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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적과의 동침③]호텔 밖으로 나온 스타셰프…마트·식품업계 '얼굴마담'

곡산 2017. 4. 6. 08:39

[기업] [적과의 동침③]호텔 밖으로 나온 스타셰프…마트·식품업계 '얼굴마담'


HMR 시장 규모, 2010년 8000억원서 올해 2조7000억원으로 급성장
유통·식품업계 "맛의 차별화, 유명 셰프 모시기로 시작"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가정 간편식(HMR) 시장이 급성장하고 대형마트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유통업체들이 차별화 전략으로 유명 셰프와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에서는 HMR 개발에 있어 호텔 셰프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맛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주력하고 있고, 식품업체들도 유명 셰프와 협업해 모델로서 홍보는 물론 레시피 개발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해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R 시장 규모는 2010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20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관련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유통 대기업 뿐만 아니라 식품업체들은 맛의 차별화를 위해 유명 셰프와 제휴를 맺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는 유산슬·해물누룽지탕 등 고급 중화요리를 비롯해 짬뽕·짜장 등 6가지 상품을 HMR로 개발해 '피콕 반점'이란 자체 브랜드(PL)로 새롭게 선보였는데, 조선호텔 중식 레스토랑 호경전 출신 셰프가 피코크 상품개발팀에 합류해 피콕 반점의 전체적인 레시피를 총괄했다.

지난해 4월 짜왕 등 프리미엄 짜장라면을 시작으로 겨울철 프 리미엄 짬뽕라면까지 인기를 끌면서 간편한 중화요리 식품을 찾는 고객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 앞으로도 중화요리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는 높을 것으로 보고, 보다 수준 높은 맛을 구가하기 위해 조선호텔 셰프와 협업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유산슬과 해물누룽지탕이 냉동(냉장) 가정간편식으로 출시된 것은 NB상품을 포함해 업계 최초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를 출시하면서 이병우 롯데호텔 총주방장, 김치명인 1호 김순자 명장과 함께 했다. 이병우 롯데호텔 총주방장이 특급호텔 조리 경 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차별화된 레시피와 30년 넘게 김치 제조에 매진해온 김순자 식품명장의 노하우를 접목시킨 것.

전국 유명 산지의 국내 농산물 100%를 기본 재료로 사용하고 김치의 신선하고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천연즙(배즙, 양파즙, 무즙), 직접 달인 황태 육수, 아카시아 벌꿀 등 다양한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김치의 풍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제조 과정에 있어서도 염도를 낮추기 위해 절임염도, 저온탈수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이수환 롯데마트 요리하다팀장은 "추후 롯데호텔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요리하다'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워커힐호텔 출신의 셰프가 HMR을 맡고 있다. 김승재 델리(즉석 조리) 상품 개발 담당 차장은 홈플러스 입사 10년 차로 2002년 워커힐호텔에서 경력을 쌓았다.

김 차장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음식을 직접 개발하고 반응도 즉각 살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가 만드는 홈플러스 음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족'. 항 상 가정에서 준비하는 것만큼 정성스럽게 선보이려고 노력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식품업계도 셰프 모시기에 나섰다.

롯데푸드는 가정간편식 브랜드 '쉐푸드'의 모델로 강레오 셰프를 선정하고 제품군 확대, 디자인 변경 등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첫 제품은 중화풍의 '쉐푸드 육교자'. 봉지째 전자레인지에 데워 2분 만에 완성할 수 있는 간편 조리 만두다.

런던 주요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를 역임하고 각종 요리 오디션 심사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강레오 셰프는 쉐푸드의 패키지 모델 홍보와 레시피 개발 등에 참여하며 브랜드에 전문성을 더할 예정이다.

대상 청정원도 국내 특급 호텔 출신의 청정원 소속 김규진 셰프와 함께 프리미엄 간편식 '휘슬링 쿡'을 지난해 선보였다. 청정원 휘슬링 쿡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최초 'CV(Cooking Valve)시스템'을 통해 집에서 갓 요리한 것 같은 신선한 맛과 식감, 모양을 그대로 담았다는 점이다. 제품 용기 덮개에 쿠킹밸브를 부착해 제조 과정에서 재료를 단시간 내에 빠르게 조리해 열에 의한 원재료의 손상을 최소화했다.

이밖에도 이마트위드미는 지난해 조선호텔 나인스게이트그릴 출신의 김연호 셰프, 한식뷔페 올반의 정부윤 셰프 등이 참여한 셰프 도시락을 선보였으며 싱가포르항공은 미슐랭 2스타인 임정식 셰프와 손잡고 특별한 한식 기내식을 내놓기도 해 셰프와의 협업하는 곳들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오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