계, 컬러 푸드 마케팅 열풍

곡산 2026. 5. 14. 07:33

“보랏빛 유혹” 말차 가고 ‘우베’ 왔다…식품업계, 컬러 푸드 마케팅 열풍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5.13 07:57

필리핀산 ‘참마’ 선명한 색감·은은한 단맛…카페인 없고 안토시아닌 풍부
편의점 쿠키 푸딩 등 우베 디저트·우베 빵 출시
투썸플레이스 ‘우베 라떼’…스타벅스는 ‘케이크’
분말 수입 1년 새 2.7배…원료 안정적 조달 과제

식품업계에 강렬한 ‘보라색’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한 해를 휩쓸었던 말차 트렌드의 뒤를 이어, 필리핀의 보라색 참마인 ‘우베(Ube)’가 새로운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선명한 색감과 은은한 단맛을 앞세운 우베는 MZ세대의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소비 성향과 맞물리며 카페 프랜차이즈는 물론 편의점 매대까지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투썸플레이스, 팀홀튼 등 주요 카페 프랜차이즈가 필리핀 참마 ‘우베’를 활용한 디저트 및 음료 신제품을 잇달아 선봬며 컬러 푸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 색소 없이 천연 식재료만으로 선명한 보랏빛을 구현해 시각적 재미와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각 사)

우베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보라색 참마의 일종이다. 겉모양은 자색고구마와 비슷하지만, 맛과 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고구마보다 당도가 낮고 질감이 부드러우며, 바닐라 향과 견과류의 고소한 풍미가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카페인이 없는 천연 식재료라는 점이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베는 자색고구마보다 색감이 훨씬 선명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색적인 원료를 찾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라고 평가했다.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은 우베를 활용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우베 바스크 치즈 케이크’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 출시했다. 지난달 100개 매장에서 한정 판매를 시작한 후, 인위적인 색소 없이 구현한 자연스러운 보랏빛 비주얼과 깔끔한 단맛으로 소비자 반응을 얻어 전 매장 확대를 결정했다. 이 케이크는 우베 고유의 향을 바탕으로 바스크 치즈 케이크의 진한 질감을 살려 기존 치즈 케이크와 다른 시각적 특징을 지닌다.

특히 치즈의 질감과 우베의 단맛이 혼합돼 평소 단맛이 강한 디저트를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층도 겨냥했다. 전 세계적인 식음료 트렌드로 떠오른 우베를 디저트로 변형해, 선명한 보라색이라는 색감을 통해 소비자들의 시각적 호기심을 끌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 최초로 우베를 적용한 시즌 한정 메뉴를 내놓으며 보랏빛 경쟁에 합류했다. 이번에 선봰 신제품은 단맛에 바닐라빈을 더한 ‘투썸 우베 라떼’ 에스프레소 샷을 넣어 커피 향을 가미한 ‘우베 카페 라떼’ 소프트 밀크 아이스크림을 올린 ‘우베 쉐이크’ 등 음료 3종이다.

음료와 함께 출시된 디저트 ‘떠먹는 우베 아박’은 기존 오리지널 아박 베이스에 우베를 접목한 제품이다. 보랏빛의 우베 마스카포네 생크림과 우베 가나슈, 블랙쿠키를 층층이 쌓아 여러 식감을 냈으며, 우베 특유의 색감을 디저트 단면에 구현했다.

팀홀튼은 ‘컬러 테라피’ 콘셉트를 내세운 우베 신메뉴 3종을 출시했다. 인공 색소 없이 천연 식재료가 가진 보라색을 활용했으며,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과 혈당 상승 억제를 돕는 저항성 전분이 풍부한 우베의 영양적 특성을 음료에 반영했다.

커피 라인업으로는 우베에 바닐라 향을 가미한 ‘우베 라떼’, 매장에서 직접 추출한 콜드브루와 우베를 배합한 ‘우베 콜드브루 라떼’를 선보였다. 또한 브랜드 시그니처 메뉴에 이탈리아산 마스카포네 크림치즈를 더한 ‘우베 마스카포네 아이스캡’은 치즈 특유의 질감과 청량감을 함께 구현했다.

유통 채널에서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연세대학교 연세유업은 우유크림과 우베크림을 배합한 ‘연세우유 우베 생크림빵’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우베를 활용해 바닐라를 연상시키는 풍미를 빵 속에 넣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 생크림빵 시트의 식감을 유지하면서 우베 특유의 고소함을 더했다. 특히 빵을 반으로 갈랐을 때 크림 속에 숨겨져 있던 보랏빛 컬러가 드러나도록 기획해, 컬러 푸드의 시각적인 요소를 부각했다.

편의점 CU는 디저트 라인업 확장의 일환으로 ‘우베 디저트 시리즈’를 기획해 푸딩, 빵, 쿠키 등 총 6종의 신제품을 선봬며 보랏빛 경쟁에 가세했다. 이 시리즈는 우베 고유의 선명한 보랏빛 색감과 은은한 단맛을 각기 다른 제형의 디저트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 채널의 이점을 살려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이색적인 식재료를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제품군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전문가들은 우베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컬러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필리핀의 우베 수출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급증하는 등 글로벌 수요도 폭발적이다.

국내 유입량 역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디저트와 음료 원료로 주로 활용되는 참마류 등 뿌리채소의 분말(HS코드 1106.20) 수입량은 2024년 3600.8톤에서 지난해 9910.1톤으로 1년 새 약 2.7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원물 참마(HS코드 0714.30) 수입량은 30톤 안팎에 머물러 생물보다는 제조 가공이 용이한 분말 형태의 수요가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프랜차이즈와 주요 유통 채널에서 관련 신제품을 앞다퉈 선봬며 원료 확보에 열을 올린 결과다.

다만 원재료 수급 불균형은 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우베는 기후 특성상 주로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현지 생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해 수요가 몰릴 경우 수입 단가 상승이나 공급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두바이 초콜릿’ ‘말차’처럼 자극적이거나 특정 색감이 강조된 아이템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베 역시 시각적 재미를 넘어 고유의 풍미를 대중화하는 노력과 더불어, 폭증하는 수요에 대비해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베스트셀러 카테고리로 안착할 수 있을지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