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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 수출, COI는 ‘서류’가 아닌 ‘규제 방패막’이다

곡산 2025. 7. 31. 07:48

미국 식품 수출, COI는 ‘서류’가 아닌 ‘규제 방패막’이다

  •  이주형 전문위원
  •  승인 2025.07.30 17:10

 

이주형의 식품수출 실전노트 3. GRAS 입증 방식과 COI 실무 리스크 진단

이주형 전문위원
법무법인 비트
글로벌식품산업지원실장

미국 시장은 매력적이다. 2025년 현재, 미국 식품 시장 규모는 약 2조 달러를 넘어섰고, 한국 식품 수출액도 전년 대비 약 12.5%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이 매력적인 시장 뒤에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엄격한 규제 체계가 도사리고 있다. FDA의 규제는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실질적 장벽이다. 컨설팅하다 보면, 우리 식품 수출기업들이 간과하거나 소홀히 다루는 분야가 있다. 바로 COI(Certificate of Ingredient, 원료 사양서)다.

이는 단순한 행정 문서가 아니라, 규제 위반 시 기업을 보호하고 FDA의 입증 요구에 대응하는 사실상 방어벽이다.  COI는 법적 제출의무는 없지만, ‘법적 입증 책임’의 근거 자료다

먼저 COI의 본질을 명확히 하자. COI는 FDA 법령에 명시적 제출 의무가 있는 문서는 아니다. 21 CFR(Code of Federal Regulations) 어디에도 "COI를 제출하라"는 직접적 규정이 없다. 그러나 FDA의 표시 규정에서 성분은 중량 순으로 나열해야 하며, 적법성을 증명할 책임이 제조자 또는 수입자에게 있음을 명시한다.

또한, 알레르겐 표시 의무는 FALCPA(Food Allergen Labeling and Consumer Protection Act of 2004)에 따라 주요 9종 알레르겐(우유, 계란, 땅콩 등)을 성분 목록이나 별도 문구로 표기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리콜이나 수입 거부가 발생할 수 있다. FSVP(Foreign Supplier Verification Programs, 21 CFR Part 1 Subpart L)와 FSMA(Food Safety Modernization Act)의 예방 통제 규정(21 CFR Part 117)에서도 수입자는 공급자 확인 활동을 통해 성분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구체적으로, FSVP 규정 §1.506에서 "수입자는 공급자 기록 검토, 분석 증명서 등 문서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입증 책임은 수입자 또는 제조자에게 있다(FSVP §1.506).

COI는 제출을 강제받는 문서가 아니지만, FDA 감사나 통관 시 "이 성분이 적법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준법적 증거다. 실제로 FDA의 경고 서한(Warning Letters) 데이터베이스에서 성분 라벨링 위반, GRAS 기준 미달, 미등록 첨가물 사용, 알레르겐 누락으로 인한 사례가 빈번하며, 이러한 문제의 뿌리는 COI의 부실한 작성에 있다. 실무에서많은 기업들이 COI를 단순히 ‘번역된 성분 목록’ 수준으로 인식하지만, 이는 규제 리스크를 초래하는 중대한 착오다.

COI 작성의 기본 원칙은 미국 식품 규제의 핵심인 GRAS 체계에 기반한다. GRAS는 "전문가에 의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된" 성분을 의미하며, (1) 21 CFR에 등재된 성분, (2) GRAS Notice(GRN)를 FDA에 제출해 "No Questions" 회신을 받은 성분이 해당된다.
또한 이외에도 첨가물과 색소의 승인은 GRAS 체계가 아닌 Food Additive Petition을 통해 승인된 식품 첨가물과 Color Additive로 인증된 색소로 규제된다. 이러한 공식 등재 성분의 경우, COI에 해당 조항이나 GRN 번호를 인용하면 적법성을 비교적 쉽게 증명할 수 있다. FDA도 이를 신속히 수용하는 편이다.

문제의 핵심: 법령 미등재 성분과 입증의 회색지대

그러나 실무에서 진짜 도전은 법령에 등재되지 않은 성분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수십 년 안전하게 사용된 천연 추출물이나 효소가 미국 CFR에 없을 수 있다. 또는 공급업체의 '자가 GRAS 선언' 문서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제조 공정 중 사용되지만 최종 제품에 잔류하지 않는 Processing Aid(가공 보조물)나 Carrier(운반체)는 표시 의무가 없지만(21 CFR §101.100(a)(3)), COI에 기술해야 하는 모호한 영역이다.

이 지점에서 COI 작성의 혼란이 발생한다. FDA는 "단일 허용 리스트"를 제공하지 않고, "각 성분의 용도, 사용량, 제형, 적용 식품 범주에 따라 개별 입증"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실무자는 결과적으로 실무자는 다양한 경로로 적법성을 설명해야 하며, 대표적으로 (1) Self-affirmed GRAS(자가 GRAS 선언), (2) 제3자 GRAS 문서 인용, (3) Common Use in Food(통용된 사용 관행), (4) Processing Aid 또는 Carrier의 미량 잔류, 4가지 방식이 있다. 이 방식들은 법과 실무의 간극이 크며, 잘못된 판단은 규제 리스크로 직결된다.

COI를 통해 입증해야 하는 본질은 단 하나다. “이 성분은 미국 식품 규제 하에서 해당 용도·용량·매트릭스(matrix)에 적법하게 사용 가능한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는 입증 자료가 없다면, FDA는 해당 제품을 misbranded(허위표시), adulterated(부적합 혼입), 또는 unapproved additive(미승인 첨가물 사용)로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많은 기업들이 성분의 규제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COI를 작성하거나, 공급업체의 문서 일부를 단순 인용하는 방식으로 작성한다는 점이다.

입증 방식별 실무 리스크와 대응 전략

1. Self-affirmed GRAS (자가 GRAS 선언)

자가결정형 GRAS(Self-affirmed GRAS)는 제조업체가 자사 또는 전문가 패널의 판단을 통해 “합리적으로 안전하다고 간주되는” 성분임을 자체 선언하는 방식이다. 법적으로 허용된 절차이지만, FDA의 사전 검토나 회신이 없기 때문에 투명성과 객관성이 취약하다. COI 기재 시 "Self-affirmed GRAS based on expert panel review, documentation available upon request" 문구를 명시하고, 패널의 독립성 증빙, 과학적 안전성 데이터, 섭취량 평가 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최근에는 FDA와 시민단체 모두 자가 GRAS 선언에 대해 과도한 남용과 불투명성을 지적하고 있으며, “외부 문서 형태로의 인용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안”이 논의 중이다. 즉, 공급업체의 자가 GRAS 문서를 인용하여 COI에 사용하는 방식이 향후 금지될 수 있는 것이다.

2. 제3자 GRAS 문서(공급업체 GRAS opinion 또는 Notice 사본) 인용

GRAS Notice로 FDA "No Questions" 회신을 받은 문서(GRN)는 안전하게 인용 가능하다. 그러나 적용 범위가 다를 경우 단순 인용으로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GRN 000155의 A. niger 유래 Lactase 효소는 "유제품 유당 분해" 용도로 승인됐으나, 아이스크림에 Maltodextrin 부형제로 사용 시 Evidence of Equivalence(상응성 입증)가 필요하다. 
즉, GRAS 문서의 제형과 용도가 가른 경우, 상응성 입증을 위해서 다음을 준비하여야 한다.

∙ 해당 GRAS 문서의 성분명, 균주, 제조공정, 사용 식품군, 사용량과 귀사 제품의 조건을 비교 분석한 표 형식의 상응성 분석표
∙ 부형제의 GRAS 상태 (예: 21 CFR §184.1444 – Maltodextrin)
∙ 사용 범주의 과학적 유사성 입증 (예: 문헌 인용, 노출량 비교)
우리 기업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오해는 GRAS 문서를 단순히 인용하는 것만으로 면책이 된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문서가 자사 제품의 용도, 제형, 사용량 등에 적용 가능한지 스스로 증명할 책임이 있다. 이는 FDA GRAS 가이드라인에서 "GRAS 결정을 내린 당사자가 안전성과 적합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3. 통용된 사용 관행 (Common Use in Food)

1958년 이전부터 식품에 사용된 성분은 과학적 시험 없이 GRAS로 인정되는 ‘통용된 사용 관행(General Recognition Through Experience)’ 제도다. 예를 들어, 소금, 식초, Rosemary Oleoresin 등. 문헌(Fenaroli’s Handbook of Flavor Ingredients, FEMA GRAS List) 인용으로 COI에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through historical common use; documented in Fenaroli’s Handbook and FEMA GRAS List"라고 기재한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소금, 식초, 베이킹파우더, 향료용 식물 추출물(예: rosemary oleoresin) 등이 있다. 이들은 21 CFR에 등재돼 있거나, 문헌(Fenaroli’s Handbook of Flavor Ingredients, FEMA GRAS List 등) 인용으로 역사적 사용 근거가 확보된다. 그리고 COI 작성 시에는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through historical common use; documented in Fenaroli’s Handbook and FEMA GRAS List.”같은 문구를 기재한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기능이 변경되면 (예: 항산화제나 보존제로 사용할 경우) Common Use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으며, 농축도, 제형, 혼합 비율이 달라질 경우 GRAS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통용 사용 관행을 근거로 삼는 경우에도 문헌 인용자료, 적용 식품군 유사성, 사용량 확인 자료는 필수다.

4. 제조공정상 유래 성분의 미량 잔류 (processing aid or carrier)

COI 작성 시 가장 종종 누락되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가공보조물(processing aid) 또는 운반체(carrier) 성분이다. 예를 들어 효소류, 미생물 발효 부산물, 분산 안정화제, 제형화 부형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가공 중 사용되었지만 최종 제품에 잔류하지 않거나 기능적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경우, FDA는 이를 표시 대상에서 제외하고, COI에도 "processing aid - no functional residue"로 기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분석 자료, 공정 설명서, TOS(total organic solids) 분석서, 공정 후 효소 비활성화 증빙 등 보완 자료가 필요하다.
FDA는 "해당 성분이 잔류하지 않음"을 주장하는 기업에게 “Prove it.”을 요청한다. 즉, '그 성분이 정말 최종제품에 남지 않았는지를 입증하라'는 것이다. 이 입증의 책임은 전적으로 기업에게 있다. “공정상 사라졌을 것이다”라는 추정은 인정되지 않는다.

COI는 ‘정책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최근 미국에서 자가결정형 GRAS(Self-affirmed GRAS)의 남용 가능성과 투명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FDA는 이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예고했다. 특히 외부 문서(Self-affirmed GRAS report)를 COI에 인용해 사용하는 행위 자체를 규제하는 방향도 검토되고 있다. 이는 공급업체 문서를 단순 인용해 COI를 작성해 온 많은 한국 수출기업들에게 직접적인 규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COI는 단순한 내부 문서가 아니라, 성분의 적법성과 규제 준수 여부를 입증하는 준법적 방패막이다. 이제는 “GRAS니까 괜찮다”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GRAS인지, 우리 제품에 해당 GRAS가 적용 가능한지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규제는 명확해지고, 증명책임은 수출자에게 쏠리고 있다. 이제 COI는 선택이 아닌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