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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인력난에 흔들린 미국 식당가, AI로 해법 찾는다

곡산 2026. 4. 29. 07:09
물가·인력난에 흔들린 미국 식당가, AI로 해법 찾는다
  • 트렌드
  • 미국
  •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 2026-04-28
  • 출처 : KOTRA

 

AI 재고관리로 음식물 쓰레기 감축 및 비용 효율화

인력난 해소하는 AI·로봇, 주방과 고객 응대 혁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르게 오르는 물가와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미국 요식업계가 AI 기술 도입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AI 기술을 통해 효율적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인력 운영을 최적화하면서 비용 절감과 고객 경험 개선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미국 내 레스토랑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AI 기업 사례를 통해 동 시장의 AI 활용 트렌드를 살펴본다.

 

AI 재고 관리: 주방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여라!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단체 리페드(ReFED)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국 내 레스토랑과 푸드서비스 업체에서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는 1250만 톤에 달한다. 소비자들이 먹다 남기거나 수요보다 더 많이 생산해 결국 기처분 음식물 을 합친 값으로 이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면 1570억 달러 규모다.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식당이 너무 많은 식재료를 주문하거나 너무 많은 음식을 조리하는 것은 경제적 손실과 환경 오염으로 이어진다. 버려지는 식품과 식재료, 식재료 손질이나 조리에 드는 노동력과 그 외 조리 비용을 줄이는 만으로도 식당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국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윈나우(Winnow)는 식당 내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감축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윈나우가 개발한 윈나우 비전(Winnow Vision)은 쓰레기통과 그 위에 설치된 저울과 카메라가 주방 직원이 버리는 음식을 트랙킹하는 시스템으로, AI가 실시간으로 품목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무게를 기록한다. 윈나우비전이 인식할 수 있는 식재료 품목은 1000가지 이상으로 버려지는 폐기물을 직원이 별도로 입력할 필요가 없는 터치리스(Touchless) 방식이다. 현재 윈나우는 미국을 포함한 90여 개국의 3000개 이상의 주방에서 사용되고 있다.

 

윈나우 비전 도입 기업들의 음식물 쓰레기 감소량은 인상적이다. 이케아(Ikea)는 윈나우와 협업을 시작한 2017년부터 지난 2022년까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매장 식당 내 음식물 쓰레기를 54% 감축하는데 성공했다. 5년간 이케아가 절감한 식재료 비용은 3700만 달러에 달한다.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크루즈 기업 카니발 코퍼레이션(Carnival Corp)은 지난 2019년 윈나우를 도입한 이후 2024년까지 음식물 쓰레기 42% 감축 달성에 성공했다. 이는 목표했던 달성 시점인 2025년보다 1년 앞서 이뤄낸 성과다. 카니발은 지난 2024년 뉴욕 기후 주간 행사에서 같이 밝히며, 윈나우의 AI 주방 저울로 폐기물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AI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식사 준비 과정에서 버려지는 양을 파악해 생산량을 즉각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과잉 생산을 막았다고 전했다. 또 윈나우 데이터를 기반으로 500개 이상의 레시피를 전면 수정해 조리 공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했다.

 

<윈나우의 스로우앤고(Throw & Go) 기술>

 

[자료: Winnow]

 

윈나우가 ‘이미 버려진 음식’을 추적하는 사후 분석에 강점을 가진다면, 프레시테이스트(PreciTaste)는 조리 전 단계를 공략해 낭비를 줄인다. 독일 뮌헨 공과대학(TUM)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이 기업은 과거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늘 얼마나 조리해야 하는지를 예측해 주방 직원에게 구체적인 지시 사항을 전달한다. 현재 프레시테이스트는 ‘일일 준비 관리(Daily Prep Management)’, ‘시간당 생산 계획(Hourly Production Planning)’, ‘주문 예측(Predictive Ordering)’ 등 올인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모두 수요 예측 AI를 기반으로 재고 과잉 생산과 품절을 동시에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프레시테이스트는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버려지는 음식물을 절반으로 줄이고, 식재료 낭비를 줄여 3%의 비용 지출도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24년에는 애그테크 브레이크스루 어워드(AgTech Breakthrough Awards)에서 푸드테크 AI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상은 전 세계 농업 및 식품 기술(AgTech & FoodTech)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둔 기업에 수여한다. 현재 프레시테이스트 서비스는 치폴레(Chipotle), 디그(DIG) 같은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이나 던킨(Dunkin) 같은 도넛∙커피숍, 풀서비스 식당, 신선 식품 및 즉석 조리 식품 생산 업체 등에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AI가 재편하는 주방 인력, 24시간 지치지 않는 AI 크루와 협업 모델

 

IT기업 페이트로닉스(Paytronix)는 2026년에도 미국 레스토랑 업계 종사자의 이직률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페이트로닉스에 따르면 요식업계 전반의 연간 이직률은 75%이며, 퀵서비스 식당의 경우 이 비율이 1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금 수준이 낮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데다 일하는 시간도 불규칙한 업계 특성을 높은 이직률의 원인으로 꼽았다. 팬데믹 이후 더욱 고착화된 업계 인력난을 AI와 로봇이 완화하며, 운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조리법에 따라 튀기는 업무는 단순하고 반복적이나 뜨거운 불과 기름 앞에서 장시간 작업을 이어가야  피로감과 위험성이 높다. AI 기반 주방 자동화 로봇 업체인 미소 로보틱스(Miso Robotics) 조리용 로봇 플리피(Flippy)는 지난 2017년 세상에 공개된 이후 주요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활약 중이다. 튀김기 바스켓을 넣었다 들어올리며 조리하는 플리피는 로봇 팔로 지난 2025년 3세대 모델이 공개됐다. 엔비디아(NVIDA)와 협업을 통해 AI 비전 시스템을 탑재한 플리피 프라이 스테이션(Flippy Fry Station)은 이전 모델에 비해 부피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설치 기간은 기존의 25% 수준으로 단축되었다. 주로 감자튀김, 치킨, 타코 등을 조리하며, 조리 속도는 사람보다 2배 정도 빠르다. 이 로봇은 현재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화이트캐슬(White castle), 잭인더박스(Jack in the box)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소 로보틱스의 플리피 프라이 스테이션>

 

[자료: Miso Robotics]

 

고객 응대 분야에서도 기술을 활용한 인력 재배치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음성인식 및 대화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음성 AI 엔진 전문 기업인 사운드하운드AI(SoundHoundAI)는 직원을 대신해 주문을 대신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화 주문,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키오스크, 인카 오더링(In car ordering)에 이르는 전 채널을 단일 플랫폼으로 아우르는 옴니채널 음성 AI를 제공한다. 전화 주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디트로이트의 치킨 전문 체인 치킨쉑(Chicken Shack)의 닐 소벡 부사장은 “사운드하운드AI가 매장 내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매장 내 가용 인력과 리소스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게임체인저가 됐다” 평가했다. 치킨쉑 매장 직원들은 손님이 몰리는 바쁜 시간에 음식을 만들거나 고객 응대를 하던 중에 매장에 울리는 전화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며 업무 스트레스가 낮아지고 고객 주문도 더욱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화이트캐슬은 드라이브 스루에 사운드하운드AI를 적용했다. 사람이 직접 주문을 확인해 주방에 주문을 전달하던 예전과 달리, 보이스AI가 이 일을 대신하면서 주문 처리 속도와 정확도가 향상되고 일관 있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화이트캐슬은 드라이브 스루에서 주문받던 직원을 필요한 곳으로 재배치해 업무 효율을 높였다. 사운드하운드는 자사 데이터 보고서를 통해 사운드하운드AI 서비스를 이용한 업체는 이전보다 매출이 11% 증가했으며, 보이스AI 적용 후 고객 만족도는 14%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전망 및 시사점

 

미국 요식업계의 AI 도입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인력난과 비용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고관리부터 조리, 고객 응대까지 전 영역에서 AI 기반 자동화와 데이터 중심 운영이 빠르게 확산되며 ‘소수 인력 + AI 협업’ 모델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감축과 수요 예측을 결합한 솔루션은 비용 절감과 ESG 대응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며, 음성 AI와 자동화 기술은 매출 증가와 고객 경험 개선까지 견인하는 등 AI가 수익 창출 수단으로도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뉴욕 맨해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 대표는 KOTRA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식재료비가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3~8%의 식재료비 절감은 식당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거기에 인건비와 인력관리 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AI 기술 도입은 식당 운영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수출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단순한 장비나 제품 공급을 넘어, AI 기반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 형태의 진출 전략이 요구된다. 또한 ESG, 인력 효율화, 고객 경험 개선 등 미국 시장의 핵심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며, 현지 파트너십을 통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 모델 구축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 ReFED, Winnow, PreciTaste, Paytronix, Miso Robotics, SoundHound AI, The Robot Report, KOTRA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