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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영양’ 시대의 두 얼굴…매일 먹는 영양제, 정말 안전할까?

곡산 2025. 9. 8. 07:29
‘맞춤형 영양’ 시대의 두 얼굴…매일 먹는 영양제, 정말 안전할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9.05 16:15

​FAO 보고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의 숨겨진 위험성 경고
의약품과 상호작용, 과다복용, 불법 성분 첨가 등 안전 문제 심각

'나만을 위한 영양 관리'를 내세운 개인 맞춤형 영양(Personalized Nutrition)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식품이 우리 식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들이 '천연' 또는 '식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잠재적인 안전 위험은 간과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발간한 '맞춤형 영양의 식품 안전'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소비가 급증하는 건강기능식품의 잠재적 위험성과 규제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보고서는 이들 제품이 의약품과의 상호작용, 특정 성분의 과다복용, 독성 및 오염 문제 등 심각한 식품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흔히 안전하다고 여기는 건강기능식품이 기존에 복용하던 약물의 효과를 방해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혈액 순환 개선 기능성을 가진 일부 식물성 보충제는 항응고제와 함께 복용 시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특정 비타민은 대사 과정에 영향을 주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의도적인 불법 성분 첨가(Adulteration)는 더 심각한 문제다. 체중 감량 효과를 표방하는 일부 제품에서 식욕억제제인 '시부트라민'과 같은 전문의약품 성분이 몰래 첨가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의약품을 오남용하게 만들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특정 성분을 고농축한 제품의 경우 과다복용의 위험이 크다. 보고서는 녹차 추출물의 카테킨, 강황의 커큐민 등 식품으로 섭취할 때는 안전한 성분도 고농축 형태로 과량 섭취 시 간 손상과 같은 독성을 유발한 사례가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젤리나 캔디 형태의 어린이용 비타민은 아이들의 과다 섭취를 유도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 큰 문제는 국가별로 상이한 규제 체계다. 보고서는 일부 국가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는 제품이 다른 나라에서는 '의약품'으로 취급되는 등 용어와 분류 기준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멜라토닌은 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지만, 호주에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관리된다.

​이러한 규제 차이는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구 등이 활발해지면서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과제로 △국제적으로 조화된 규제 기준 마련 △제조업체의 투명한 정보 제공 및 라벨링 강화 △소비자 대상의 정확한 정보 제공 및 교육 캠페인 등을 제안하며, 개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

​FAO 식품안전 담당관 마우라 디 마르티노(Maura Di Martino)는 보고서에서 "개인 맞춤형 영양이 건강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 기반이 되는 제품의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소비자들은 '천연'이라는 단어가 '안전'과 동의어가 아님을 명심하고, 제품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번 보고서에서 과학 문헌 및 언론 보도의 사례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는 불법 첨가물, 약물 상호작용, 과다복용, 독성 등을 포함해 건강기능식품 및 기능성 식품과 관련된 잠재적인 안전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개요를 제공했다.

또한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탐구하고, 그 사용 동기와 마케팅이 채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인체에 대한 식품의 영향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발전함에 따라 개인의 건강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정밀하게 맞춤화된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규제 체계는 이러한 혁신과 관련된 식품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화해야 한다고 FAO는 강조했다.

FAO는 회원국 및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건강기능식품 및 기능성 식품과 관련된 식품 안전 문제에 대한 최신 지식을 공유하고, 공중 보건을 보호하는 데 있어 관계 당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