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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콩 한 알로 여는 내일의 식탁'... 광화문 한복판서 펼쳐진 ‘소이캠페인하우스’ 현장에 가보니

곡산 2025. 6. 27. 07:44
[르포] '콩 한 알로 여는 내일의 식탁'... 광화문 한복판서 펼쳐진 ‘소이캠페인하우스’ 현장에 가보니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6.16 16:12

지속 가능성과 이너뷰티를 향한 실천의 장... 콩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 거리 건물 외벽을 감싼 미국대두협회의 대형 랩핑 광고와 캠페인 하우스 전경

우리가 매일 먹는 한 끼, 그 안에 미래가 담겨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서울 한복판 광화문, 왕이 거닐던 길목에서 ‘지속 가능한 내일’을 향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됐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콩’을 주인공으로, 농부의 진심과 소비자의 실천이 만나는 공간이 2주간 문을 열었다. 화려한 퍼포먼스 대신 한 알의 콩이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 미국 대두(US Soybean)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캠페인은 일회성 전시를 넘어, 일상 속 행동을 이끌어내는 경험으로 구성돼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광화문에서 만나는 콩의 내일

캠페인은 6월 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랜드마크 건물에서 진행된다.

하루 유동인구가 10만 명에 달하는 이 지역은 최근 ‘광고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며 대형 옥외광고가 가능해져, 캠페인 전면에 메시지를 강하게 내걸 수 있었다. 건물 외벽을 감싼 대형 랩핑 광고와 캠페인 하우스 내부 구성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과거 성수동 등에서 진행된 트렌디한 팝업 행사와 달리, 이번 캠페인은 ‘힙함’보다 ‘일상’을 지향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실속 있는 체험, 일회성 소비보다 실천 가능한 행동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방향이 달랐다.

기획자는 “이제는 소비자의 진짜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콩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한 식품이고, 이를 통해 모두가 지속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도 보고 퀴즈도 풀고... 실천으로 이어지는 공간

캠페인 하우스는 2층으로 구성됐다. 1층은 전시와 체험 중심 공간이다. 미국 대두 농부들의 지속 가능성 실천 사례와 지속가능한 미국 대두에 붙이는 SUSS(Sustainable U.S.Soy) 인증 로고의 의미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냈다.

지속가능한 미국 대두의 스토리를 이어가며 그 의미를 깨닫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4개의 콩 캐릭터

‘왜 미래에 진심인가요?’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전시 여정은, 네개의 콩 캐릭터와 함께 5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관람객은 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퀴즈를 풀고, SUSS 인증 마크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5개의 테마로 구성된 미국대두 캠페인 하우스 내부 모습 
5개의 테마로 구성된 이야기를 따라가며 퀴즈를 풀고, SUSS 인증 마크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관람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퀴즈를 모두 통과한 관람객만이 음료와 굿즈, 키링을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얻는다. 단순한 전시가 아닌 행동으로 연결되는 설계다. 메시지 트리와 포토존, DIY 소이푸드 존 등도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요소로 작동했다.

2층은 프로그램 중심 공간이다. 쿠킹 데모, 북토크, 인터뷰존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됐다. 시각적인 장식보다, 참여와 공감을 중심에 둔 프로그램 구성이다. 특히 전시는 100% 재생 가능한 종이와 살아있는 식물을 활용해 공간 전체에서 지속 가능성을 실현했다.

셰프가 전하는 지속 가능한 식탁의 맛

오스틴강 셰프는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두유 땅콩버터 푸딩과 두부 크로켓을 선보이며 지속 가능한 식탁의 방향을 제안했다. 또 다른 참여자인 송사월 셰프는 피부 건강을 고려한 순두부 아이스크림과 두부 칠리스튜를 소개했다.

오스틴강 셰프는 탄소발자국이 적은 미국산 대두를 사용해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두유 땅콩버터 푸딩과 두부 크로켓을 선보이며 지속 가능한 식탁의 방향을 제안했다.

이들의 요리는 단순한 요리 시연을 넘어, ‘먹는 것이 곧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연결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미국 대두의 지속 가능성과 이너뷰티 효과를 주제로 한 SNI(소이뉴트리션연구소) 연구원의 강연도 진행됐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설명은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이부터 아이돌까지, 모두의 참여로 확산되는 메시지

어린이 북토크도 캠페인의 중요한 축이다. 아동문학가 강미숙 작가와 함께한 프로그램은 '식탁 위의 기후위기'를 중심으로, 기후 문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소년중앙’ 기자단과 협업해 미디어 연계 효과도 더했다.

온라인 캠페인은 더욱 다채롭고 폭넓게 전개됐다. 오스틴강·송사월 셰프의 레시피를 따라하는 ‘요리 따라하기 챌린지’는 SNS 해시태그 인증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고, 신청 3일 만에 전량 마감되며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캠페인 초기 4,800건이었던 #USSOY 해시태그는 5,000건을 돌파했다.

K-POP 아이돌과 함께한 요리 영상 시리즈 ‘뭘 먹고 자랐길래’는 글로벌 확산의 핵심 콘텐츠였다.

에이티즈, 뉴이스트 백호, 오마이걸 유빈 등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어머니의 레시피를 재현하며 대두 기반 요리를 소개했다. 이 영상은 중앙일보, 유튜브, FAST TV를 통해 일본, 미국, 캐나다 등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콩을 통해 행동으로 옮겨진 진심

이번 캠페인은 퍼포먼스 중심의 단기 행사가 아닌, 실천 가능한 소비자 경험을 지향한 기획이다. 디지털 광고를 통한 유입은 4,300만 회 이상, 영상 조회수는 226만 회를 넘겼고,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50명을 통한 바이럴 확산도 병행됐다. 포켓CU 앱을 통한 퀴즈 이벤트에는 2,200명이 참여했다.

‘지속 가능한 내일이 내 일입니다’라는 캠페인 메시지는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행동을 촉구하는 제안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 있고, 거창하지 않지만 실천 가능한 메시지. 미국 대두 캠페인은 콩 한 알로 시작된 진심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실험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