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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 “불씨 살아있지만”

곡산 2025. 12. 11. 07:54

홈플러스 회생 “불씨 살아있지만”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5.12.05 09:51

 

정치권서 농협 인수 부추기지만 적자 운영에 난색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이 함흥차사다. 회생계획안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6월 12일로 예정됐던 제출 기한은 7월 10일, 9월 10일로 순연됐다가, 다시 11월 10일까지 연장됐고, 결국 12월 29일로 미뤄졌다. 인가 전 인수·합병(M&A) 예비실사·본입찰 일정에 따른 조치이다. 최근 진행된 홈플러스 공개입찰에는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무입찰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11월 26일 최종 입찰 제안서 제출 일정이 예정됐다.

 

다만 유통가에선 두 기업 모두 자본력과 유통업 경험이 부족해 실제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농협의 인수 참여를 제기하고 있다. 농협은 내부 적자와 구조조정 여파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경매에서 최소 입찰가를 설정해 무입찰을 방지하는 매각 기법이다. 기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통주 권리 약 2조5000억원을 포기해 홈플러스의 실질적인 인수 여력은 1조원 전후로 축소된 상황이다. 

 

홈플러스 매각은 아직 실사 단계인데, 시장에서는 매각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말들이 나돈다. 인수 후보 두 곳 모두 재무구조가 취약해 실질적 인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연말까지 연기된 회생계획안 수립이 무산될 경우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인수 실사에 참여한 하렉스인포텍은 연 매출 3억원 수준의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스노마드 역시 부채가 약 1600억원, 부채비율은 70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곳 모두 경영상태가 불안정하고, 대형마트 운영 경험이 없어 실사 참여를 인수 가능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인수에는 수천억 원이 필요한데 현재 실사 업체들의 재무구조로는 인수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평가가 많다”고 밝혔다. 두 인수 후보는 이달 26일까지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홈플러스 매각 실사…청산 가능성도

매각 지연 속에서 운영 리스크는 더 부각되는 영상이다. 무멋보다 재무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증권가 분석을 보면 홈플러스는 2024회계연도(2024년 3월~2025년 2월) 매출 6조99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0.9%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3142억원과 당기순손실 675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이다. 재무 안정성도 악화된 상황이다.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에도 불구하고 2024회계연도 부채비율은 500%를 기록했다. 현금 창출력 대비 순차입금 규모가 과중한 상태라는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홈플러스는 최근 종부세·재산세·부가가치세 등 약 700억원 규모의 세금과 200억원 안팎의 전기요금까지 미납한데다 일부 사회보험까지 체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전기가 끊기면 냉장·신선식품을 즉시 폐기해야 해 사실상 매장 기능이 멈추는 수준”이라며 “이처럼 운영 리스크가 커질수록 인수자 부담은 늘고 회생 가치도 빠르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12월 29일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앞둔 홈플러스 사태는 8개월을 넘기고 있다. 기업회생 절차에서 인가 전 M&A는 법원이 회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다. 인수 후보가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 법원은 회계·법률 실사를 통해 인수자의 재무여력, 인수가 적정성, 부채 감당 가능성을 검토하며 최종 판단까지는 통상 1~3개월이 걸린다. 제시 금액이 채무 규모에 미달하거나 자금 조달 능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회생 계획안은 성립되지 않고 파산·청산 절차로 이어진다.

 

법조계에서는 인수자의 재무여력이 입증되지 않는 한 회생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회생 계획안이 인가되려면 인수금을 통한 부채 정리와 재무개선이 가능해야 하는데, 현재 실사 업체들의 구조만 보면 채권자 동의를 얻을 계획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첩첩산중 상황에서 ‘홈플러스 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적기관이 홈플러스를 우선 인수해 안정화한 뒤 재매각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농협, 인수전 놓고 내부 의견 엇갈려

정치권에서는 농협의 인수 참여를 독려하고 나왔다. 농협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역 농축협들은 대형마트 사업 진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농협중앙회장은 기존 유통사업 적자를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농협중앙회를 통해 지역 농축협 전문경영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66곳 중 68%가 농업경제지주의 홈플러스 인수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33%,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35%를 차지했다.

 

지역 농축협의 자유로운 대도시 판매장 설립에 대해서도 91%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매우 긍정적 49%, 긍정적 42%로 조사됐다. 도매시장법인 인수·합병 법 개정에 대해서도 88%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물류·택배 회사 인수를 통한 배달 사업 진출에도 63%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하지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농협의 유통사업이 너무 어렵다”며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연간 400억원씩 800억원 적자가 나고 직원 200명 이상을 구조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홈플러스의 어려움을 잘 알지만, 농협의 어려움도 있다”며 “우리가 짊어질 짐도 버거워서 못 지는데 남의 짐을 지라고 한다”고 말했다.

 

송옥주 의원은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를 통해 연간 2조원의 국산 농산물 유통 공백을 메우고, 취약한 농협의 대도시 시장점유율을 높여 농협 유통사업의 재편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홈플러스가 문 닫으면 도시민의 신선 농산물 소비에 문제가 생기고 농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농협 적자가 문제지만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므로 그 부분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농협경제지주 측은 “지역 농축협의 수도권 판매장 출점과 관련해 법률상 제한은 없지만, 회원조합 지도지원 규정상 판매장 설치 거리기준과 출점지역 농협과의 분쟁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조합공동법인이 하나로마트와 같은 판매장을 개설하려면 농협법 개정을 통해 사업범위에 생활물자 공급을 추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