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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영업 엿보기]일본, 한입에 쏙 떠먹는 ‘숟가락 초밥’ 대인기

곡산 2020. 1. 1. 13:13

[일본 자영업 엿보기]일본, 한입에 쏙 떠먹는 ‘숟가락 초밥’ 대인기


일본에서 한입에 간편하게 먹는 ‘숟가락 초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HAMAMORI
▲ 사진=HAMAMORI

 

‘숟가락 초밥’은 숟가락에 흰밥을 올리고 그 위 연어, 성게 등 여러 재료를 얹어 먹는 새로운 컨셉의 초밥이다. 그 중 ‘숟가락 초밥’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곳은 도쿄 핫초보리에 위치한 선술집 ‘HAMAMORI’이다.

 

사진=HAMAMORI
▲ 사진=HAMAMORI

 

핫초보리는 디즈니랜드를 관광하거나 긴자에서 쇼핑을 하려고 도쿄를 찾은 관광객들이 숙박하는 호텔이 몰려있는 지역이다. 관광지 특성상 일본인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은 물론 아시아 각국의 외국 손님 비율이 높다.

 

객단가 높이는 효자 메뉴 ‘숟가락 초밥’

‘HAMAMORI’는 오후 4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약 100종의 사케, 30종의 소주, 10종의 위스키를 정해진 시간 동안 마음껏 마실 수 있으며, 1인 기준으로 30분에 1000엔, 120분에 2500엔으로 정해져 있다.

 

사진=HAMAMORI
▲ 사진=HAMAMORI

 

여기서 ‘숟가락 초밥’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총 22종류 ‘숟가락 초밥’ 메뉴가 있고, 귀여운 외형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간장을 찍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손님들이 부담없이 주문할 수 있다. 덕분에 ‘숟가락 초밥’ 메뉴를 추가한 다음 평균 3500엔이던 객단가가 약 5000엔으로 올랐다.

 

‘잿방어+붕장어’(500엔) 숟가락 초밥을 주문할 경우 간장, 굴 소스, 참기름, 새우, 된장을 더한 특제 클래식 소스가 함께 나간다. 오리지널을 포함한 이색적인 8가지 소스가 주문한 초밥 재료에 맞춰 제공된다. 찍어 먹는 간장을 대신해 각각의 소스가 초밥의 풍미를 살린다.

 

특히 외국인 손님들에게는 오리지널(바나나와 망고 사용), 매운 마요네즈, 와사비 마요네즈, 유자 폰즈 소스가 인기다.

 

LA에서 배워온 숟가락 초밥

하마모리 사장은 20대를 시절을 자신의 가게를 창업한다는 꿈을 간직한 채 오키나와 요리점, 사케바 등에서 일하며 음식점의 경영 노하우를 익혔다. 하지만 막상 전문 분야인 일본 술을 살려 독립을 하려고 보니 경쟁 업체가 많고 자신만의 차별화된 무기가 없었다.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모색하고자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건너가 삼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했다. 삼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쇼핑몰 안에 위치해 랍스터와 스테이크, 튀김 등을 판매하는 고급 식당이었다. 하마모리 사장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고급 식재료를 다루며 요리에 대한 감을 익혀갔다.

 

사진=HAMAMORI
▲ 사진=HAMAMORI

 

당시 가게에서 히트했던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숟가락 초밥’이다.  당연히 일본주보다는 와인과 맥주를 시키는 손님이 많은 레스토랑에서 특이하게 초밥을 메인 메뉴로 내세웠다. 초밥을 간편하게 풀어내 외국인들도 친숙하게 느끼며 와인과 곁들여 먹는 모습이 하마모리 사장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하마모리 사장은 '숟가락 초밥'이 다양한 술과 궁합이 잘 맞도록 연구했다. 보통의 간장이 아니라 다양한 양념과 재료로 만든 오리지널 소스를 끼얹어 와인의 마리아주(와인과 음식의 궁합)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했다.

 

미국에서 삼촌에게 배워온 ‘숟가락 초밥’을 일본으로 돌아와 ‘HAMAMORI’ 핫초보리 매장에서 선보였다. ‘다랑어×성게’(800엔) 숟가락 초밥은 흰밥에 다랑어살, 성게, 캐비어를 차례로 얹은 다음 트리플소스로 마무리한다. 해산물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줘 와인과 곁들여 시켜먹는 외국인 손님도 많다.

 

요리 초보도 만들 수 있는 손쉬운 초밥

‘숟가락 초밥’은 보기에 좋고 먹기 간편하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조리 과정도 손쉽게 배울 수 있다. 요리 초보라도 몇 번 보고 따라하면 금방 ‘숟가락 초밥’ 한 숟갈을 완성할 수 있다. 숟가락에 정해진 양의 밥을 담고 준비된 초밥 재료와 소스를 올리면 끝난다.

 

사진=HAMAMORI
▲ 사진=HAMAMORI

 

하마모리 사장은 “초밥을 평생 업으로 삼고 수십 년 동안 만들어 온 초밥 장인을 맛으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자고 생각했다. LA에서 외국인에게 초밥이 통한다는 가능성도 눈으로 충분히 확인해 자신이 있었다. 운영이 간편한 만큼 숟가락 초밥을 중심으로 ‘HAMAMORI’를 다점포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