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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결산/2022 전망-외식] 코로나 한파 외식에 명암…식당 경영난-치킨은 호황

곡산 2022. 1. 18. 08:51
[2021 결산/2022 전망-외식] 코로나 한파 외식에 명암…식당 경영난-치킨은 호황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1.13 07:45

찾아가는 영업 배달 등으로 극복…빕스 ‘파티팩 세트’ 4배 증가
‘레스토랑 간편식’ 뜨는 메뉴…메뉴 개발·유통 채널 다양화
글로벌 대안…파리바게뜨 7개국 진출-뚜레쥬르 흑자 전환
아웃백 등 인수 합병 바람…버거킹·놀부 등 매물로 나와
무인화도 활발…배스킨·롯데리아·아워홈 무인 매장 확장

지난 1961년 서울시 미근동에 문을 연 돼지갈비집 ‘통술집’이 지난 3일 문을 닫았다. 60여 년간 자리를 지키며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꼽혔던 곳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시간이 제한되고 주변 단체 손님도 못 받게 되자 임대료를 못 내는 상황까지 빚어지게 됐다.

△코로나19 2년차를 맞은 외식업계의 경영난은 최악으로 치닫은 가운데 올해 업계는 RMR사업과 해외진출, 무인화 등으로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코로나19는 국내 외식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코로나19 2년차를 맞은 작년 외식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일년 내내 지속되며 경영난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골목식당을 대표하는 소상공인의 경영난 악화는 지속됐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일년 내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전체 외식자영업자 83.7%의 매출이 감소했다. 평균 매출 감소액은 23%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43.1%가 줄었다.

프랜차이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종로거리 한복판에 위치해 많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KFC 1호점도 결국 문을 닫았다. 폐점율이 가장 낮다고 평가받는 교촌치킨도 2020년 1곳에서 작년 6곳으로 늘었고, 본죽도 10여 곳이 문을 닫았다.

프랜차이즈와 달리 소상공인은 폐점도 쉽지 않다. 폐업 시 정부의 지원이 끊기는 것은 물론 사업자금 대출 원리금까지 갚아야 하는 부담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 상황이 이러자 작년에는 유독 인수 합병 바람이 거셌다. 투썸플레이스는 매각 1년도 안돼 또 다시 미국 사모펀드에 팔렸고, 그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bhc그룹 품에 안기게 됐다. 패밀리레스토랑 TGIF의 국내 사업권은 엠에프지코리아(MFGKOREA)에 매각됐고, 현재 버거킹, 놀부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외식업계는 배달, 테이크아웃 등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며 위기를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빕스는 홈파티족을 겨냥해 출시한 딜리버리 프리미엄 파티팩 세트 판매량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고,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도 테이크아웃과 딜리버리 판매를 시작하며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이 72% 늘었다.

특히 유명 맛집의 레시피를 담은 레스토랑 간편식(RMR : 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외식업계 대안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 마켓컬리가 작년 판매된 RMR 제품은 분석한 결과 매출은 2017년부터 연평균 215% 증가했고, 작년 매출은 2017년 대비 46배 성장을 보였다. 월평균 매출도 약 150억 원을 기록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www.thebanchan.co.kr)’도 한남북엇국, 일호식 등 유명 맛집 RMR을 앞세워 시장 진출 8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 10억 원을 돌파하기도.

이에 CJ푸드빌은 올해 RMR 사업을 본격화해 전년 대비 300% 이상 매출 규모를 키우며 퀀텀점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치킨업계는 코로나19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배달 및 포장 특화매장 BSK(BBQ Smart Kitchen)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BBQ는 작년 매출 4000억 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60% 이상 증가한 셈이다.

교촌치킨은 치킨업계 처음으로 매출 5000억 원에 근접했다. 전체 가맹점 매출도 1조 원(가맹점 기준)을 돌파했다. 점당 매출도 전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bhc치킨은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한 약 450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가맹점 월평균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파리바게뜨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며, 해외 일곱 번째 진출국에 깃발을 꽂았다. 작년 11월 수도 자카르타에 첫 매장을 오픈한 파리바게뜨는 발리, 수라바야, 메단 등 주요 도시에 매장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작년 초 캄보디아 1호점을 오픈하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파리바게뜨는 현재 미국,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 총 430여 개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 건립을 조속히 추진해 글로벌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뚜레쥬르도 미국 법인이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거뒀다. 작년 기준 미국법인 매출액과 이익은 각각 336억 원, 10억 1841만 원이었다.

미국 시장 성장에는 독자 브랜드 개발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독자 브랜드 개발은 오랜 준비와 많은 투자비로 초기 수익성이 낮지만 현지화에 성공할 경우 장기적인 성장모멘텀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매장 수도 64개점으로 전년 보다 6개가 늘었다. 뚜레쥬르는 미국을 향후 글로벌 확장의 중심지로 삼기 위해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늘려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BBQ는 글로벌 외식업 전문지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Nation’s Restaurant News)에서 발표한 ‘미국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외식 브랜드 25위’에서 5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BBQ는 현재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텍사스, 일리노이 등 미국 내 주요 지역을 포함 15개 주에 진출해 있다. 운영 중인 51개 가맹점을 포함해 150여 개 매장이 운영을 준비 중에 있으며,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은 총 250여 개 매장이 운영 중이거나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배달 및 포장 전문 매장으로서 성공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BSK(BBQ Smart Kitchen) 타입의 비즈니스 모델을 해외 현지화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미국 맨해튼 매장 오픈 시 현지화 시스템으로 채택한 ‘그랩앤고(Grab&Go)’ 방식도 비대면 소비트렌드와 맞물려 한층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치킨은 중동시장에 집중했다.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교촌치킨은 두바이 1호점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 모로코 등에 100개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교촌치킨은 향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아프리카 국가와의 신규 계약을 통해 총 15개국으로 매장 수를 넓힌다는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업계에서도 중장기 전략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사업은 초기 설비와 투자 비용 부담이 커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지만 포화상태에 빠진 국내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어 국내 외식업계의 해외시장 공략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외식업계는 RMR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RMR은 외식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업계 RMR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빕스는 이미 RMR사업을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작년 50여 종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빕스는 올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100여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라이브 커머스를 비롯해 다양한 신규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한편 각 채널의 특성을 고려한 전용 상품도 개발한다.

B2B 밀솔루션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CJ프레시웨이도 RMR제품 출시로 기존 급식, 식자재유통 외에 새로운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RMR 브랜드 ‘모두의 맛집’을 론칭하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모두의 맛집에 선정된 10개 맛집의 대표 메뉴를 2개월에 2개 맛집씩 총 10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목표다. 향후에는 지역 베이커리나 디저트 등으로 제품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또 다른 트렌드는 ‘비싼 혼밥’의 확산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며 나홀로 식당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으며, 일식 오마카세(맡김 차림)의 형식을 적용한 파스타 오마카세, 한우 오마카세, 디저트 오마카세 서비스가 증가하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아울러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온라인이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나만 취향을 토대로 소비하고 타인과 취향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인화 속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면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더해지면서 업계에서도 매장의 무인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배스킨라빈스는 작년 말 모든 서비스를 완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무인 매장 ‘플로우(flow)’를 위례신도시에 론칭하고, 올 들어 2호점인 도곡점까지 열었다.

SPC그룹 계열사 섹타나인 스마트 스토어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무인 솔루션을 도입했다. 매장 출입부터 상품 구매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상반기 중으로 XR기술(확장현실)을 적용한 로컬마케팅 서비스인 ‘해피리얼’을 론칭해 고객의 오프라인 구매 경험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아워홈도 구내식당 내 테이크아웃 전용 24시간 무인 판매 플랫폼 ‘픽앤조이’를 선보였다. 픽앤조이는 구내식당 내부에 설치된 무인 판매 플랫폼으로 당일 구내식당에서 직접 제조한 샐러드, 도시락 등을 테이크아웃 형태로 판매한다. 국·탕·찌개, 떡볶이 등 가정간편식(HMR)과 함께 파스타, 감바스, 샤브샤브 등 밀키트도 판매한다.

롯데리아는 강남구 선릉점에 무인 픽업 시스템을 도입했다. 무인 픽업 시스템은 제품 주문부터 수령까지 대면 과정을 생략해 매장의 전 과정이 무인화로 운영된다. 향후에는 푸드테크 활용에 박차를 가해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