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3.24 07:54
품질서 가격까지 라이프스타일 맞춰 제품 차별화 필요
비만 관련 시장 활성화…멘탈 케어·수면 돕는 제품 부상
2025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세미나서 이정민 트랜드랩506 대표 발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건강기능식품이 최근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全) 연령층을 아우르는 필수 소비재로 자리잡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건강 관리법을 추구하며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개인적인 목적에 맞게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개인 맞춤형 웰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각 연령대별 건강 고민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실질적인 성장 정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수요가 엔데믹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고,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시장은 침체 국면을 맞이했다. 또 획일화된 제품 라인업과 차별화되지 않는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들의 시장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게 되는 요인이 됐다.

트랜드랩506 이정민 대표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롭게 주목받는 소비자와 소비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면서 △대한민국의 초고령 시대 △웰빙 번아웃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확대 및 경쟁 심화 △웰니스 시대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 등을 주요 키워드로 설명했다.
이 대표는 “건강은 모두의 평등한 기본권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 건강을 위해서는 식습관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소비자들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건기식 시장이 어떤 특화된 된 사업 영역이 아니라 모두의 시장으로 가고 있다는 것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건기식 시장에서 품질부터 가격 경쟁까지 치열해졌기 때문에 성분 등 차별화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시장은 훨씬 더 어렵고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1820억 달러 규모로 꾸준히 성장했으나 국내 시장은 지난 2023년을 기점으로 마이너스 시장으로 전환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에 접어서면서 웰빙(Wellbeing) 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관련 산업들이 외치고 있는 ‘잘 살아야 한다’라는 명제가 반대급부적으로 압박감이 될 수 있는 상황, 즉 ‘웰빙 번아웃’ 현상을 겪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질병과 허약함의 부재가 아닌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웰빙이 추구되면서 ‘헬스(Health)’의 시대에서 ‘웰니스(Wellness)’의 시대로 진화하면서 개인의 건강을 위한 노력과 정보가 과거에 비해 다양화, 고도화되자 소비자들이 이러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느끼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산업에는 새로운 도전과제가 됐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만큼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과열된 ‘레드오션’ 시장이 됐다는 것.
최근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다는 발표에 대한약사회는 “건기식을 약국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은 소비자 기만행위”라며 제약사를 공개 비판했고, 개별 약국들은 다이소 입점 제약사, 식품사에 대한 보이콧을 진행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기존 제품의 저가 대체재인 ‘Dupe(듀프)’ 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유행인 만큼 소비자의 가성비에 대한 니즈가 시장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경쟁의 과열은 기능성 성분, 품질, 브랜드력 뿐만 아니라 이젠 가격에까지 미치고 있어 수많은 정보 속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웰빙’ ‘건강’ ‘잘 산다’라는 소비자 개개인의 웰니스 정의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제품 차별화를 이뤄나가야 한다는 것. 이에 이 대표는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기식 시장으로 비만, 장 건강, 수분섭취, 수면, 정신건강 등을 꼽았다.
한국의 비만 시장은 작년 GLP-1 위고비가 한국에 상륙한 후 변화무쌍해졌다. 꾸준히 증가하는 비만률에 특히 소아비만 문제가 증가 중인 한국에서 비만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위고비 등 GLP-1 약제가 유행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화 건기식도 시장에 등장했다. 덜 먹는 사람들의 영양소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프로틴, 비타민 강화 식단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으며, 식전, 운동 후에 먹는 부스터에는 섬유질, 프리바이오틱, 프로바이오틱을 강화해 더 빠르게 포만감을 주고 더 건강하게 체중관리를 할 수 있는 게 돕는다.
GLP-1 약제가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기엔 비싼 비용이라는 점에 착안해 GLP-1 대체재 또한 출시되고 있다. 레몬, 사프론, 레드오렌지 등 자연 유래 추출물을 이용해 먹고자 하는 열망을 억제해주는 효과를 표방한다. 더불어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섭취하기 전보다 폭식을 줄일 수 있다는 원리를 마케팅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연령, 여성들이 프로틴 파우더를 먹기 시작하면서 프로틴을 넣은 소다음료로 출시하거나 체중 감량과 더불어 장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프로·프리바이오틱스 넣은 유산균 음료까지 가능성이 많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분섭취 또한 현대인의 건강관리의 핵심으로 꼽힌다. 수분섭취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은 ‘간편함’이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1인가구가 많아지는 상황에 물에 타 먹는 간편한 음용방법이 선호되면서 포로 간편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 유행이다. 또 일상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지만 카페인의 부작용은 피할 수 있는 에너지 음료, 카페인이 들어가 있지 않는 부스팅 음료들도 개발되고 있다.
스트레스, 불안 관리를 통한 멘탈 케어와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기식들도 뜨고 있다. 최근 정신건강의 경고등과 같은 사건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개선점이 강구되는 시점에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들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스트레스 노출도가 높고 면역도 낮다는 연구결과를 통해 2030 소비자들이 스트레스 관리와 그를 통한 수면 관리 시장의 주요 타깃층으로 성장 중이다.
저속노화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열망이 역사가 매우 긴 만큼 최근은 ‘슈퍼휴먼을 위한 불로장생’ 프로젝트처럼 인간의 잠재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보충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생활 속 ‘뉴트로픽(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물질이나 보충제)’나 다양한 노화 대응 솔루션이 시장에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장수’가 앞으로 시장에 떠오르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이 세상에 웰니스에 해당하지 않는 산업이 없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웰니스를 주창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는 결국 ‘식습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많은 식품기업, 유통기업들이 건기식 시장에 진입하고자 한다”며 “건기식 시장이 어떤 특화된 사업 영역이 아니라 ‘모두의 시장’으로 가고 있다는 것들을 주목하실 필요가 있으며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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