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등

‘건강 마케팅’으로 수익 극대화 노리는 미국 음료업계

곡산 2024. 8. 25. 22:41
‘건강 마케팅’으로 수익 극대화 노리는 미국 음료업계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8.23 11:44

프리바이오틱스 탄산음료, 소화기 건강·체중 조절 등 내세워
올리팝 제품, 식이섬유가 변비 개선·혈당 안정에 도움 홍보
녹색음료 과채 이미지 강조 비타민 등 손쉬운 섭취 강조
에너지음료 천연 카페인 함유에 버블티 등 Z세대에 인기

미국 음료 업계가 ‘건강성’을 강조한 마케팅을 통해 수익 확대를 노리고 있다.

 

최근 미국 탄산음료 시장은 건강 인식 고조로 찾는 발길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수익은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에는 소비자 변화를 빠르게 파악한 ‘건강 마케팅’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자는 업계 전략이 한몫하고 있다.

 

코트라 애틀랜타무역관에 따르면, 긴 수명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여러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탄산음료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마시더라도 제로 슈거나 제로 칼로리 제품을 많이 찾는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건강에 나쁜 것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음료가 인기를 얻고 있다.

 

자료: Statista
 

대표적인 것이 '건강한 소다'로 알려지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프리바이오틱스 탄산음료로, 업계는 이 음료에 포함된 식이섬유를 강조하고 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채소나 곡물, 콩과 견과류 등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소화되지 않고 장까지 도달하여 유익균의 먹이로 작용한다. 또 프리바이오틱 음료를 꾸준히 섭취하면 소화기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변비 완화, 혈당 조절, 체중 관리 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국 농무부의 식이 지침에서는 일반 성인의 경우 매일 섭취하는 1000kcal당 14g의 식이섬유 섭취를 권장하고 있지만, 미국 여성의 약 9% 남성의 3%만이 식이섬유 권장량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추가적인 식이섬유 섭취가 필요한 상황에서 업계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함유한 탄산음료가 부족분을 채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건강에도 이로운 음료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건강 마케팅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며 소셜미디어와 광고를 통해 미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한 소다'라는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음료에 들어있는 가공 섬유질은 자연식품에서 얻어지는 섬유질과 달리 발효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며 식품에서 얻어지는 식이섬유를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효능과 별개로 해당 탄산음료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시장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로는 올리팝(Olipop)과 포피(Poppi)가 있다. 이들 제품에는 프리바이오틱스 식이섬유가 2~9g 들어있으며, 기능성 성분 혼합물이나 사과식초 등이 함께 함유돼 있다.

 

또 올리팝은 변비를 개선하고 혈당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 들어있다고 마케팅하고 있으며, 포피는 속쓰림과 혈당수치를 줄이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 되는 성분이 함유돼 있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일반 탄산음료에 비해 설탕 함량이 매우 적고, 고혈압과 비만 등을 유발하는 옥수수 시럽이나 인공감미료를 포함하지 않으며 칼로리도 25~35kcal로 낮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료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미국 음료업계는 다양한 효능을 강조하는 '건강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강음료들. (사진=각 사)
 

이들 음료 외에도 최근 미국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마케팅하는 음료들이 늘고 있다.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강화, 활력 증진, 수분 보충 등 다양한 효능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 음료들이다.

 

우선, 건강 및 면역력 강화를 강조하는 음료들은 용기 라벨에 적힌 각종 성분을 통해 건강에 좋다는 느낌을 강조한다. 블러드 오렌지와 후지 사과로 만든 주스를 함유한 스파클링 음료인 루비(Ruby)는 웹사이트에서 이러한 음료가 1000가지 이상의 효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 식품점 냉장 코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녹색 음료 브랜드에는 라벨에 브로콜리, 시금치, 풋사과 등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기존에는 알약을 통해서 섭취했던 비타민과 미네랄을 손쉽고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들 음료 가운데는 실제 채소가 아닌 과일 주스가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들도 많고, 채소 섭취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더 간편하고 그렇지만 건강을 놓치지 않는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 더 많은 종류의 건강 음료가 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마시던 와인이나 칵테일을 대신해 알코올을 포함하지 않는 대신 특수 버섯에서 추출한 강장제 성분이나 마그네슘 등 영양소를 함유한 음료들이 젊은 층에게 새로운 칵테일로 빠르게 알려지고 있다. 이들 제품은 뇌와 신체의 긴장을 완화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외에도 에너지 음료와 스포츠음료도 그동안 에너지를 보충하고 수분 공급을 빠르게 한다는 효과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운동이나 야외 활동 시에 물보다 스포츠음료를 선호하며, 피곤한 작업을 할 때는 에너지 음료가 도움이 되는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음료는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상 위험이 야기되고 있기에, 최근 출시된 에너지 음료들은 기존 합성 카페인과 달리, 녹차나 과라나씨 등 천연적인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어 불안감이 없는 건강한 에너지 드링크라고 마케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천연 카페인과 합성 카페인의 화학적 차이는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에게 이왕이면 건강한 에너지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하다.

 

차 음료도 인기다. 미국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탄산음료, 술, 커피 대신 차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관련 시장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미국 차 협회에 따르면, 미국 차 소비의 주요 고객층은 밀레니얼 소비자로 이들의 87%가 차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도 팬데믹 이후 차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시장에서는 발효차와 녹차 외에 버블티와 콤부차도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에서도 “Z세대에서 스타벅스 보바티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커피가 들어간 음료들이 인기가 많았지만 올해 소셜미디어에서는 핑크색 버블이 들어간 파란 보바티를 찍어 올리는 것이 유행”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차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발효차나 녹차 외에도 콤부차, 허브차 등 카페인 함량이 낮은 차에도 관심을 보이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