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K-푸드와 함께 해외서 비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6.24 01:45
점포 포화 상태서 CU ·GS25 등 국외 진출 적극적…동남아 우선순위
CU, 몽골서 미국계 ‘서클 K’ 제치고 1위 올라
GS25, 베트남 100호점…인니·몽골서 확장
라면·김치·떡볶이 등 인기…이마트 24도 채비
국내 시장 포화로 신규 출점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국내 편의점 업계가 해외로 보폭을 넓히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푸드를 필두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단독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중소식품업체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편의점 업계가 K-푸드를 필두로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GS25)
한국 편의점 산업 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상위 5개사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4만 8094개로 집계됐다. 편의점 업계는 국내에서 신규 출점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K-드라마의 인기로 떡볶이와 닭강정, 간편식 등 K-푸드가 알려지며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동남아 시장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현재 몽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U와 GS25이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는 2018년 8월에 편의점 업계 최초로 몽골에 진출했다. 맞춤형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몽골 CU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약 30%가 한국 제품이다. 덕분에 CU를 통해 간접적으로 몽골 시장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은 스낵, 라면, 음료 제조사부터 삼각김밥 등 간편식품 원재료 공급 업체까지 40여 곳으로 늘어났다. CU는 몽골에서 현재 1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며 먼저 몽골 시장에 뛰어들었던 미국계 편의점 서클 K 등을 제치고 현지 편의점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작년 10월에는 말레이시아 기업 마이 뉴스 홀딩스의 자회사인 마이 씨 유 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후 지난 4월 1일 문을 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CU 1호점에는 개점 후 첫 열흘간 1만 1000여 명의 소비자가 찾았다. 하루 1000여 명꼴로 방문한 것으로 한국 편의점의 점당 평균 객수 대비 약 3.3배 높은 수치라고. BGF리테일 측은 향후 이용 고객은 지금보다 2~3배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지점에서 지금까지 판매된 매출 상위 제품 역시 모두 한국 제품이다. 매출 1위 제품은 한국의 대표 분식 메뉴인 떡볶이로 열흘간 2500컵이 팔렸다. 닭강정, 핫도그, 짜장 떡볶이, 어묵 등 한국식 즉석조리식품들이 전체 매출에서 36%의 비중을 차지한다. CU는 연내 말레이시아 내 점포 수를 5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2018년 1월에 베트남에 1호 점포를 열며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 33개의 점포를 늘려 베트남 내 신규 점포 1위를 기록한 GS25는 지난 3월 베트남 빈증 지역의 랜드마크 빌딩 1층에 베트남 100호점을 개점했다. 올해 1, 2월 베트남 GS25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7% 증가했다.
작년 베트남 GS25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즉석조리 떡볶이, 생수, 라볶이 반바오(만두찐빵), 즉석 소시지 순이었다. 베트남의 길거리 음식 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해 베트남 GS25 각 매장 내에서 한식 즉석조리 코너를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또한 몽골에서도 현지 업계 2위인 숀콜라이그룹과 손을 잡고 두 번째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몽골 현지 파트너인 숀콜라이 그룹은 몽골 내 주요 산업별로 굵직한 12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재계 2위 그룹이다. 숀콜라이 그룹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몽골 내 주류, 음료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제조사도 보유해 유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시너지가 클 것이란 것이 GS리테일 측의 분석이다. GS리테일은 우리 동네 딜리버리, 반값 택배 등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생활 서비스 플랫폼을 현지에 맞는 형태로 개발해 지역 사회의 공헌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S25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3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했다. GS리테일은 2025년까지 500점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몽골 현지 제휴 파트너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GS25를 전개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이 2014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분 100%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슈퍼마켓 사업을 준비한 GS수퍼마켓 5개 점포도 진출 4년 만에 작년 흑자 실적을 냈다. 여기서 한국산 배, 라면, 떡볶이, 김치 등 K-푸드 상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52.3% 증가했다.
GS리테일은 호실적 배경으로 GS수퍼마켓의 차별화된 쇼핑 환경을 꼽았다. GS수퍼마켓 인도네시아 점포는 효율적 매장 동선 구성, 깨끗한 기도실과 같은 차별화된 부대시설, 한국식과 현지식을 반영한 푸드코트 등의 매장 시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GS수퍼마켓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5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에 슈퍼마켓을 20호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편의점의 대표적인 기업인 CU와 GS25가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가운데 이마트 24도 이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24는 상반기 중 말레이시아에 1호점을 낼 계획이다. 이마트 24는 현지 대표 식품업체 마미 더블 데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실무 협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온라인 문화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한류 문화를 등에 업은 K 푸드의 열풍도 거셌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현지 한국 편의점 브랜드에서 K-푸드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라며 “해외에서 한국 편의점은 단순히 소매점을 전개하는 것을 넘어 K-푸드 등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K-문화를 전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식품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진청, 기능성 밀 품종 ‘아리진흑’ 개발…수입 밀 대체 탄력 받는다 (0) | 2021.06.24 |
---|---|
‘배민-쿠팡 이츠’ 음식 배달 앱 주도권 쟁탈전…요기요 매각 변수 (0) | 2021.06.24 |
“식품 품질의 재정의” 맛 넘어 효율성·도덕성·소속감이 새 지표 돼 (0) | 2021.06.24 |
떡국떡·떡볶이떡 시장 대기업 진출 빗장 열리나? 소규모 떡볶이 제조업체 배수진 (0) | 2021.06.24 |
유통기한? 소비기한? …알쏭달쏭 식품 표시 바로 알기 (0) | 2021.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