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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米친 쌀값'.. 어느새 정부미 재고도 바닥

곡산 2021. 8. 3. 08:10

'米친 쌀값'.. 어느새 정부미 재고도 바닥

신준섭 입력 2021.08.03. 04:06

수급불안 여전해 8만t 추가 공급.. 재고량 14만t, 1996년 이후 최저


정부 비축미 8만t이 시장에 추가 공급된다. 수차례에 걸친 비축미 공급에도 쌀 수급 불안 상황이 이어지자 곳간을 탈탈 털어냈다. 이번 조치로 정부 곳간에 남아 있는 비축미는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다음 달이면 햅쌀이 나온다지만 올해 작황이 예년보다 나아질 수 있을지 예단하기가 힘들다. 올해처럼 정부 비축미를 총동원하는 상황이 내년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아도는 쌀’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산 5만t, 2020년산 3만t 등 모두 8만t의 비축미를 오는 27일까지 시장에 공급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만 벌써 5번째 비축미 공급 카드를 꺼내 들었다. 떡, 한과 등을 만드는 중소 가공업체가 원재료인 쌀 부족 현상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를 참조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먹거리 상품을 못 만드는 상황만큼은 방지하자는 취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일부 산지 유통업체의 공급 여력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정부가 올해 공급한 비축미 총량은 37만t에 달하게 된다. 정부가 매년 비축하는 물량(35만t)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재고량을 푼 것이다. 지난해 54일간 이어진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작황이 부진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쌀 생산량은 471만3162t으로 전년(501만6083t) 대비 6.0%나 감소했다. 2019년 역시 평년보다 쌀 생산량이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흉년’이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곳간에도 여유가 사라졌다. 이번에 계획한 물량 공급이 완료되면 정부 비축미 재고량은 14만t 정도 남게 된다.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재고량이 떨어진다. 그나마도 남은 재고 물량은 연말까지 군대 급식 등으로 공급해야 한다. 사실상 정부가 추가로 운용할 수 있는 국산 쌀은 거의 남지 않는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래도 일부 물량이 남기는 한다. 만일의 경우 수입산 쌀을 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작황을 예단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다음 달이면 햅쌀이 나오기 시작하지만 아직 ‘기후’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예기치 못한 태풍이 변수로 꼽힌다. 과거에도 태풍으로 인해 작황이 부진에 시달렸던 적이 있다. 자칫하다간 내년에도 올해처럼 허덕이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배 면적도 지난해보다 좀 더 늘었고 아직까진 풍년이 예상된다. 기후 상황 등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