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식품 대기업, 전문경영인과 오너 연봉차이 두드러져

곡산 2017. 4. 5. 07:12

식품 대기업, 전문경영인과 오너 연봉차이 두드러져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의 과자와 라면 코너 모습. / 사진=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의 과자와 라면 코너 모습. / 사진=뉴스1

오너가 먼저다.회사매출 2조원을 웃도는 주요 식품대기업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CEO 연봉을 보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연봉 차이가 도드라졌다CEO 연봉 규모는 매출액 기준 업계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이 가장 컸다. 오랜 기간 라이벌로 꼽히던 대상은 CEO 연봉과 관련해서는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다만 지주회사를 통해 오너일가 2세와 그의 부인이 합계 22억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매출 상승세가 도드라져 처음 2조 클럽에 가입한 오뚜기의 두 대표이사는 상여금 비중이 눈길을 끌었다

 

식품업계는 1N중 체제다. 하나의 절대적인 강자(CJ제일제당)N개의 준메이저가 매출 상위권을 구축해놓은 형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2조 클럽이라고 부른다. 다만 매출액 7900억원에 불과한 해태제과식품의 경우 오너 사위인 대표이사의 연봉이 유독 도드라져 따로 살펴봤다.

지난해 매출액 89413억원을 거둬들여 식품업계 압도적인 1위 면모를 보인 CJ제일제당의 CEO는 두 명이다. 손경식 대표이사(회장)와 김철하 대표이사(부회장)이다. 다만 둘의 연봉 차이는 도드라졌다. 잘 알려져 있듯이 손 회장은 이재현 CJ 회장의 외삼촌으로 오너일가다. 김 부회장은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해 평생 바이오(BIO) 외길을 걸어온 전문경영인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손 회장의 연봉은 821000만원에 달했다. 급여가 292600만원, 상여금이 528300만원이다. 기타 근로소득으로도 100만원을 더했다. 손 회장은 상여를 제외한 급여로만 매달 24000만원이 넘는 월급을 받았다. 김 부회장의 연봉은 198900만원이었다. 급여가 75000만원, 상여금이 123800만원이었다. 마찬가지로 기타 근로소득으로 100만원을 더했다.

직전 해에는 얼마를 받았을까. 손 회장은 1년 전에 809500만원을 수령했다. 김 부회장은 182300만원을 받았었다.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두 사람의 차이가 크지만 김 부회장의 연봉도 업계 내에서는 최고수준이다. CJ제일제당 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매출액이 직전해보다 9.7%(CJ대한통운 포함하면 12.7%)가 오른 덕에 상여금 지급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 그렇다면 직원들도 연봉이 많이 올랐을까. 직전해 사업보고서와 비교해봤다. 2016년 식품부문과 생명공학 부문을 합쳐 1인당 평균 급여는 5700만원이었다. 2015년에는 5500만원이었다. 판단은 독자 몫이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한 손경식 CJ그룹 회장. 손 회장은 연봉 82억원으로 식품업계 압도적인 연봉킹으로 꼽혔다. / 사진=뉴스1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한 손경식 CJ그룹 회장. 손 회장은 연봉 82억원으로 식품업계 압도적인 연봉킹으로 꼽혔다. / 사진=뉴스1

오랜 기간 CJ제일제당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던 대상그룹은 지난해 28540억원의 매출액을 나타냈다. 2015년보다 8.3% 늘어난 수치지만 어느새 CJ제일제당과의 차이는 아득하다. 그렇다면 CEO들의 연봉은 어떨까

대상의 사업보고서에는 이사감사의 개인별 보수현황이 기재돼 있지 않다. 개인별 보수가 5억원을 넘을 때 신고의무가 있는데 이에 해당하지 않아서다. 대상은 지난해 12월부터 식품BU(Business Unit) 부문과 소재BU부문을 별도 경영조직으로 나눠 부문별 대표를 둬왔다.

두 조직을 맡은 인물은 정홍언 소재BU(사장)과 임정배 식품BU(전무)이다. 또 명형섭 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셋 모두 전문경영인인 셈이다. 그렇다면 오너는 어디에 있을까.

오너일가 2세인 임창욱 회장의 급여를 알기 위해서는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사업보고서를 따로 살펴봐야 한다. 임 회장이 대상홀딩스로부터 수령한 급여는 14억원이다. 상여는 따로 없다. 임 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부회장도 급여로 8억원을 받았다. 박 부회장은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딸로 현재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도 맡고 있다. 부부가 합계 22억원의 급여를 수령해간 셈이다.

4분기 식품 영업이익이 12억원의 적자로 나타나며 사실상 실적쇼크에 빠졌던 걸 고려하면 올해 전문경영인들의 연봉 상승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에서는 대상의 매출액이 3조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올해도 2조원대 후반에서 횡보하리라 보고 있다. 손주리 KTB증권 연구원도 2017년 매출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우나, 이익 개선 작업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매출 2조클럽에 진입하면서 단숨에 라면최강자 농심을 제친 동원F&B 역시 대표이사의 보수현황이 빈칸으로 남아있었다. 현재 동원F&B 대표이사는 김재옥 사장이다. 1963년생으로 동원F&B 기획실장과 마케팅실장, 제조본부장, 식품사업부문장 등 요직을 거쳤다.

매출 22170억원으로 2015(21816억원)에서 제자리걸음을 한 농심을 보자. 궁금한 인물은 3명이다. 창업주 신춘호 회장과 그의 아들 신동원 부회장, 그리고 전문경영인 박준 부회장이다. 차이는 작지 않았다.

신춘호 회장은 12108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급여가 84900만원, 상여금이 36100만원이었다. 그의 아들 신동원 부회장의 연봉은 91400만원이다. 급여가 66700만원, 상여금이 24500만원이다. 박준 부회장은 급여 53300만원, 상여금 19900만원으로 총 735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농심 측은 세 경영자 모두에게 임직원과 동일한 수준인 월보수 120%의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농심의 아성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는 오뚜기는 어떨까. 오뚜기는 지난해 처음 2조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진짬뽕 등 라면 인기와 레토르트, HMR(가정간편식) 성장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서다. 카레시장이 감소하면서 다소 우려가 생겼지만 새로 내놓은 냉동피자가 성장하면서 그야말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그래서일까. 두 대표이사 모두 상여금 비중이 높았다. 다만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연봉은 별 차이가 없었다. 오너가 2세인 함영준 회장은 1094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는데 이중 8억원이 상여금이었다. 이강훈 사장 역시 97600만원의 급여 중 7억원을 상여금으로 수령했다. 이 사장은 오뚜기 영업본부장, 제조본부장을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지난해 5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해태제과식품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 신정훈 대표이사(가운데)가 참석한 모습. 신 대표이사는 연봉으로만 20억원을 수령했다. / 사진=뉴스1

지난해 5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해태제과식품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 신정훈 대표이사(가운데)가 참석한 모습. 신 대표이사는 연봉으로만 20억원을 수령했다. / 사진=뉴스1

영업이익이 9% 늘긴 했지만 매출이 0.2% 성장에 그친 오리온은 오뚜기와 달리 상여금 비중이 초라했다. 오리온은 이마트 대표이사 출신의 허인철 부회장과 영업통인 이경재 사장이 쌍끌이로 이끌고 있다. 허 부회장은 급여 71400만원, 상여금 46400만원을 수령했다. 기타 근로소득을 더하면 총 118300만원이다. 이 사장은 급여 37900만원, 상여금 19700만원 등 총 57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번에는 롯데가()의 양대 축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를 보자.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액이 22480억원으로 2015(22570억원)보다 뒷걸음질 쳤다. 그래서인지 역시 상여금 비중이 크지 않았다. 다만 오너와 전문경영인 간 연봉 차이는 역시나 컸다. 신동빈 회장은 총 175000만원을 수령했다. 김용수 사장은 65600만원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의 업무총괄 역할을 하는 이재혁 대표이사는 73500만원으로 김용수 사장보다 사정이 나았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칠성음료 미등기임원이다.

해태제과식품은 매출액이 7900억원으로 2조클럽과는 관련이 없지만 오너일가 연봉 때문에 관심을 모으는 기업이다. 1970년생인 신정훈 대표이사는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의 사위다. 신 대표이사의 지난해 급여는 205600만원에 달했다. 2015년 보수총액이 153500만원이었으니 1년만에 무려 5억원 넘게 연봉이 늘었다. 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손경식 회장에 이은 2위다. 기본급만 153200만원에 달했다.

그래서 직원들 평균 급여도 궁금해졌다. 해태제과식품 남자직원의 평균 급여는 4697만원이었다. 여자직원은 2888만원에 그쳤다. 그나마도 오른 수치다. 2015년 평균급여는 남자직원, 여자직원 각각 4507만원, 2662만원이었다.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역시나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연봉 차이가 도드라졌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대단한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고 새 제품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서 역설적으로 오너의 입김이 사업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라며 전문경영인 역할이 과거보다 중요해졌지만 아직 독자적으로 많은 걸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