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 파우치죽'은 동원F&B만의 노하우가 담긴 '저으며 가열하는 공법'으로 만든다. 용기죽에 이어 파우치죽에도 전통 공법을 적용했다. 전통 죽 조리 방식에서 착안해 쌀알과 원재료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식감까지 유지할 수 있다.
시중 죽 제품은 일반적으로 미리 쑤어 뒀다가 나중에 용기에 담고 레토르트 공정을 거친다. 쌀알이 떡처럼 뭉쳐져 질감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 레토르트 과정에서 추가적인 열처리를 해 쌀알이 뭉개진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전분이나 증점제 등 첨가물을 투입하기도 한다.
반면 양반죽은 쌀과 각종 원물재료를 파우치에 함께 넣고 한 번에 끓인다. 갓 만들어낸 품질 그대로 밥알이 살아있다. 특수 제작한 교반 설비를 통해 지속적으로 죽을 젓는 효과도 구현해 쌀알이 뭉치지 않는다.
양반 파우치죽은 고급 품종 찹쌀과 멥쌀을 최적의 배합비로 섞었다. 자연 원물 재료를 큼직하게 썰어 넣었다. 전복죽, 쇠고기죽, 단호박죽, 밤단팥죽 총 4종이다. 전복죽은 전복과 버섯에 각종 야채로 식감을 더했다. 쇠고기죽은 고소하게 볶은 소고기와 표고버섯을 넣었다. 단호박죽은 단호박과 통단팥을 듬뿍 넣어 달콤하면서도 깊은 맛을 담았다. 밤닽팥죽은 통팥과 알밤이 가득 담긴 별미죽이다.
최근 한식 가정간편식(HMR) 프리미엄 라인업 '양반 수라죽' 4종을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고급스러운 식재료를 활용했다. 차돌, 왕갈비, 문어, 도가니 등을 듬뿍 담았다.
◇양반죽, HMR로 인식 전환
양반죽은 1992년 출시 후 9년 만인 2001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후 죽 시장에서 20년째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양반죽은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해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언제 어디서든 한 끼 식사로 든든하게 활용할 수 있다.
동원F&B는 1992년 국내 최초로 죽 제품인 '동원참치 죽'을 출시했다. 처음부터 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니었다.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들을 개발하던 중 참치죽을 선보였다. 당시 양반죽은 그저 참치를 활용한 죽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출시 초반 실적도 낮아 주목 받는 사업 품목이 아니었다. 2000년대 국내에 웰빙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영양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건강한 식품 선호도가 높아졌다. 동원F&B는 영양이 풍부한 죽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아 질 것이라고 판단, 2001년 전복죽을 선보였다. 그해 매출 50억원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양반죽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린 출발점이 됐다. 이후 한국인에게 익숙한 호박죽, 단팥죽 등을 선보였으며 총 20여 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양반죽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죽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을 전환했다. 주로 죽은 가정이나 병원, 전통시장, 식당 등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양반죽은 맛과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섭취가 간편한 HMR 제품으로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죽은 데워서 먹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상온에서 '바로 먹어도 맛있는 죽'으로 활용도를 높였다. 한끼 식사 대용뿐만 아니라 간식용, 병원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다.
◇해외시장 공략
동원F&B는 2018년 전남 광주공장에 약 3000평 규모 양반죽 생산라인을 준공했다. 기존 제조공정 대비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설비를 도입했다.
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원재료인 쌀을 고급품종으로 바꿨다. 이 품종은 쌀알이 크고 식감이 좋으며, 당도가 높아 맛도 우수하다. 설비를 개선해 싸래기를 온전히 걸러낼 뿐 아니라 쌀이 깨지는 현상도 방지했다. 참치를 활용한 진액으로 풍미를 살렸다. 전복, 야채 등도 큼직한 형태로 담아 식감을 살렸다. 재료를 한 번에 담아 오랜시간 저으면서 끓이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했다.
용기 디자인은 4번 리뉴얼했지만, 특유의 항아리 모양을 유지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곡선미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최근 '양반 파우치 죽'을 출시하며 패키지 활용성도 강화했다.
동원F&B 관계자는 "맛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죽 가치를 높여온 뚝심이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올해 더욱 경쟁력있는 제품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죽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