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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간편·인증’, IFE 2026에서 읽은 영국 식품시장 3대 키워드

곡산 2026. 4. 27. 07:39
‘건강·간편·인증’, IFE 2026에서 읽은 영국 식품시장 3대 키워드
  • 트렌드
  • 영국
  • 런던무역관 이지우
  • 2026-04-24
  • 출처 : KOTRA

 

건강식 트렌드, 단일 영양소에서 ‘균형·기능’ 중심으로 전환

간편식 시장 진화…‘시간 절약’에서 ‘건강까지 챙기는 식사’로 확장

할랄 인증, 안정적 수요 기반과 글로벌 유통 확대를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

최근 영국 식품시장은 기능성과 간편 소비, 품질 신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영국 통계청(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ON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영국 1 가구는 약 84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29.5%를 차지한다. 이는 2014년의 760만 가구보다 11%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가구 구조 변화는 영국 식품시장에서 소포장 제품과 즉시 섭취가 가능한 간편식에 대한 수요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 인식 변화도 뚜렷하다. 영국의 민간 시장조사업체 Mintel 2025년 발표한 세계 식음료 트렌드 보고서(Global Food & Drink Trends Report)에서 영국 소비자들이 단백질 등 단일 영양소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식단 다양성(dietary diversity)’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전의 맛·식감·향 등 감각 요소에 더해 혈당 관리, 장 건강 등 구체적인 기능 여부도 식품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영국 내 대표 식음료 전시회인 IFE 2026에서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IFE 2026, 영국 식음료 산업 총출동

 

<IFE 전시회 개요>

 

 

<IFE 2026 전시장 전경>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IFE는 영국 내 식품·음료 유통시장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표 B2B 전시회다. 이번 전시에는 105개국 1,500개 기업이 참가해 기능성 식품, 간편식, 인증, 글로벌 식문화 융합 등 식품 산업의 주요 변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주었다. 완제품 제조사뿐 아니라 원료, 인증, 유통, 브랜딩 관련 기업도 함께 참가해 실제 시장 수요와 유통 방향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IFE 전시장 전경>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IFE 2026에서 확인한 주요 식품 트렌드

 

 구체적 효능을 강조하는 기능성 식품 수요 확대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단순히 건강한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수준을 넘어, 실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무설탕(zero sugar), 저탄수화물(low carb), 고단백(high protein), 고식이섬유(high fibre) 등의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 다수 전시됐으며, 단순 저칼로리 제품보다 혈당 관리, 장 건강, 영양 균형 등 보다 세분화된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일례로 케첩, 마요네즈 등 기존 소스류 제품의 맛은 유지하면서도 저당, 저탄수화물, 씨앗유 미사용(no seed oils) 등의 요소를 강조한 제품이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영국 소스 생산 기업 F사의 시니어 브랜드 매니저 A씨는 자사 브랜드가 창업자의 전당뇨병(Prediabetes) 경험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하며, “소비자들은 더 이상 맛을 포기하는 건강식을 원하지 않으며, 혈당 관리처럼 구체적인 건강 목적에 맞는 제품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능성 음료 부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무감미료, 고식이섬유, 비타민 강화 등 단순한 당 저감 제품이 아닌 특정 건강 성분 보강 및 관련 인증을 겨냥한 방향으로 세분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정부 정책도 한몫 하고 있다.영국 정부는 2020 비만 대응 전략을 발표한 이후, HFSS(High Fat, Salt and Sugar, 고지방·고염·고당) 식품에 대한 판촉과 진열 제한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왔다. 매장 내 위치 제한은 2022 10월부터 시행됐고, 해당 식품에 대한 ‘Buy One Get One Free’와 같은 다중구매·볼륨가격 프로모션 제한은 2025 10월부터, TV·온라인 광고 제한은 2026 1 5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 전반에서 저당·저칼로리·기능성 제품 개발이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기능성 식품 전시>

  

[자료: fu:di, Everyday Superfood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기능성 음료 전시>

[자료: Mogu Mogu, vida, Hip Pop,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조리 편의성을 넘어 균형 잡힌 식단을 담은 간편식

 

영국 농축산개발위원회(Agriculture and Horticulture Development Board, AHDB)의 2025년 5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의 30% 이상이 주 1회 이상 간편식을 소비하고 있다. 또한 Statista에 따르면 영국 간편식(Ready-to-Eat Meals) 시장은 2026년 약 63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2026~2031년 연평균 4.6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춰 간편식 시장 또한 단순 조리 편의성을 넘어, 필수 영양소의 균형과 글로벌 식문화를 함께 반영한 제품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폴란드 식품 기업 S사는 3분 이내 조리가 가능한 생선 간편식을 선보이며, 고단백과 오메가3를 핵심 강점으로 제시했다. 기업 관계자 C씨는 브렉시트 이후 수산물 공급 구조 변화와 영국 내 생선 소비 감소를 언급하며, 소비자가 보다 손쉽게 수산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간편식 제품 예시>

[자료: Seko, esti,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한국 기업 S사 역시 캔 김치, 컵 떡볶이 등 간편 한식 제품을 선보이며, 한식 역시 간편식 형태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업 관계자 K씨는 한식은 다채로운 재료가 조화를 이룬 건강한 식단으로 입소문이 나 있고, 유럽 지역에서는 주로 만두, 냉동 김밥, 캔 김치 등 한식 기반 간편식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간편 한식 제품>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다문화 계층을 겨냥한 할랄 인증

 

할랄(Halal)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식품 기준을 뜻하며, 원재료와 제조·유통 과정 전반이 관련 기준을 충족했음을 확인하는 인증 체계로 활용된다. 다만 이는 본질적으로 종교적 기준에 따른 인증으로, 위생이나 품질 우수성을 직접 보증하는 제도로는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영국 내 무슬림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식품 시장에서 할랄 제품의 유통 방식과 제품군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영국 농축산개발위원회(AHDB)에 따르면 2023년 영국 내 할랄 육류 지출 규모는 8 2,300만 파운드( 1 6,583 5,0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할랄 식품이 특정 종교 소비층에 한정된 틈새시장을 넘어, 영국 식품  구조 내에서 의미 있는 규모를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향후 수요 확대 가능성도 크다. 영국무슬림위원회(Muslim Council of Britain, MCB) 2025년 인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무슬림 인구는 약 400만 명으로 전체의 6% 수준이며, 2011부터 2021년 사이 약 120만 명이 증가했다. 특히 무슬림 인구의 46% 24세 이하로 집계되어, 중장기적으로 할랄 수요가 젊은 소비층을 기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영국 농축산개발위원회(AHDB)는 유럽 내 할랄 시장의 기회요인으로 명확한 인증 라벨링할랄 간편식 확대전문 매장과 리테일 채널 내 진열 개선 등을 제시했다.

 

 

<IFE 2026 내 할랄 인증 관련 부스>

[자료: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외국 기업이 생산한 K-푸드 확대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이 아닌 외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한식 제품이 다수 등장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이는 K-푸드가 단순한 한국산 수출품을 넘어, 현지 수요와 규정에 맞춰 재구성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레이시아 기반 식품 기업 K사는 할랄 인증을 적용한 순두부찌개 제품을 선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영국 시장에서 한식이 비건(vegan) 또는 비할랄(non-halal) 제품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할랄 인증을 갖춘 한식 제품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현지 시장이 요구하는 인증 조건을 결합하는 방식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유럽 현지 기업들 가운데서도 한식 기반 간편식 제품을 선보이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K-푸드가 더 이상 한국에서 만들어 영국으로 수출되는 단선 구조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또는 제3국 생산을 통해 글로벌 유통망에 편입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국 식품 기업이 생산한 한식 제품 예시>

[자료: 칸탄 푸드(Kantan Food, 말레이시아), 시아스(SIAS, 프랑스), 얌수(Yumsu, 영국)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Z세대(Gen Z)의 경험 중심 간편식 소비 확대

 

전시회 현장에서는 Z세대(Gen Z) 소비자를 겨냥한 간편식 제품 전략도 두드러졌다. 단순히 제품의 성분이나 원산지를 강조하기보다, 새로운 맛 경험과 시식 기회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드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영국 내 식품 전문 수입업체 A사 관계자는 KOTRA 런던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Z세대 소비자는 익숙하지 않은 제품도 새로운 맛과 경험을 위해 시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처음 접하는 식품의 경우 현지화된 제품, 시식 기회 제공, 제품 섭취 방식에 대한 설명이 함께 이뤄져야 구매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김치마요, 고추장마요 등 익숙한 한식 카테고리에 새로운 맛 요소나 인증 요소를 결합한 간편식 제품이 다수 눈에 띄었다

 

<체험형 한식 제품 전시>

[자료: O’Food, KOTRA 런던무역관 촬영]

 

 

현장 인터뷰로 본 한국 기업의 영국 시장 진출 애로사항

 

장에 참가한 한국 기업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영국 식품시장 진출 시 주요 애로사항은 인증·라벨링 대응, 유통 구조 관리, 현지화 역량 확보로 요약된다.

 

첫째, 라벨링과  성분 표기, 다국어 패키징 등 인증·규제 대응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에 참가한 대다수의 한국 기업은 영국 시장 진출 시 제품 자체뿐 아니라 패키징과 정보 전달 방식까지 현지 소비자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업체는 주력 상품인 닭강정 제품에 7개 언어 표기와 할랄 인증 등을 적용해 영국 시장 요구에 대응한 사례도 주목할 만했다.

 

둘째, 유통 구조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애로사항으로 언급됐다. 알로에 음료를 주력으로 하는 한국 기업 ‘O‘사 관계자 P씨는 특정 국가에 공급된 제품이 다른 지역으로 재유통되면서 인증 및 유통 관리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국 시장을 권역 거점시장으로 두는 경우, 유통 경로 및 제품 관리 범위를 전략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현지 유통 파트너와의 연계 중요성도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인증 대응, 통관, 유통 채널 운영, 바이어 대응 등 현지 시장 경험을 보유한 파트너 확보 여부가 시장 안착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점

 

IFE 2026 전시회는 영국 식품시장이 단순히 건강한 제품이 잘 팔리는 시장이 아니라, 건강 기능성, 간편 소비, 인증 기반 신뢰, 글로벌 식문화 융합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건강 트렌드는 건강한 이미지보다 구체적인 효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한국 기업도 단순 저칼로리 제품에 그치기보다 저당, 고단백, 장 건강, 혈당 관리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기능 포인트를 보다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간편식 시장에서도 단순히 조리 부담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다. 영양과 차별화된 편의성, 글로벌 식문화 요소를 함께 반영한 제품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완제품보다 소스, 간편 간식, 컵형 제품, RTD(Ready to Drink) 음료 등 소비자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형태로 접근할 때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증 측면에서는 할랄이 영국 내 무슬림 인구 증가와 소비 기반 확대에 따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터키 등 무슬림 기반의 해외시장까지 고려하는 기업이라면 목표 시장에서 통용되는 인증기관을 선별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한편, K-푸드는 더 이상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생산·현지 인증·글로벌 유통 구조 속에서 재편되고 있다. 이는 한식의 저변 확대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국 기업에는 현지 생산 기반 경쟁자의 증가라는 위협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도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파트너십 구축, 인증 대응, OEM·ODM 활용 등 생산·유통 전략 다변화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초기 진출 단계에서는 현지 시장 조사, 바이어 발굴, 유통망 구축 과정에서 공공 지원 사업을 활용해 시장 진입 리스크를 줄이는 접근도 검토할 수 있다. 현재 KOTRA 런던무역관은 지사화 사업 등을 통해 현지 시장 조사, 바이어 발굴, 유통망 구축, 전시회 참가 등 국내 식품 기업의 영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자료: 영국 통계청(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ONS), Mintel, 영국 정부(GOV.UK), 영국 농축산개발위원회(Agriculture and Horticulture Development Board, AHDB), Food Manufacture, Research and Markets, Muslim Council of Britain(MCB), Statista, IFE 공식 홈페이지, KOTRA 런던무역관 인터뷰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