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제로 음료’ 성숙기…편의점 ‘탄산’ 판매 절반 넘어

곡산 2024. 6. 5. 18:00
‘제로 음료’ 성숙기…편의점 ‘탄산’ 판매 절반 넘어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6.05 11:18

가짓수 61종…4년 새 20배 급증
롯데칠성 1분기 제로 제품 판매 10% 증가
콜라·사이다·게토레이·마운틴듀 등으로 확대
코카콜라도 매출 상승…토레타·파워에이드 적용
팔도 ‘비락식혜 제로’ 돌풍…50일간 300만 개 불티
 

건강한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주요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제로’ 음료의 비중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마니아층이나 다이어터를 위한 구색 제품에 불과했다면 최근에는 기존 브랜드보다 높은 매출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주류, 아이스크림 등으로 종류와 비중이 확대되면서 메인 자리를 꿰찰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제로’ 음료의 비중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브랜드보다 높은 매출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주류, 아이스크림 등으로 종류와 비중이 확대되면서 메인 자리를 꿰찰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사진은 고객이 음료 매대에서 제로 음료를 고르고 있다. (사진=GS25)
 

시장조사업체인 FMI(Future Market Insight)에 따르면 전 세계 제로설탕 음료시장은 2023년 33억달러에서 2033년 132억달러로 4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앞서 국내 제로 탄산 음료 시장 규모(가정용+영업용)가 작년 1조2000억 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44%, 2020년 대비 500% 이상 성장한 규모다.

 

실제로 한 편의점의 올해 1~4월 음료 제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탄산 음료 제품 매출 중 제로 음료 비중은 52.3%로 과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탄산 음료 매출 중 제로 음료 구성비는 2022년 32.0%, 2023 41.3%로 매년 증가하다가 올 들어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이 업체에서 올해 운영 중인 탄산 음료 제품 112종 중 제로 음료의 제품 수도 61종으로, 4년 전인 2020년 3종에서 20배 가량 늘었다.

 

제조업체에서도 제로 음료는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서는 1분기 제로 탄산음료 매출이 작년 대비 9.4% 증가한 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탄산 음료 매출은 2138억 원에서 2150억 원으로 사실상 제자리를 기록했지만 제로 음료는 10% 가까이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펩시 제로 슈거 파인애플향’, 칠성사이다 제로에 매실 향을 담은 ‘칠성사이다 제로 그린플럼’,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 스포츠음료 ‘게토레이 제로’ 등을 출시한 데 이어 조만간 ‘마운틴듀 제로’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엔 비타민B를 함유한 제로 칼로리 에이드 ‘모아:비(more:b)’를 출시하기도.

 

코카콜라도 제로 제품 비중이 늘고 있다. 코카콜라 전체 매출 중 제로 비중은 작년 1분기 10%에서 올 1분기 13%로 3%p 상승했다. 코카콜라는 지난달 ‘토레타 제로’에 이어 이달 ‘코카콜라 제로 체리’와 ‘파워에이드 제로’를 선보였다.

 

팔도는 지난 3월 출시한 ‘비락식혜 제로’가 누적 판매량 300만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소비자층이 늘면서 50일간 판매량이 당초 예측한 초기 판매량을 네 배나 넘겼다고. 팔도는 밥알에서 당분과 탄수화물을 빼고 섬유질만 남기는 방식으로 기존의 식감을 유지한 제로 식혜 개발에 성공했다.

 

웅진식품은 자사 과채음료에 ‘제로’를 적극 적용, 신제품을 출시 중이다. 지난 2월 ‘초록매실 제로’ ‘자연은 알로에 제로’에 이어 3월 ‘자연은 더 말린’ 배·리치 제로 제품을 출시했다. ‘자연은 더말린’은 과일 자체에 당 성분이 있어 제로 음료 제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말린 과일 추출액을 활용한 점을 특징으로 지난 3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500만병에 달한다. 다양한 찻잎과 과일, 허브를 혼합한 블렌딩티 브랜드 ‘티즐’도 제로로 선보였다. 웅진의 대표 음료격인 아침햇살도 ‘제로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 음료 시장은 제로 탄산음료가 주축이 돼 성장해 왔고 제로 탄산음료가 성장기에서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소비자의 음용 수요도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제로 탄산음료 맛과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제로 음료 제품군을 지속 넓혀나가고 있다”며 “그만큼 제품 개발 기술력도 매년 높아지면서 제로 버전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뜨겁다. 같은 맛이면 제로를 찾는 소비 트렌드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