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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025년 문제’…초고령사회 도래와 함께 확장되는 시니어 시장

곡산 2024. 11. 16. 07:21
일본의 ‘2025년 문제’…초고령사회 도래와 함께 확장되는 시니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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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무역관 진석순
  • 2024-11-14
  • 출처 : KOTRA

 

사망률 저하 및 청년 인구 감소로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 도래

고령화라는 공통의 중요 과제를 가진 일본 시장으로의 한국 기업 진출 기회 상승

일본은 세계에서 고령화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고령화율(총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데, 지난 9월 15일에 발표된 총무성 추계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3625만 명(전년 대비 2만 명 증가), 고령화율은 29.3%(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로 집계돼 고령자 수와 비율 모두 과거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일본 인구 4명 중 1명은 고령자가 됐고, 2025년에는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후기 고령자가 돼 5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가 도래할 예정이다. 이렇듯 초고령사회의 빠른 진전은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본 사회는 이를 ‘2025년 문제’로 이름 붙이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초고령사회 요인 및 배경

 

고령화의 진행 척도를 나타내는 용어는 다양하다.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고령화율)이 7%가 넘은 사회를 ‘고령화사회’,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1%가 넘은 사회는 ‘초고령사회’라고 정의한다. 일본은 생활 수준 향상과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 정상급 장수국이 된 가운데, 저출산 추세도 보인다. 이로 인해 1950년에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5%에 불과했으나, 1970년에는 7%를 넘었고, 1994년에는 14%, 2007년에 21%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돌입했다. 즉, 현재 상황에 이르기까지 불과 50여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내각부가 공개한 ‘2024년 판 고령 사회 백서’에 따르면 일본의 고령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연령 조정 사망률(연령 구성이 다른 지역 간 사망 상황을 비교할 수 있도록 연령 구성을 조정한 사망률)의 감소에 의한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이고, 둘째는 저출산 진행에 의한 청년 인구 감소이다.

 

생활 환경 개선, 식생활·영양 상태 개선, 의료 기술 진보 등에 의해 연령 조정 사망률이 감소해, 1947년의 남성 23.6%, 여성 18.35%에서 2020년에는 남성 13.3%, 여성 7.2%로 사망률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평균 수명을 따져봐도 1950년에는 남자 58.0세, 여자 61.5세였으나, 2020년에는 남자 81.56세, 여자 87.71세로 모두 20세 이상이 늘어났으며, 2040년에는 남자 83.27세, 여자 89.63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출생아 수는 제1차 베이비 붐(1947~1949년도 약 805만 명), 제2차 베이비 붐(1971~1974년도 약 816만 명) 등 두 차례의 최고치 이후 감소해 2020년도 출생아 수는 84.1만 명으로 전년 대비 2.4만 명 줄었으며, 2023년에는 72.7만 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령화율이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고령화 가속도’에 ‘고령자 비율 상승’이 더해지면서 고령자 인구가 대폭 증가한 결과,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의료, 간호 등의 사회 보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일본 사회와 경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의 고령화 추이(좌) 및 65세 이상 인구 비율 추이(우)>

(단위: 만 명, %)

 

[자료: 내각부 ‘2024년 판 고령 사회 백서’ (좌) 및 총무성 ‘통계로 본 우리나라의 고령자’ (우) 보도자료]

 

초고령사회가 초래하는 2025년 문제

 

‘2025년 문제’는 일본이 직면한 초고령 사회의 주요 과제로, 1947~1949년에 태어난 약 800만 명의 ‘단카이 세대(団塊世代)’가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가 되면서 의료, 간호 등의 사회보장비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2025년에는 후기 고령자 인구가 약 21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65세 이상 고령자는 약 3677만 명으로 총인구의 약 30%를 차지해 3명 중 1명이 고령자가 된다.

 

이와 같은 대규모 고령자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간호보험, 생활 보호 등 사회보장 제도의 유지가 필수적이지만, 이로 인한 사회보장비 증가가 미래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할 전망이다. 내각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1명을 부양하는 15~64세 인구는 1960년 11.2명에서 2021년 2.1명으로 급감했으며, 2030년 1.9명, 2050년에는 1.4명에 이를 것으로 추계된다.

 

또한, 의료·간호 서비스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관련 시설 부족과 의료·간호 종사자 감소로 인해 고령자가 충분한 의료와 간병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특히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많은 기업이 인력난에 처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후계자 부재율은 60대 경영자 약 50%, 70대 경영자 약 40%로 집계돼, 후계자 부족으로 인한 중소기업 폐업과 그에 따른 일자리 및 노동력 감소, GDP 손실 등 경제 성장 둔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초고령사회로 확대되는 시니어 시장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소비 지출과 사회보장급부비(연금, 의료, 복지 등) 증가가 예상되는 일본에서는 일하는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한 '시니어 마켓'이 주목받고 있다. 내각부가 발표한 '고령화 추이와 장래 추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65세~69세는 2명 중 1명이, 70~74세는 3명 중 일하고 있으며, 고령자의 약 40%가 앞으로도 일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무성의 ‘통계로 본 일본의 고령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5세 이상 취업자 수는 914만 명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20년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즈호 은행 산업조사부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고령자용 시장의 규모는 약 101조3000억 엔으로, 2007년 대비 16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산업군은 ‘의료·의약 산업’ 35조 엔(2007년 대비 116% 증가), ‘간호 산업’ 약 15조 엔(2007년 대비 137.5% 증가), ‘생활 산업’ 약 51조 엔(2007년 대비 26.8% 증가)으로 예상된다.

 

고령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의료·의약 산업에서는 홈케어용 의료기기, 질환 관리 의약품, 건강관리 서비스 등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은 고령자 증가로 돌봄 서비스 수요도 확대되면서 양로원, 데이케어 시설과 같은 시설 간호 서비스, 자택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문 간호 서비스, 보행 보조기구 등 간호 용구·복지 용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고령자 시장 중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식량, 교양, 오락 등을 포함하는 생활 산업으로, 여행, 피트니스, 스포츠 관련 비즈니스가 확대되면서 건강식품과 영양 보조식품도 주목받고 있다. 생활 산업은 의료·의약, 간호 산업과 비슷한 규모지만, 식량, 가구, 가사, 피복 등의 생활필수품 외에도 교양·오락 등 생활의 질을 높이는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 또한 도소매, 운수, 광고 등 다양한 산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 일본 경제 전반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고령자 시장 규모 전망>

(단위: 조 엔, %)

[자료: 미즈호 코퍼레이트 은행(현 미즈호 은행) 보도자료]

 

한편,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변화는 고령자층의 소비 비중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연금을 포함한 사회보장급부 외에도 저축 등 금융자산과 은퇴 후 경제활동을 지속하는 건강한 시니어층을 바탕으로, 고령자는 일본 국내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 갈 전망이다. 구매력이 높은 시니어층은 특히 생활 전반에 걸친 취미나 여가 활동 관련 제품과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며, 이들이 일본 내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니어 마켓은 일본에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시니어층을 겨냥한 비즈니스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시니어 세대의 유형별 특징

 

65세 이상의 시니어 세대는 건강 상태와 경제적 상황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마케팅 컨설팅 전문기업 (주)일본 SP 센터에 따르면, 이들은 ‘액티브 시니어’, ‘디펜시브 시니어’, ‘갭 시니어’, ‘케어 시니어’로 구분된다.

 

<일본 시니어 세대의 유형별 특징>

유형 특징
액티브 시니어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가치관을 탐색하는 데 적극적인 시니어 층을 가리키며, 새로운 경험이나 상품에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취업 활동 등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점이 특징
디펜시브 시니어 건강상에 큰 문제가 없어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소비 행동이 소극적인 시니어를 가리키며, 주 수입원은 연금이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많지 않아 절제되고 신중한 소비 행동이 특징
갭 시니어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사이에 간극을 느끼고 있는 시니어를 가리키며, 신체 기능 저하나 경제적 불안정이 그 갭을 형성하고 있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 버리기 쉬운 점이 특징
케어 시니어 건강상의 이유로 일상생활에서 가족이나 도우미, 의료 종사자의 도움이 필요한 시니어를 가리키며, 자치체의 ‘요간호자’나 ‘요지원자’ 인정을 받는 점이 특징

[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정리]

 

<일본 시니어 세대의 구분 및 특징>

(단위: 만 명, %)

[자료: (주)일본 SP센터 보도자료]

 

시니어 소비시장 견인제 ‘액티브 시니어’

 

액티브 시니어는 나이를 먹어도 의욕적으로 활동하는 고령자를 가리키며, 인생 경험이 풍부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아 소비 활동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기업의 중요한 고객층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은 활동 범위가 넓어 여행, 취미, 스포츠, 자원봉사 등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의욕을 가지고 인생을 풍요롭게 보내려고 하며, 이러한 액티브 시니어의 증가는 내수 수요 시장에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다.

 

(주)일본 SP센터는 이러한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시장 요구를 ‘취업 형태 유지 여부’를 기축으로, ‘물건 소비’*인지, ‘체험 소비’**인지를 가시화하고, 그 요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세분화해 액티브 시니어에게 맞는 특징적인 수요 및 각 기업 상품군의 타깃 설정 기준을 제안했다.

 * 물건 소비(모노소비, モノ消費)란, 물건 소비를 중심으로 한 소비 스타일로 주로 가전제품, 자동차, 의류, 액세서리 등 형태가 있는 소비재 등의 상품 소비

** 체험소비(고토소비, コト消費)란, 물건 이외의 목적에 의한 시간 소비 스타일로 소비자에게 있어서는 소비하는 시간이 자신에게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

 

액티브 시니어층은 시간이나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의미 있게 사용하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볼 수 있고, 소비 경향으로서는 여행, 취미, 건강, 커뮤니티 등을 키워드로, 특히 체험소비에 관련된 상품이나 서비스 제공에 큰 관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표적인 체험소비로는 지역 교류(친구나 지인과의 교제), 학습 투자(학원, 방송대 등의 배움의 터), 추억 만들기 (국내·국외, 온천, 당일 여행 등), 건강 투자(헬스클럽·홈트레이닝 등) 등을 통해 건강 유지를 위한 소비를 하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실현하기 위한 자기계발 비용을 아끼지 않는 시니어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물’에서 ‘체험’으로 변환시켜 나가는 시점 변화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액티브 시니어 세대의 요구 분야별 구분도>

[자료: (주)일본 SP센터 보도자료] 

 

시사점

 

2025년은 기존의 고령층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을 위해 소비하며 여가생활이나 취미활동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의 부상으로 이들이 고령 친화 산업의 성장은 물론, 건강이나 미용, 여행,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 활동을 함으로써 소비의 확대를 견인하는 한편, 노동력 부족 해소에도 공헌할 것으로 보인다. 정년퇴직 후에도 건강하고 일할 의욕이 있는 액티브 시니어는 귀중한 노동력으로 기대되고 있어 고령층이 내수를 주도하는 핵심 소비자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액티브 시니어는 요구와 특성이 뚜렷하게 구분돼 시니어 마케팅에서 핵심 타깃층으로 각 업계에서는 이들에게 맞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온라인 전문 매장 운영사 A사의 M 매니저는 KOTRA 도쿄무역관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령, 성별, 가치관 등 다양한 기준으로 타깃을 세분화해, 시니어 고객층의 니즈에 맞춘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타사와 차별화된 부가가치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며 “시니어 인구 증가에 따라 연령대별로 더욱 세분화된 제품 도입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니어층은 건강 관련 생리적 수요뿐 아니라 취미나 사회적 교류를 위한 심리적 수요도 늘고 있어, 정서적 가치를 충족하면서도 실용성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고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상품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경우 고령자 관련 데이터와 그들의 특성, 수요를 분석한 자료가 풍부한 편이다. 최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는 의료·의약 산업, 간호 산업, 생활용품 산업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 로봇 기술 등을 결합한 홈케어용 의료기기, 건강관리 서비스 등이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현지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파악하고 벤치마킹을 거쳐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일본 내각부, 총무성, 미즈호 코퍼레이트 은행, (주)일본 SP센터, 각 언론사 보도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