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9.25 07:54
MUI 최고 공신력…인근 국가 진출에도 탄력
대상·농심·삼양식품 외 중소 식품 기업에 기회
K-푸드 열풍 활용하되 차별화 전략 펼쳐야
식품업계가 할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세계 인구의 약 24%를 차지하며 시장규모 2조 달러에 달하는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30년에는 3조5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K-푸드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지금이 공략 적기라는 분석이다.
사실 그동안 국내 식품업계는 할랄시장 공략을 꾸준히 전개해 왔지만 시장 진출 필수요건인 할랄인증이라는 허들과 제한된 정보 등으로 몇몇 식품대기업을 제외하곤 진출이 녹록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 최근 우리 정부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 할랄식품에 대한 협력에 나서면서 할랄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특히 가장 큰 허들인 할랄인증 요건 및 인증 절차가 완화될 것으로 보여 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국가는 우리 정부와 ‘할랄식품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인도네시아다. 인구 규모 약 2억6000만명이 넘는 전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무슬림 국가 중 K-푸드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이곳에서의 안착이 전 이슬람시장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K-푸드 수용도가 높은 MZ세대가 주 소비층이어서 우리 식품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업계도 오래 전부터 이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는데, 지난 1973년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며 진출한 대상은 김치, 소스류, 조미료, 김 등 약 190여 개 할랄인증 품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브랜드 마마슈카를 운영하고 있다. 향신료 및 볶음요리 등이 발달한 현지 상황에 맞춰 식문화와 입맛 등을 고려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2011년 ‘신라면’에 대한 할랄인증 획득하며 수출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신라면 외에도 너구리,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 중이며 인도마렛, 알파마트 등 현지 주력 미니마켓 채널과 온라인 채널 외에 편의점 채널을 중심으로 신규 입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신라면 볶음면 등 신제품을 주요 채널에 입점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 봉지라면 점유율 순위에서 점유율 0.7%로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30%를 책임지는 전략 시장이며, 연평균 100~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7년 MUI 할랄인증 획득했고,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법인을 출자하며 판매 강화 및 영업망 확대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기존 중국과 일본, 미국 판매법인에서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확장을 이어가던 영업활동을 전개해 인근 지역으로 영업망을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가 기회의 땅으로 불리면서도 진출이 쉽지 않은 곳으로 분류된 것은 시간과 비용이 상당 부분 소요되는 인증(MUI) 부분이었는데,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이러한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내년 10월 17일부터 ‘할랄제품보장법’을 실시하며 자국 내에서 유통되는 자국산·수입산 식품·음료에 대해 할랄인증 표시를 의무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할랄인증 식품과 비할랄인증 제품을 분리 진열해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MUI인증은 이슬람시장에서 가장 공신력있는 인증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인증 획득에 애로사항을 겪던 중소 식품업계에도 진출 발판이 마련된 만큼 추후 인근 국가인 말레이시아, UAE 등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은 식품업계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국가 중 하나지만 할랄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시장인 만큼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K-푸드 열풍이 전 세계에서 불고,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금이 더없이 좋은 기회로 본다”면서도 “단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이후 건강함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기 진출한 글로벌 식품업계와의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야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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