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K-Food 세계화의 골든타임, ‘맛’을 넘어 ‘표준화된 시스템’을 수출해야-함선옥 교수의 급식·외식 인사이트(15)

곡산 2026. 4. 21. 07:46
K-Food 세계화의 골든타임, ‘맛’을 넘어 ‘표준화된 시스템’을 수출해야-함선옥 교수의 급식·외식 인사이트(15)
  •  함선옥 교수
  •  승인 2026.04.20 07:45

정의·표준화 부재, 확장성 어려움 초래…과도한 인건비·식재료 관리 부실 이어져
학계 이론-업계 제품-정부 인프라 지원…전후방 산업 수출 체계 갖춰야 지속 발전

전 세계가 한국의 맛에 매료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의 K-Food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국가 기간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금의 단순한 메뉴 확산 전략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제는 음식 그 자체를 넘어, 이를 뒷받침하는 산업 인프라와 표준화된 시스템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K-Food 정의의 부재가 초래하는 정체성 혼란

△함선옥 교수(연세대 식품영양학과·K-FOOD 협의회/한국급식학회 회장)

 

모든 산업의 발전은 개념의 정립에서 시작한다. 현재 우리는 무엇을 ‘K-Food’라 부르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의 부재는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한다.

첫째, 브랜드 정체성의 약화이다.

K-Food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보니 국적 불명의 음식들이 '한국 맛'으로 둔갑하여 소비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지켜온 고유의 식문화 가치를 퇴색시키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문화가 온전히 수출되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형태만 남게 될 우려가 크다.

둘째, 국내 인력 및 산업으로의 낙수효과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정의와 표준이 모호한 상태에서의 양적 팽창은 현지 인력 위주의 운영에만 치중하게 만든다. 이는 한국의 숙련된 외식 전문가들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거나, 국내의 우수한 인적 자산이 산업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를 충분히 발생시키지 못할 수도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표준화 부재, K-Food 확장성과 관련하여 점검할 때

현재 K-Food의 표준화는 맛의 균질화를 위한 레시피 보급에만 치중되어 있다. 그러나 운영 전반의 표준화가 결여되면서 현장에서는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해외 매장마다 천차만별인 위생 수준은 단 한 번의 사고로도 K-Food 전체의 신뢰도를 추락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또한, 인력 관리나 주방 운영 시스템의 비표준화는 과도한 인건비 발생과 식재료 관리 부실로 이어져, K-Food의 확장성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학·산·정 협업 통한 ‘K-Food 골든 트라이앵글’ 구축

이러한 시스템 구축의 중심에는 학·산·정의 긴밀한 협업이 있다. 학계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레시피 수립, 위생 모델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연구하고, 산업계는 이를 바탕으로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시스템을 접목해 현장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정부는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민간의 혁신이 글로벌 표준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인프라를 지원해야 한다.

 

국가 근간 산업으로서의 인프라 혁신

K-Food의 세계화는 단순히 음식 한 그릇을 더 파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식문화와 연관된 전후방 산업 전체를 수출하는 일이다. 식재료 공급망(SCM), 위생 인증 체계, 디지털 운영 솔루션 등 국가 근간이 되는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어야만 K-Food는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제 K-Food를 '요리'가 아닌, 전 세계 외식 시장의 표준을 주도하는 '고도화된 산업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탄탄한 시스템 위에서 꽃피운 문화만이 인류의 식탁에서 영원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