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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캔햄’ 대체육 바람 타고 상승하나

곡산 2023. 10. 2. 20:48
‘식물성 캔햄’ 대체육 바람 타고 상승하나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9.27 07:52

집밥 트렌드로 4300억 시장 확대…가격·맛 개선 과제 지적도
신세계푸드 100%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몰꼬 터
풀무원 ‘지구식단 LIKE런천미트’ 감칠맛에 탄력
동원F&B ‘마이플랜트’ 칼로리 최저…수출 추진

캔햄에도 식물성 단백질을 앞세운 대체육 바람이 일고 있다. 건강을 위해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헬시플레저’ 소비트렌드에 부합하려는 움직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짠맛이 강해 건강과는 거리가 먼 식품이라는 고정관념 탈피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 캠햄 시장은 주 소비층인 10~30대 소비가 갈수록 줄어 시장 규모가 2018년 4556억 원에서 2019년 4204억 원으로 감소하는 등 업계에서도 레드오션 시장으로 분류하다 코로나19 기간 집밥 트렌드가 자리를 잡으며 작년 4324억 원 규모로 반등하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환경을 고려하고 건강까지 갖춘 식물성 단백질 캔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국내 대체육 시장에서는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식물성 캔햄 카테고리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국내 대체육 시장의 성장 흐름과도 궤를 같이 한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9년 82억 원에서 2020년 100억 원을 넘기더니 작년에는 212억 원으로 성장했다. 오는 2025년에는 약 300억 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캔햄 시장은 하향세가 뚜렷했으나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만나 잠시 흐름이 멈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미래 먹을거리로 불리는 대체육이 꺼져가는 캔햄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헬시플레저’ 소비트렌드로 캔햄 시장에도 식물성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는 환경을 고려하고 건강까지 갖춘 식물성 단백질 캔햄 출시에 나서고 있다. (사진=각 사)

물꼬는 신세계푸드가 텄다. 작년 7월 100% 식물성 캔햄 ‘베러미트(Better Meat) 식물성 런천’를 출시한 것. 동물성 원료를 모두 빼고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채웠다.

풀무원도 그해 말 ‘식물성 지구식단 LIKE런천미트’를 출시했다. 결두부로 만든 식물성 텐더인 ‘LIKE텐더’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LIKE 대체육’ 라인업 제품이다

‘LIKE런천미트’는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Textured Vegetable Protein)’을 가공해 풀무원만의 기술력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햄의 감칠맛과 탄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체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캔햄 제품을 선택할 때 중시하는 요소가 맛과 식감, 나트륨 함량, 식품첨가물 성분임을 확인하고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 오랫동안 연구하여 이번 신제품을 내놓게 됐다. L-글루탐산나트륨(향미증진제), 아질산나트륨(발색제) 등 대표적인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고 다른 첨가물 사용 역시 최소화한 것도 차별화 요소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물성 원료만으로 구현한 ‘LIKE런천미트’의 고기 입자는 풀무원의 독자적인 TVP 조합 기술력과 노하우를 발휘해 여러 번 씹어도 탄력성을 갖는다. 씹히는 식감 없이 단번에 잘게 부서지는 특징을 대체육의 단점으로 꼽는 소비자들 의견을 반영해 이를 충분히 보완했다”고 말했다.

동원F&B는 식물성 캔햄 ‘마이플랜트(MyPlant)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원료 배합의 최적 비율을 찾아내 콩 냄새를 크게 줄였고, 캔햄 본연의 맛을 구현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국내 식물성 캔햄 가운데 칼로리(175㎉/100g)가 가장 적다. 기존 동원F&B의 동물성 캔햄인 ‘리챔’과 비교 대비 칼로리도 40% 이상 낮다.

또한 대다수의 대체육 제품이 냉동·냉장 형태인데 비해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은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동원F&B는 향후 식물성 캔햄을 기존 ‘리챔’의 수출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B2B용으로 일부 매장에서 ‘플랜테이블 식물성 캔햄’을 선보이며 9월 중 B2C용도 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CJ제일제당은 시장 테스트용으로 선보인 제품일 뿐 정식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가격과 맛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시중에 판매되는 ‘베러미트 런천(200g)’ 가격은 4780원, ‘LIKE런천미트(190g)’는 4680원, ‘마이플랜트 오리지널 캔햄(200g)’은 5380원이다. 일반적인 동물성 캔햄이 3000~4000원대 임을 감안하면 가격이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식감이나 맛 측면에서도 기존 동물성 캔햄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까지 쉽지 않다. 식품 관련 학과 한 교수는 “원료나 배합비, 칼로리 등도 중요하지만 기존 햄맛을 구현할 수 있는지가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