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탄생비화]64살 국민조미료 '미원'…엄마의 비밀병기
등록 2020.12.20 05:10:00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1956년 탄생해 대한민국 '어머니 손맛'의 비밀이자 감칠맛의 대명사로 불렸던 '미원'이 2020년 출시 64년을 맞이했다.
미원은 그동안 MSG 유해성 논란에 대한 억울한 누명을 벗고 발효미원 신제품 출시 이후 팝업스토어 밥집미원 운영, 미원 레시피를 소개하는 미원식당 출간 등 젊은 층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미원의 매출액은 1000억원에 달하고 이중 소비자들이 소매점에서 직접 구입한 금액은 400억원을 넘었다.
미원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소매 매출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미원이 여전히 대한민국 가정집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한국인의 입맛을 점령한 일본…임대홍 회장 미원개발 앞장
감칠맛을 내는 MSG는 1908년 일본의 화학자인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가 다시마에서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을 추출하는데 성공하면서 대중화됐다. 우리나라에 조미료가 처음 들어온 것도 이 즈음이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에서 들어온 조미료 '아지노모토'는 빠른 시간 내 우리의 입맛을 지배했다. 광복 이후 일본 제품의 수입이 일체 금지된 상황에서도 아지노모토는 밀수나 편법을 통해 반입됐다.
대상그룹의 창업자인 고(故) 임대홍 회장은 해방 후에도 일본 조미료가 우리 민족의 식탁을 점령하는 데 분노했다. 수소문 끝에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의 성분이 글루탐산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국산 조미료 제조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는 국산 조미료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1955년 조미료 제조기술을 익히기 위해 일본행을 결심했다. 일본 오사카의 조미료 공장에 취업해 어깨너머로 조미료 제조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1년여 시간동안 고군분투한 끝에 수 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MSG 제조공정의 기초를 터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산에 돌아온 그는 일본에서 터득한 조미료 제조기술의 기초를 토대로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제조공법 개발에 몰두했다.
1956년 1월31일 임대홍 회장은 부산 동대신동에 부지 200평 내외 건평 150평 규모의 조미료 공장을 세우고 국내 최초의 조미료 회사인 '동아화성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순수 국내자본과 우리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조미료 '미원(味元)'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으며 미원그룹(현 대상그룹)의 시작이었다.
◇국민조미료로 사랑받은 조미료 '1가구 1미원'
미원은 아지노모토의 빈 자리를 확실하게 채워주면서 한국인의 삶 속으로 파고들었다. 어떤 음식이든 미원을 조금씩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으로 인해 당시 가정집에서는 미원을 사용하지 않는 집이 거의 없었다.
많은 주부들에게 '국민조미료'로 불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후 미원은 동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만큼 성장했다. '1가구 1미원'이라 부를 정도로 모든 가정의 필수품으로 오랜 세월 조미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MSG 유해성 논란으로 시련…20년간 정체기 겪어
승승장구하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던 미원은 이후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았다. 90년대 초 한 식품회사의 무첨가 마케팅이 발단이 되면서 MSG 유해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이후 미원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약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체기를 맞았다.
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종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0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는 1987년 MSG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철폐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럽연합(EU)식품과학위원회에서도 쥐, 개 등을 대상으로 한 급성 및 만성 독성실험에서 MSG로 인한 독성효과가 없음을 확인했다. 세계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일제히 MSG는 안전하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제2의 도약 위해 감칠맛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제품명 변경
대상은 지난 2014년 10월 미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해 선보였다. 제품명도 기존 '감칠맛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바꿨다. 대상은 제품 리뉴얼과 더불어 2014년 11월에는 '밥집미원' 이라는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60여년 만에 이뤄진 미원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20~30대 젊은 층에게 알리기 위해 홍대 인근에 장소를 마련했다. 밥집미원에서는 발효미원을 넣어 나트륨 양을 30% 줄인 국밥을 70년대 가격인 100원에 판매했고 하루 물량이 조기에 매진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6년 9월에는 슈퍼주니어 출신 아이돌 김희철을 모델로 한 '픽 미원' 광고를 진행해 유튜브 영상이 공개 20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2017년 9월부터는 '픽 미원' 2탄인 '오쓸래 미원' 편을 소개하면서 미원의 인기를 이어갔다. 2018년에는 '소 한 마리, 닭 백 마리' 캠페인을 전개하고 서울 도심의 옥외광고를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올해 2월에는 요리 월간잡지 '이밥차'와 손잡고 미원을 활용한 레시피북 '미원식당'을 출간했다.
MZ세대를 겨냥한 미원의 최근 변화는 더욱 눈에 띈다. 대상은 스페셜패키지 '흥미원'을 출시해 입안의 감칠맛을 일상의 감칠맛으로 확대하며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모자, 담요, 양말, 티셔츠 등으로 구성된 미원 굿즈를 출시해 무신사에 입점하고 감성 편의점 고잉메리와의 협업으로 미원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여 MZ세대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대상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원과 소비자의 소통 범위를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라며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에서 젊은 소비자에게 미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달라진 미원의 모습으로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원은 그동안 MSG 유해성 논란에 대한 억울한 누명을 벗고 발효미원 신제품 출시 이후 팝업스토어 밥집미원 운영, 미원 레시피를 소개하는 미원식당 출간 등 젊은 층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미원의 매출액은 1000억원에 달하고 이중 소비자들이 소매점에서 직접 구입한 금액은 400억원을 넘었다.
미원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소매 매출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미원이 여전히 대한민국 가정집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한국인의 입맛을 점령한 일본…임대홍 회장 미원개발 앞장
감칠맛을 내는 MSG는 1908년 일본의 화학자인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가 다시마에서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을 추출하는데 성공하면서 대중화됐다. 우리나라에 조미료가 처음 들어온 것도 이 즈음이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에서 들어온 조미료 '아지노모토'는 빠른 시간 내 우리의 입맛을 지배했다. 광복 이후 일본 제품의 수입이 일체 금지된 상황에서도 아지노모토는 밀수나 편법을 통해 반입됐다.
대상그룹의 창업자인 고(故) 임대홍 회장은 해방 후에도 일본 조미료가 우리 민족의 식탁을 점령하는 데 분노했다. 수소문 끝에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의 성분이 글루탐산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국산 조미료 제조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는 국산 조미료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1955년 조미료 제조기술을 익히기 위해 일본행을 결심했다. 일본 오사카의 조미료 공장에 취업해 어깨너머로 조미료 제조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1년여 시간동안 고군분투한 끝에 수 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MSG 제조공정의 기초를 터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산에 돌아온 그는 일본에서 터득한 조미료 제조기술의 기초를 토대로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제조공법 개발에 몰두했다.
1956년 1월31일 임대홍 회장은 부산 동대신동에 부지 200평 내외 건평 150평 규모의 조미료 공장을 세우고 국내 최초의 조미료 회사인 '동아화성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순수 국내자본과 우리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조미료 '미원(味元)'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으며 미원그룹(현 대상그룹)의 시작이었다.
◇국민조미료로 사랑받은 조미료 '1가구 1미원'
미원은 아지노모토의 빈 자리를 확실하게 채워주면서 한국인의 삶 속으로 파고들었다. 어떤 음식이든 미원을 조금씩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으로 인해 당시 가정집에서는 미원을 사용하지 않는 집이 거의 없었다.
많은 주부들에게 '국민조미료'로 불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후 미원은 동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만큼 성장했다. '1가구 1미원'이라 부를 정도로 모든 가정의 필수품으로 오랜 세월 조미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MSG 유해성 논란으로 시련…20년간 정체기 겪어
승승장구하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던 미원은 이후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았다. 90년대 초 한 식품회사의 무첨가 마케팅이 발단이 되면서 MSG 유해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이후 미원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약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체기를 맞았다.
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종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0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는 1987년 MSG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철폐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럽연합(EU)식품과학위원회에서도 쥐, 개 등을 대상으로 한 급성 및 만성 독성실험에서 MSG로 인한 독성효과가 없음을 확인했다. 세계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일제히 MSG는 안전하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제2의 도약 위해 감칠맛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제품명 변경
대상은 지난 2014년 10월 미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해 선보였다. 제품명도 기존 '감칠맛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바꿨다. 대상은 제품 리뉴얼과 더불어 2014년 11월에는 '밥집미원' 이라는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60여년 만에 이뤄진 미원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20~30대 젊은 층에게 알리기 위해 홍대 인근에 장소를 마련했다. 밥집미원에서는 발효미원을 넣어 나트륨 양을 30% 줄인 국밥을 70년대 가격인 100원에 판매했고 하루 물량이 조기에 매진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6년 9월에는 슈퍼주니어 출신 아이돌 김희철을 모델로 한 '픽 미원' 광고를 진행해 유튜브 영상이 공개 20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2017년 9월부터는 '픽 미원' 2탄인 '오쓸래 미원' 편을 소개하면서 미원의 인기를 이어갔다. 2018년에는 '소 한 마리, 닭 백 마리' 캠페인을 전개하고 서울 도심의 옥외광고를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올해 2월에는 요리 월간잡지 '이밥차'와 손잡고 미원을 활용한 레시피북 '미원식당'을 출간했다.
MZ세대를 겨냥한 미원의 최근 변화는 더욱 눈에 띈다. 대상은 스페셜패키지 '흥미원'을 출시해 입안의 감칠맛을 일상의 감칠맛으로 확대하며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모자, 담요, 양말, 티셔츠 등으로 구성된 미원 굿즈를 출시해 무신사에 입점하고 감성 편의점 고잉메리와의 협업으로 미원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여 MZ세대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대상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원과 소비자의 소통 범위를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라며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에서 젊은 소비자에게 미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달라진 미원의 모습으로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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