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
- 프랑스
- 파리무역관 곽미성
- 2024-12-09
- 출처 : KOTRA
아시아적 색채를 띠는 새로운 카페들
독립 브랜드의 인기와 요인
프랑스의 카페라고 하면 떠오르는 고전적인 이미지가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람들로 가득 찬 노천카페, 서로 가까이 붙어있는 작은 테이블, Richard라는 로고가 새겨진 작은 커피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 한 잔, 동전 몇 개를 내려놓고 거스름돈은 팁으로 두고 나오는 전통적인 담배 가게 겸 커피바가 바로 그것이다.
'바에 놓인 Richard 원두로 내린 에스프레소'로 상징되던 프랑스의 카페 문화가 최근 바뀌고 있다. 단조롭던 커피 메뉴들은 세계 각지로부터 도착한 다양한 원두를 사용한 색다른 메뉴로 바뀌고, 인테리어는 보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해지고 있으며, 카드 결제는 물론 테이블에서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디지털 편의성을 갖춘 카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의 새로운 카페들은 전통적인 프랑스 카페의 모습도, 미국의 대형 체인 스타일도 아닌 독창적인 정체성을 바탕으로 커피 문화의 '제3의 물결(Third Wave)'을 선도하고 있다. 이른바 '네오카페(Neocafe)'라 불리는 이들 카페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에서 10% 성장을 이루며 3억9800만 유로의 규모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안 매장 수는 20% 증가해 734개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특히, 초기 투자비용이 비교적 낮아 신규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인의 커피숍 방문 빈도를 보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뚜렷해진다. 2020년에는 다섯 명 중 한 명만이 하루 한 번 커피숍을 방문했지만, 2023년에는 세 명 중 한 명으로 그 비율이 크게 늘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카페 중 상당수가 아시아에서 기원했거나 아시아의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형태라는 것이다.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패스트푸드 업종별 매장 수 증가율>
(단위: %)
[자료: Le monde]
<전 세계 지역별 커피 소비량>
* 주: 60kg 포대 기준, 백만 단위
[자료: Le monde]
<2022년 기준 프랑스 커피 산업 전반적 정보>
항목 | 세부 내용 |
프랑스인의 커피 소비 비율 (2022년 최근 3개월 기준) | 프랑스인 10명 중 8명 |
프랑스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 1인당 연간 약 3kg (500잔) |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커피 유형 | 아라비카, 로부스타 |
프랑스의 커피 주요 수입국 | 브라질, 베트남, 우간다 |
2022년 프랑스의 커피 수입량 | 약 250만 자루 (60kg 기준) |
커피 소비 증가 트렌드 | 원두 커피에 대한 관심 증가 |
커피 제품별 소비 경향 | 분쇄 커피, 캡슐 커피 소비는 여전히 강세; 원두 커피 소비 증가 |
커피 소비 관련 환경 문제 | 캡슐 커피의 재활용 문제, 75%가 매립장으로 향함 |
공정무역 커피의 소비 증가 (2005년 대비 2020년) | 5300톤에서 1만3000톤으로 증가 |
유기농 커피 소비 비율 | 응답자의 30%가 유기농 커피 선호 |
[자료: Statista, 2024년 발표자료]
아시아적 색채를 띠는 새로운 카페들
일본인이 설립한 아라비카 카페(% Arabica)나 패션 브랜드에서 시작해 카페로 사업을 확장한 메종 키츠네(Maison Kitsuné) 같은 브랜드는 이미 파리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며 여러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파리 11구에 위치한 Kapé는 2023년에 창업한 카페지만 시그니처 제품 '우베 라떼 (Ube Latte)'가 인기메뉴로 자리 잡았다. 이곳의 모든 메뉴는 필리핀의 음식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아라비카 원두 역시 필리핀에서 공급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파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생 브랜드인 누아 커피(Noir Coffee) 역시 아시아의 컨셉으로 매장을 꾸며놓고 있다.
<파리의 주요 네오 카페 특징 및 제품>
카페 | 특징 | 주요 메뉴 및 가격 |
% Arabica | 일본에서 시작해 파리 전역에 확산, 세련된 인테리어와 독특한 원두 선택 | 다양한 싱글 오리진 원두와 에스프레소, 필터 커피 제공 |
Maison Kitsuné | 패션 브랜드에서 카페 문화로 확장. 프랑스 감성과 일본적 디테일이 결합된 독창적 브랜딩 | 시그니처 블렌드 커피와 브랜딩 굿즈 판매 |
Kapé | 필리핀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우베 라떼(Ube Latte)와 같은 독창적 메뉴 제공. 아라비카 원두도 필리핀산 사용 | 우베 라떼: 5.5유로, 바나나 잎으로 포장된 디저트: 4유로 |
Noir Coffee | 아시아 감성의 인테리어와 메뉴, 트렌디한 도시 젊은이들에게 인기 | 말차 라떼: 4.5유로, 콜드브루: 3.9유로 |
[자료: KOTRA 파리 무역관]
새로운 카페 트렌드
현재 파리 카페 산업의 트렌드는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 새로운 소비자의 대두
무엇보다도 새로운 세대 소비자의 등장이 변화의 핵심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의식적(conscious)이고, 개성이 뚜렷하며 취향이 다양하다. 이들은 맛없는 원두나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커피를 원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카페들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기본 가치로 삼고 있고, 공정 무역 원두와 원산지 투명성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가 됐다.
<네오카페의 유행을 주도하는 프랑스의 주요 카페 로고>
[자료: 브랜드별 홈페이지]
② 다양해지는 메뉴와 독창적 경험
숙련된 바리스타들은 이러한 고품질 원두를 활용해 전통적인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카페오레의 범주를 넘어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말차(Matcha)와 같은 동양의 차를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음료들이 대표적이다. 이제 프랑스 소비자들은 에스프레소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다양한 풍미의 커피와 함께 패스트리 메뉴나 샌드위치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채식주의자 비율이 높은 프랑스 소비자들을 위해 비건 메뉴와 대체 우유는 거의 모든 카페에서 필수로 제공된다. 이 외에도 글루텐 프리(gluten-free) 메뉴와 CBD 오일이 함유된 쿠키 역시 새로운 세대의 카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재미있는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아메리카노를 꺼리던 파리의 바리스타들마저 이제는 아메리카노를 주요 메뉴로 포함시키고, 심지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경험을 적극 반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③ 독특한 인테리어와 브랜딩
또 다른 눈에 띄는 변화는 카페 인테리어의 진화다. 과거에는 라탄 의자와 작은 테이블로 통일감을 주던 디자인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개성 있는 테마와 독창적인 장식으로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파리의 Le Peloton café는 자전거 수리 공방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를 도입해 자전거 애호가들이 좋아할 만한 소품과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이러한 컨셉은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친근한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자리 잡게 만든다. 리옹의 Vélcroc의 창업자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분위기의 인테리어 컨셉을 호주 시드니 외곽의 The Grounds of Alexandria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이 카페는 2023년 5월 세계에서 가장 인스타그램에 많이 게시된 카페로 선정됐다고 한다. 일본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Dreamin’ man 카페는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해서 제작한 의류를 함께 판매한다. 카페의 정체성이 들어가 있는 일러스트 이미지는 카페의 유니크한 분위기로 소속감을 얻기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소품을 통해 고객은 카페의 정체성과 경험을 집으로 가져가는 특별한 연결고리를 가지게 된다.
<자전거를 테마로 한 파리 카페 전문점>
[자료: Peloton cafe 홈페이지]
시사점
프랑스 커피 시장은 지속 가능한 커피와 독창적인 메뉴, 세련된 브랜딩으로 새로운 세대의 취향을 반영하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소비자의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소비 트렌드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아시아에서 기원한 브랜드들은 한국이 가진 강점을 활용할 기회를 시사한다.
한국의 전통 차 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음료나 디저트, 그리고 한국의 '쉼', '명상', '여백' 등의 문화를 반영한 공간과 브랜딩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현지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한국인 관계자는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약과, 흑임자, 찹쌀떡, 깨 등을 활용한 디저트류가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하며, "높아지고 있는 K-컬처의 위상에 힘입어 한국만의 고유한 개성을 살린 메뉴가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메뉴나 인테리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공간 브랜딩에서는 한국과 프랑스 고객층의 카페 이용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넓고 쾌적하며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는 반면, 프랑스 소비자들은 커피를 즐기며 미식 체험과 사람들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나아가, 카페의 개성을 만들어주는 예술적 협업 제품이나, 현세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 제품(예: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등)을 통한 현지 시장 진출도 고려해 볼 만하다.
자료: Statista, 일간지 Le monde, Les echos, Le figarao,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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